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책을 손에 놓지 않고 읽고 있는데 그중에도 출판계에서 편집자로서 일하셨던 분들이 작가님으로서 내놓은 책들이 아주 알차고 재밌는 책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후회 없이 그림여행 이 책도 마찬가지다. 후회 없이 그림여행을 읽기 전, 나에게는 생소한 그림 여행이라는 테마를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궁금했었는데, 책을 읽은 소감을 내놓자면, 그림을 위한, 그림을 통해, 그림에 의한 기행문이다. 임미정 작가님이 그림을 위해 유럽 6개국을 돌아다니시는데 정말 이렇게 고생하시면서도 그림을 위한 여행이 가능하구나! 그냥 그림을 보고 엄청난 관련 지식을 풀어놓는 부분들은 참 고상하고 흥미진진했지만 책 곳곳에 숨은 고생의 흔적을 보고서 나는 이러지 말아야겠구나 생각이 들게 됐다. 그림 여행이라도 보통 엄청나게 많은 그림들과 화가의 인생과 역사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생각을 깨는 부분에서는 좀 어이가 없다가도 기행문답게 내가 그곳에서 엄미정 작가님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듯한 느낌이 새롭고도 좋았다. 혹시 아는가 나도 유럽 외딴곳의 미술관에서 헤매게 될지. 가능성 뿜뿜! 나로서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가볼 곳이 유럽이다.
후회 없이 그림여행 글 곳곳에 내가 어떻게 이 여행 기회를 얻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여기서는 멈출 수 없어라는 확고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길을 헤매고, 아프기도 하고 또 여행에서의 인연과 호의에 행복해하고 또 그림여행의 목적을 완수하는 중에서 엄미정 작가님의 글들은 생생하고 조용하게 기록됐다. 읽으면서 안도했던 문구마저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