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기, 만들기, 가위질하기를 아주 좋아해서 미술 선생님들이 부러웠던 적이 있었는데, 아이들이 생기고 미술 놀이를 해야만 하는 시기가 오니 전혀 즐겁지가 않다. 책만 읽어줘도 좋아했던 아이는 점점 커가면서 엄마가 해주는 놀이에 한계가 생겼다. 그래서 주변 엄마표 놀이들을 따라 해보면 치우는 것이 왜 이렇게 힘든지... 그래도 둘째가 크면서 요령이 생겨서 점점 좋아지고 있다. 밀가루 놀이, 전분 놀이, 물감 놀이, 쌀놀이, 국수 놀이를 졸업시키고 티비 시청, 인형 놀이, 종이접기, 클레이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옛날이 비하면 좋아졌다.
그래서 #뚝딱뚝딱 입체 #종이접기를 시작했다. 아이가 어릴 때는 종이로 입체물을 만들면 금방 망가뜨려서 아쉬웠는데 이젠 그런 걱정도 없다. 종이를 뜯어서 가위로 자르면서 어떤 모습이 될지 아이가 소리를 지르면서 기뻐한다. 가위랑 풀, 테이프를 가져와서 엄마가 가위질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작은 부분은 직접 오려보면서 이젠 자기도 가위질을 잘한다며 자랑한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풀 붙이는 부분을 모조리 테이프로 붙여서 당황해서 아이에게 핀잔을 가득 주고 말았다. 엄마가 접으라고 했지 다 붙여버리면 어떻게 해... 이러면 경찰차를 완성하지 못하잖아... 이러고 계속 정신을 놓다가 다시 괜찮다며 아직도 엄청나게 많은 종이접기가 남았다며 또 안심시키고... 그렇다. 생각보다 종이가 얇고 풀로만 붙이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서 고정도 쉽지 않아서 만드는 것에 애를 먹었다. 아이도 처음에는 만드는 것에 의욕을 보이더니 마지막엔 내가 만든 것에 신기함을 느끼고 내일은 뭘 만들까 기대한다. 첫째를 가졌을 때 태교를 한다며 종이로 토토로를 만든 적이 있는데 아이가 가지고 놀다 부서질 때까지 제 역할을 톡톡히 한 것이 생각나게 했다. 태교 때와 지금 모두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종이를 정교하게 자르는 것이 쉽지 않아다는 것이다. 줄에 맞춰 잘라주는 일은 아이 때 나 즐거운 일이었던 것이다.
우리 집 첫째에게는 조금 이른 책이었다. 그렇지만 도면을 보면서 결과를 예상해보는 일은 좋았다. 다음날 아침 혼자 먼저 일어나서 뚝딱뚝딱 입체 종이접기 책을 들여다보는 사랑스러운 모습이라니... 귀엽구나! 둘째는 옆에서 부스러기 종이를 하염없이 잘라대고 있고 첫째 때문에 완성품은 구경도 못한다. 하나하나 완성하다 보면 첫째가 둘째에게 몇 개는 양보할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뚝딱뚝딱 입체 종이접기 책 1권은 큐브가 간단할 것 같은데 큐브 자체가 네 개나 돼서 서로 모양을 만들면서 놀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