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7살 첫째 공룡은 한글로 본인 이름 쓸 줄만 안다. 6살이 되자마자 그래도 이름이라도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싶어 강제로 시켜봤는데 속이 터지려고 해서 한숨을 쉬었다. 절대 빨리 시키고 싶은 마음은 없었는데 주변에 잘 하는 아이들이 많다 보니 기다려주질 못했다. 7살이 된 지금도 새해가 되니 책을 읽어주면서도 반복하는 글자는 읽어줬으면 싶어 기대를 비춰보다가 아이를 다그치게 됐다. 반성하고 기다리자고 항상 되새기자. 첫째 공룡은 걷는 것이 아주 빨랐고 말도 빨리해줬다. 그리고 배변도 잘 가렸다. 그렇더라도 불안한 부모로서 일희일비했던 많은 순간들을 지금 회상하면 참 부질없는 짓이었더라. 항상 내 마음을 잘 다스려보자.
그동안 한글 학습을 위해 프** 책과 교구를 들이고, 한글이**도 보여주고, 책도 읽어주고, 학습지도 사봤지만 아이가 받아들이는 것은 수준이 낮다고 해서 빨리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었다. 첫째 공룡은 확실히 놀이를 좋아했고 특히 어른과 하는 놀이 학습을 좋아하는데 처음부터 쓰기를 시킨 게 잘못된듯싶다.
그래서 요새는 포스터와 책을 이용해서 아이가 한글을 인식하는 시간을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 같은 글자 카드 찾기도 좋아해서 카드를 찾아봤더니 무료로 공유해 주는 도안과 코팅기를 이용해 만들어볼 계획이다. 그리고 영아들이 사용하는 학습지도 이용해서 놀이로서 한글을 접하게도 해주고 있다. 첫째 공룡은 너무 어려우면 금방 포기해버리기 때문에 한글 술술 미로 찾기에 기대를 해봤는데 꽤 좋아했다. 미로 찾기도 7살 아이 수준에 잘 맞고 너무 쉽지 않았는데 숨은 그림 찾기는 처음 해봐서 그런지 어려워서 꼭 한 두 개는 찾지 못했지만 테마가 여러 가지라서 다른 이야기에서는 또 도전해보기도 했다. 항상 책상에 두고 가끔 한두 장씩 해보면서 오직 재미만 느낄 수 있기만 바라니 아이도 부담 없이 한번 했던 미로도 다시 한 번 더 하기도 했다. ㄱ에서 ㅎ까지 자음을 이용한 이야기와 미로 찾기를 특히 좋아했고 아이들이라면 좋아할 만한 공룡과 괴물을 우리 첫째 공룡도 역시나 좋아해 줬다.
자유로운 영혼이라 공룡만 그리고 싶은 첫째 공룡에게 글씨를 쓰게 하려면 갖은 회유와 칭찬이 필요하지만 한글 술술 미로 찾기 한두 장 정도는 혼자 하고 있으니 뿌듯할 따름이다.
아이들은 8살에 문자를 인식하게 하면 좋다고 한다. 창의력을 더 키우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연구는 이미 유명하다. 그래서 나도 첫째 공룡은 7살까지 충분히 놀게 해주려고 한다. 그래도 만으로 6살이 되면 더 적극적으로 한글 동영상과 학습지를 이용해볼 생각이다. 한국의 초등학교는 한글을 떼고 가야 더 신나는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마음을 먹어도 아직 한 발은 불안한 부모에 걸치고 있는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