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친절한 세계사 -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미야자키 마사카츠 지음, 김진연 옮김 / 미래의창 / 2021년 3월
평점 :
절판


역사서를 볼 때 통사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사전에서 통사의 뜻은 "시대를 한정하지 아니하고 전 시대와 전 지역에 걸쳐 역사적 줄거리를 서술하는 역사 기술의 양식. 또는 그렇게 쓴 역사"를 말한다고 한다. 통사로서의 역사는 학교를 졸업하고는 접하기 힘들다. 특히 세계사는 학교에서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세계사 속에서 우리나라의 위치를 알기도 힘들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역사는 배워서 잘 알기 때문에 지엽적인 내용을 위주로 책이나 영화, 드라마를 많이 보게 돼도 통사로서의 역사의 흐름까지 유추하는데 문제가 없다. 그런데 외국의 영화, 루이 14세, 헨리 8세, 사자왕 윌리엄, 작은 아씨들, 오만과 편견, 스피치, 파 앤드 어웨이, 왕과 나, 취권, 엽문 등등을 볼 때는 뭔가 낯선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배경지식이 없기 때문이다. 각 나라의 역사를 알게 된다고 해도 세계사 속에서 어떤 위치인지 파악하는 일도 쉽지 않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세상 #친절한 #세계사, 이 책은 세계사 입문서라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 은박으로 그려진 그림과 보석 같은 파란색의 표지의 질감, 내부 종이의 질도 마음에 꼭 들었다. 미야자키 #마사카츠라는 일본 교수님은 세계사를 어떻게 서술하셨을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다.

세계사는 늘 새로운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한편의 대하드라마와 같다. 1편에는 메소포타미아의 하천 문명이 그 주인공이었다면 2편에서는 그리스, 로마 제국에서 유라시아, 몽골제국에 이르는 제국의 시대가 열린다. 이때의 주인공들은 말을 타는 기마민족들이다. 그러다가 대항해의 시대가 열리면서 네덜란드와 영국 같은 소국들이 뛰어난 항해기술을 기반으로 세계 곳곳으로 영토를 넓혀나간다. 대서양과 신대륙의 발견까지 이어지면서 자본주의의 토대가 놓이고 바다의 세계사가 육지의 세계사를 삼켜버린다. 이런 세계 규모의 시대는 필연적으로 민족주의의 각성으로 이어지면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되고, 구세력이 몰락하는 가운데 신흥국가인 미국이 패권을 차지하게 된다. 미국의 주도하에 글로벌화가 진행된 20세기가 끝나고 21세기로 넘어온 지금, 앞으로도 이런 구도가 계속될 것인가?

https://cafe.naver.com/bookishman/556489 세상 친절한 세계사 소개 글

유라시아의 '육지의 세계사'(작은 세계사)와 세계 규모의 '바다의 세계사'를 서로 비교해가면서 개략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8장 영국이 이끈 '유럽의 세기'"는 영국을 중심으로 변해가는 '바다의 세계사'가 '육지의 세계사'를 삼켜버리는 시대의 역사를 다룬다.

머리말 중 5,6쪽

이 책의 큰 흐름은 역시 세계사의 주인공으로서 정복 전쟁의 승자 중심(제국)의 서술이다. 그래도 내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바다와 육지 세계사의 대립 구도로서 세계사를 파악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웠다. 그리고 중국인들의 중화라는 세계관이 얼마나 편협한지 알게 됐다. 몽골고원과 산맥들로 막힌 지형 속에서 세계의 전면으로 나서지 못한 채 중국 안에서 고립되고 타 민족에 의해 세계화된 사실. 제자백가 사상의 처음은 공자이며 유교는 가족 간의 질서 확립 및 관계의 사상이다 보니 필연적으로 가족 경영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 국가에서도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 한국이 유교를 받아들여 곪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이 이해가 된다. 이렇듯 중국 사람들이 보면 기분이 안 좋을 세계사의 시각이 내게는 참 바람직해 보이기도 하다.

대한 제국의 고종과 명성황후는 궁정 내 투쟁과 권력 유지에 부심하던 끝에, 사양길에 접어든 청나라 대신 러시아와 관계를 구축하려 했다...

러시아의 개입이 확대될수록,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일본의 위기의식은 커졌다.

제8장 영국이 이끈 '유럽의 세기' 중 283쪽

[원자폭탄 사용의 위기] 미국은 한국 전쟁이 한계에 다다르자 원자폭탄 사용을 결의했다. 하지만 5억 명 이상의 서명을 받은 스톡홀름 어필 등의 국제여론이 거세지자 원자폭탄 사용을 단념했다. 그리고 1953년 7월, 마침내 한국 전쟁의 휴전조약이 체결되었다.

제9장 세계 규모의 시대로 중 339쪽

그리고 저자가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아마 한글로 책을 옮기면서 수정이 있었겠지만 저자는 바다의 세계사에 속한 일본의 두각은 잘 알지만 조선의 수탈에 대해서는 한국인이 더 잘 알고, 잊지 못하기 때문에 역사서를 읽게 되면 필연적으로 마음이 쓰릴 수밖에 없다. 그리고 한국 전쟁과 한국 외환위기 상황에서 일본이 이득을 보고,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음에도 이 책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비단 일본인이 아닌 외국인의 시각으로도 일본적 세계관이 우세하기 때문에 한국인들의 마음은 쓰릴 수밖에 없다. 현 코로나 상황하에서 아시안 증오 범죄 타깃에서 일본인은 해당사항이 거의 없다고 하니 과거의 역사가 지금도 반복되는 상황인 것이다. 반대로 생각해 볼 사실은 아시아 속에서 일본의 위상이다. 역사적으로나 정치, 경제적으로나 일본이 세계사에서든 아시아에서든 주인공이 될 일은 영원히 없었고, 없어야 할 것이다.

몸이 약간 안 좋아서 약을 먹으면서 책을 보니 잠이 많이 왔지만 공부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보게 만든 책, 세상 친절한 세계사는 적자생존의 민족주의적인 세계사의 시각이 조금은 있었지만 세상 어려운 환경에서 세계사의 주인공으로 대두하는 민족의 변천사를 설명하면서 현재 자본주의 위기에 처한 세계의 상황까지 골고루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어 좋았다. 이 책을 읽고 세계사를 다르게 바라볼 수 있었던 점도 더욱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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