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병동 입원일기 - 꽃이 좋아서 나는 미친년일까
꿀비 지음 / 포춘쿠키 / 2021년 11월
평점 :
절판


꿀비의 마음 치유 그림일기라는 부제의 [정신병동 입원일기]를 읽었다. 최근에 나도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꿀비 작가님의 일기가 궁금했다. 화선지의 자연스러운 번짐을 이용한 그림들도 내 마음을 따듯하게 해줄 듯했다. 그리고 나의 상황을 더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싶었다. 그동안 건강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는데 도대체 나는 왜 병에 걸렸을까? 남들은 건강을 챙기라고 말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말하는데 병은 정말 나도 모르겠다. 아이들, 나, 백신, 주변인들, 유전...

책은 작고, 위트있고, 예술적인 디테일이 가득하다. 그리고 용기가 있다. 꿀비님은 엄친딸이였던듯 하다. 일기라서 꿀비님의 많은 부분을 엿볼 수가 있다. 의사 선생님, 아빠, 엄마, 간호사 선생님, 동료 환자분들에 대한 내밀한 이야기들은 보는내내 마음을 내려놓게 하다가 가끔 고개를 끄덕이게하고 또 나의 마음에 꿀비님의 감정이 스며든다. 특히 부모님과의 관계와 서로의 마음들이 잘 읽힌다. 나 어릴때는 몰랐지만 부모님도 완벽한 존재는 아니었다는 사실! 나도 누구보다 멋진 자식이고 싶은 마음들.

꽃이 좋아서 나는 미친년일까

표지

미친*, 정신병원, 정신과라는 이야기만 나와도 고개를 돌리게하는 거시기가 있다. 마음이 아프면 갈 수도 있고 주변에도 있고 나도 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지만 또 이상한 고정관념은 내 안에 존재한다. 그래서 나의 생각을 가볍게하기 위해서 읽었는데 많은 생각을 하고 꿀비님을 보면서 울고, 웃고, 막막하고 해서 생각이 무거워졌다. 마음은 가벼워졌다. 내 병증에는 우울증 가능성도 있다. 어제는 아이에게 화를 퍼붓고 말았다. 내 자신을 주체하지 못할때는 내 몸도 난리가 난다. 내가 약해서가 아니다. 누군가 때문이 아닌 그냥 병때문이다. 꿀비님의 우울증도 그냥 마음의 병이다. 금방 나을수는 없고 내 병이 물러가기위해서 열심히 살아야한다. 오래 걸린다고 한다. 꿀비님도 그렇다. 나도 내 병을 몸에 안고 티내지않고 나 자신의 삶을 살아가야한다. 꿀비님도 여러 상황들을 받아들이기 힘든 병인데, 받아들이고 우울을 내보내는 과정에 있는 듯하다.

꿀비님은 용기가 있다. 이름을 밝히지않아 아직은 힘들다고 본인은 생각하시지만 일기를 출판했잖은가? 그리고 본인의 아픔을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나는 꿀비님을 응원하고, 책속의 정신병동 환자들도 응원하게 됐다.

정신과도 감기처럼 본인이 아프다는 사실을 드러낼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부작용이 많은 약을 먹으면서도 본인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 수 없다는 사실, 이해받지 못하고 아파보이지 않는다고 거짓된 병으로 생각하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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