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나라 탐험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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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열림원에서 쥘 베른 베스트 작품들이 나왔다. 그중 [80일간의 세계일주], [15소년 표류기]는 내가 초등학교 때 정말 재미있게 봤던 책들이다. 한동안 잊고 지냈지만 초등학생들에게 sf 소설(공상과학소설)은 미래 생활을 꿈을 꾸게 해주는 통로이기도 했다. 그래서 [달나라 탐험]을 보게 됐을 때 기대가 많이 됐다. 어른이 돼서 본 과학소설은 나에게 어떤 의미를 줄 수 있을까?

쥘 베른은 모든 작품에서 지식과 과학을 독특한 방식으로 다루고 있다. 그는 놀라운 통찰과 예언을 한 것으로 평판이 나 있지만, 실제로는 이미 알려진 사실을 토대로 추론하되 이미 알려진 사실이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지에 대해 지나치게 앞서서 억측하지 않으려고 조심할 뿐이다. 그는 예언자일지 모르지만, 보수적인 예언자다. 하지만 그의 자제 속에는 신비에 대한 경외심이 숨어 있다. 신비는 저절로 드러나지 않으며, 즉각적으로 해명될 수도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런 신중하고 합리적인 태도가 없었다면 그의 소설은 뒤어난 sf가 아니라 평범한 판타지로 끝나고 말았을 것이다.

해설 326쪽

최근에는 영상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기 때문에 sf 소설은 전혀 보지 않는다. 그래도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를 들라고 하면 인터스텔라이다. 블랙홀의 최신 이론들을 총 집약하고 거기에 스토리를 입힌 영화는 보는 내내 나를 미래에 있게 만들었다. 1869년에 발표된 [달나라 탐험]은 나를 과거로 가게 했다. 그리고 현재와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얻게 되는 재미가 있었다. 개인들이 우주를 여행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내가 우주를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도, 우주선에 대해서도 큰 열망이 없는 나로서는 [달나라 탐험]이 현실감 있게도 다가온다. 쥘 베른이 1969년 인류의 첫 달 착륙을 보고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면서도 포탄과 로켓의 과학 기술의 차이에서 오는 허술함 또한 읽는 내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다가 생각보다 지금의 과학기술 또한 작은 차이만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포탄과 로켓의 발사 자체에 큰 차이가 없으니까 말이다.

[달나라 탐험]을 읽으면서 당대의 달과 우주에 대한 과학 지식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어렸을 때 이것을 읽었더라면 다른 친구들보다 달과 우주에 대해 제일 많이 아는 아이가 됐을 텐데... 포탄 속의 두 과학자와 한 명의 영웅을 보면서 처음에는 별다른 목적의식이 없지만 죽음에 이르게 됐을 때 취하게 되는 태도와 새로운 목적의식에 대해 생각도 하게 된다. 생각보다 이야기는 단순하고 짧게 느껴지지만, 이야기의 반전과 미래로 이어지는 스토리 라인이 유쾌하다. 쥘 베른이 과학적 지식도 담고 재미도 놓치지 않은 능력 있는 작가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달나라에는 달 토끼들이 살고 있을까? 이제는 달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만 달나라 탐험의 바비케인, 아르당, 니콜이 물어보는 질문에 나는 답을 할 수 있을까? 여전히 나에게 달과 우주는 어렵다. 그래도 책을 보고 나니 달에 대해 궁금해져서 달에도 물이 있었는지 알아보기도 했다. 큰 기대 속에서 본 [달나라 탐험]! 내가 과거로 돌아간다면 대단한 과학 책이라고 했겠다. 그리고 지금 나이 들고 보니 내 취향은 판타지 소설로 현실 도피를 하고자 한다. 지금은 가벼운 현실 인식을 위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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