가출일기
김혜정 지음 / 문학수첩 / 199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가출 일기... 어떤 내용인지 너무 궁금해서 읽게 되었다. 한 고등학생이 자신의 경험과 그리고 또래의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게 되었다는 소설... 작가의 말에서 작가는 이 소설을 쓸때쯤 처음으로 일등을 한 학생이 그 이루었다는 행복의 순간에 머물고 싶은 욕심에 자살을 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나도 한창 고등학교에 다닐때 접한 소식이었다. 그때 그 뉴스를 들으며 나의 부모님은 나약한 정신이라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그때의 내 심정은 절실한 동감이었다. 아마 나도 그럴지 모른다는... 그렇게 접한 한 순간의 행복에서 벗어나기 싫은 그 느낌을 나도 알 듯 해서 였다.

이 소설은 치현이라는 우리나라의 청소년의 모습을 좀더 과장한 모습의 아이가 나온다. 바로 우리 아이들, 우리의 모습이다. 어른들은 어째서 자신들의 어릴적을 과장하기만 할 뿐.... 그 시절에 느끼던 그 느낌들, 생각들은 다 잊어버리는 것인지 모르겠다. 나도 더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된다면 그렇게 될까... 치현, 혁... 그리고 치현이 만난 모든 이들은 다른 세계의 사람이 아닌 바로 우리들의 모습이다. 어른들은 보통 자녀에게 좋은 학원에 보내주고, 맞있는 음식을 먹여주고, 예쁜 옷만 입혀주면 자신들이 자녀에게 모든 것을 다 준듯 생각한다. 그게 그분들에겐 사랑의 표현방식인 것일까...

하지만 우리에게, 우리의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것들이 아닌 바로 사랑이다. 맛있는 음식, 좋은 환경... 물론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들과 바꿀 수 없을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해주고, 아이의 말을 경청해주고, 아이에게 사랑한다 말로써 표현해 주는 것... 그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난 치현을 보면서 '사랑한다고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요'의 주인공이 생각이 났다. 치현이의 모습은 잘하면 부모토막살해를 저지른 그 아이와 함께 겹쳐질 수도 있을 만큼 치현이는 많이 외로웠던 것이다. 그에게 힘이 되준 단 하나의 친구, 그리고 여동생.... 그들이 없었다면 어쩌면...

우리의 아이들에겐 '표준'이란 없다. 아이들은 모두 하나하나의 인격체이고 각자 기준잡을 수 없는 하나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아이들이기에 우리는 무엇이든 강요해선 안된다. 아이들도 하나의 인격체로써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고 사랑한다 표현해주는 것... 그것만큼 우리의 아이들에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그리고 해주어야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많은 돈이 필요하거나, 죽을 각오를 할 정도의 각오나 노력이 없어도 된다. 단지 하루 5분, 아니 잠시라도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그들에게 사랑을 표현해 준다면 '가출 일기'의 주인공은 더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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