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영상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기 때문에 sf 소설은 전혀 보지 않는다. 그래도 최근에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를 들라고 하면 인터스텔라이다. 블랙홀의 최신 이론들을 총 집약하고 거기에 스토리를 입힌 영화는 보는 내내 나를 미래에 있게 만들었다. 1869년에 발표된 [달나라 탐험]은 나를 과거로 가게 했다. 그리고 현재와 끊임없이 비교하면서 얻게 되는 재미가 있었다. 개인들이 우주를 여행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내가 우주를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도, 우주선에 대해서도 큰 열망이 없는 나로서는 [달나라 탐험]이 현실감 있게도 다가온다. 쥘 베른이 1969년 인류의 첫 달 착륙을 보고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실적이면서도 포탄과 로켓의 과학 기술의 차이에서 오는 허술함 또한 읽는 내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다가 생각보다 지금의 과학기술 또한 작은 차이만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 포탄과 로켓의 발사 자체에 큰 차이가 없으니까 말이다.
[달나라 탐험]을 읽으면서 당대의 달과 우주에 대한 과학 지식들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면 어렸을 때 이것을 읽었더라면 다른 친구들보다 달과 우주에 대해 제일 많이 아는 아이가 됐을 텐데... 포탄 속의 두 과학자와 한 명의 영웅을 보면서 처음에는 별다른 목적의식이 없지만 죽음에 이르게 됐을 때 취하게 되는 태도와 새로운 목적의식에 대해 생각도 하게 된다. 생각보다 이야기는 단순하고 짧게 느껴지지만, 이야기의 반전과 미래로 이어지는 스토리 라인이 유쾌하다. 쥘 베른이 과학적 지식도 담고 재미도 놓치지 않은 능력 있는 작가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달나라에는 달 토끼들이 살고 있을까? 이제는 달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만 달나라 탐험의 바비케인, 아르당, 니콜이 물어보는 질문에 나는 답을 할 수 있을까? 여전히 나에게 달과 우주는 어렵다. 그래도 책을 보고 나니 달에 대해 궁금해져서 달에도 물이 있었는지 알아보기도 했다. 큰 기대 속에서 본 [달나라 탐험]! 내가 과거로 돌아간다면 대단한 과학 책이라고 했겠다. 그리고 지금 나이 들고 보니 내 취향은 판타지 소설로 현실 도피를 하고자 한다. 지금은 가벼운 현실 인식을 위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