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 자연물편 - 딸아 한자 공부는 필요해, 문제는 문해력이야. 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김꼴 지음, 김끌 그림 / 꿰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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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는 한자를 보기 힘들다. 학교에 다닐 때는 고등학교 방학 숙제가 한자 쓰기였는데, 그때는 너무 쓰기 싫었고 그 시간에 수학 문제를 푸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을 테다. 초등학교 때도 한자 학원이 있어서 몇 개월 다녔는데 부수 쓰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차라리 그 시간에 한자를 그대로 썼다면 지금 아는 한자가 더 많았을 텐데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한자 공부는 망했다. 그래도 내 아이들은 한자를 좀 알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공부 좀 하려면 한자를 잘 하는 것이 좋다 하니까. 그래서 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한자 급수를 따는 공부를 시킨다고도 하는데, 사실 의미 없는 일이고, 단어의 의미를 공부시키는 것이 한자 공부를 대신하는 길이라고 한다. 단어를 말할 때 "학교라는 말은 한자인데, 학은 배울 학을 말해."라고 말하는 식이다. 오래전 내가 배웠던 방식의 한자와 최근의 한글에 한자 의미만을 더하는 교육 중에 어떤 것이 의미가 있을까 고민이 점점 더 커진다.

[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류의 이야기는 많이 접해본 형식이다. 어렸을 때 [댕기동자 가라사대]라는 책도 있었고, 한자를 동화책 속에서 찾도록 하는 방법들 말이다. 그런데 한자의 요소를 분석해서 뜻을 나타내는 방식은 익숙하기는 하지만 책으로 접하지는 못했는데 갑골문의 모양을 보고 요소까지 분석하니 한자를 알아가는 일이 조금은 재미가 있다. 영어 단어를 외울 때도 어원을 분석하면서 비슷한 의미들끼리 같이 외우는 것도 비슷한데, 한자 또한 자원 풀이를 하면서 익히게 도와주는 책이 나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진다. 또한 동양의 신화와 서양의 신화까지 알 수 있어서 더 재미있게 한자를 이해할 수 있다. 한자는 역사가 아주 오래된 글자라서 필연적으로 여러 지역의 문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알면 편협하게만 보였던 한자에 대해 조금은 관대해질 수 있을 것 같다.

신화라면 빠질 수 없는 칠정(칠요)에 대한 이야기도 아주 재미있었고, 견우와 직녀의 중국 버전도 처음 알게 됐다. 또한 작가님의 말맛에 대한 이야기는 수단으로서의 글자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도 됐다. 게다가 책에 수록된 한자의 서체가 예쁘다. 정성스럽게 붓글씨로 쓴 글자들을 하나하나 수록한 느낌이라고 말하고 싶다. 왜 옛날 사람들이 서체에 그렇게 공을 들였는지 이해가 될 정도이다. [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책은 부록 또한 알차다. 수록된 한자와 세계사 연대표와 수록된 한자 색인에 이르기까지 꼼꼼하고 친절하다.

아이가 한자에 대해 공부를 해야 된다면 [신화 속 한자, 한자 속 신화] 책을 선물하고 싶다. 이 책의 부제가 딸의 한자 공부와 문해력에 대한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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