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 없이 그림 여행 - 화가의 집 아틀리에 미술관 길 위에서 만난 예술의 숨결
엄미정 지음 / 모요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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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책을 손에 놓지 않고 읽고 있는데 그중에도 출판계에서 편집자로서 일하셨던 분들이 작가님으로서 내놓은 책들이 아주 알차고 재밌는 책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후회 없이 그림여행 이 책도 마찬가지다. 후회 없이 그림여행을 읽기 전, 나에게는 생소한 그림 여행이라는 테마를 어떻게 풀어나갔는지 궁금했었는데, 책을 읽은 소감을 내놓자면, 그림을 위한, 그림을 통해, 그림에 의한 기행문이다. 임미정 작가님이 그림을 위해 유럽 6개국을 돌아다니시는데 정말 이렇게 고생하시면서도 그림을 위한 여행이 가능하구나! 그냥 그림을 보고 엄청난 관련 지식을 풀어놓는 부분들은 참 고상하고 흥미진진했지만 책 곳곳에 숨은 고생의 흔적을 보고서 나는 이러지 말아야겠구나 생각이 들게 됐다. 그림 여행이라도 보통 엄청나게 많은 그림들과 화가의 인생과 역사 정도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생각을 깨는 부분에서는 좀 어이가 없다가도 기행문답게 내가 그곳에서 엄미정 작가님과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듯한 느낌이 새롭고도 좋았다. 혹시 아는가 나도 유럽 외딴곳의 미술관에서 헤매게 될지. 가능성 뿜뿜! 나로서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가볼 곳이 유럽이다.

후회 없이 그림여행 글 곳곳에 내가 어떻게 이 여행 기회를 얻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여기서는 멈출 수 없어라는 확고한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길을 헤매고, 아프기도 하고 또 여행에서의 인연과 호의에 행복해하고 또 그림여행의 목적을 완수하는 중에서 엄미정 작가님의 글들은 생생하고 조용하게 기록됐다. 읽으면서 안도했던 문구마저 있을 정도다.

그런데 화요일이지만 비수기인 터라 클림트 센터는 문이 닫혀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가볼 생각이었지만 아무래도 오늘은 숙소부터 찾아서 쉬어야 할 듯했다. 그래도 나에겐 내일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었다.

후회없이 그림여행 본문 중 108쪽

책을 통해 그림 여행하던 중 작가의 이름을 「렘브란트」하고 헷갈렸던 「얀 페르메이르」. 분명 렘브란트의 생애는 잘 알고 있을 터인데 어떻게 이 책을 읽고 나서야 확실하게 알게 됐는지 나도 모를 일이다. 얀 페르메이르는 진주 귀걸이의 소녀라는 영화로도 아주 유명하다. 그의 삶이 영화와는 좀 다르게 보였지만 그림은 확실히 멋졌다. 다른 사람의 그림을 파는 사람이 이렇게 수준 높은 그림이 그리다니, 고흐와도 좀 비슷하고, 후회 없이 그림여행의 저자 임미정 작가님과도 좀 비슷하지 않은가?

그리고 내가 몰랐던 「소포 니스 바 앙귀 솔라」의 천재적인 그림들은 나의 그림 세계를 풍성하게 만들어줬다. 작품이 많지 않더라도 여성 화가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잘 알지 못한 영역이었다. 능력이 귀천을 구분하지 않듯, 성별도 구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끼게 해줬기 때문이다.

6개국의 그림 여행에 대한 기행문은 막연한 환상을 현실로 가져오게 하는 힘이 있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림에 대한 관심이 있다면 이 책 또한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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