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여행 - 은유와 상상으로 그려낸 신화의 세계 인문여행 시리즈 15
허경희 지음 / 인문산책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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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부터 인문학 열풍이 불어서 사기라든가 호메로스 등등 엄청난 책들을 읽어보려고 시도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이런저런 이유로 그만뒀지만 그때는 그런 책들을 읽고 또 읽으면 내 삶이 변할 줄 알았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한다. 인생의 드라마틱 한 변화는 20대 전에 인문학을 접했을 때의 이야기라는 것을 절감한다. 내가 인문학을 읽는다고 생각이 변한 것도 행동이 변한 것도 직업이 변한 것도 만나는 사람들이 변하는 것도 아닌데 아이들은 얼마나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가? 그렇다면 인문학 책은 왜 읽어야 할까? 아마도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이미 아는 것의 틀에서 벗어나지는 못하지만 조금 더 많이 알면 삶이 풍요로워지는 것은 사실이니까. 어쨌거나 나이 든 나로서는 삶이 재밌어지기 위해 책을 읽는다. 그것이 꼭 인문학이 될 필요도 없다. 얼마 전 우주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엄청난 지식의 충격을 받기도 했고 오히려 내 삶에서 전혀 관심 갖지 않았던 분야가 더 나에게 자극이 되므로 시간이나 노력을 들여 더 결과물이 나을 가능성이 많다. 그렇다면 그리스 신화여행 책의 저자 허경희님은 왜 신화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인류의 역사와 마찬가지로 개인의 역사도 욕망과 신화의 시기를 통과의례처럼 거친 후 이성과 역사의 시기로 넘어오는 것은 아닐까. 서구의 물질문명이 지배하는 소비와 욕망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의 우리들이 더욱더 신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신화는 과학의 시초이고, 종교와 철학의 본체이며, 역사 이전의 역사다"라는 말은 모든 길은 신화로 통한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그리스 신화여행 책 중 저자의 말 누구나 한 번은 신화의 강을 건너야 한다 본문 9쪽

나는 역사는 잘 모르겠지만 신화는 재밌다. 어렸을 때부터 신화를 읽고 듣고 또 계속 흥미를 느꼈고 아마 죽을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인문학보다 더 오래된 신화를 읽어야만 하는 이유로 충분하다.

그리스 신화여행(GREEK MYTHS) 책은 새로움이 가득했다. 신화로부터 탄생된 단어 등의 유래 가령 panic terror, narcissism 등 그리고 신화로부터 영감을 받은 그림들(고대 벽화, 도자기 그림, 르네상스시대의 그림), 역사서, 도표, 지도들 신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많은 자료들이 실려있어 여러 분야의 책을 한꺼번에 읽은 느낌이다. 신화 내용은 아는 내용이 대부분이지만 연계되지 않고 뚝뚝 끊어져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는데 그리스 신화여행책은 관련 내용별로 묶어 체계적이고 연계되는 부분도 꼼꼼히 설명해 줘서 다시 그리스 신화를 읽을 맛이 났다. 많은 내용을 실은만큼 글씨가 작아서 눈이 조금 아팠지만 풍부한 그림과 설명 덕분에 쉬지 않고 쭉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역사와 그림 부분을 더 강화해서 두꺼운 책으로 나왔다고 해도 아주 좋았을 것 같다. 신화도 재밌고 저자의 역사와 그림 이야기도 이해하기 쉽고 재미가 가득해서 보면서도 계속 웃음이 나왔다. 예전에 그림을 통해 신화를 보기도 했는데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았는데 그리스 신화여행 책은 이야기를 좋아하는 누구라도 쉽게 그리스의 신화와 역사, 미술도 같이 볼 수 있다. 인문산책 출판사에서 인 문 여행 시리즈 일환으로 출판한 책이라서 제목이 그리스 신화여행인 듯한데 제목이나 부제를 더 멋지게 지었어도 좋았을듯싶다. 그리스 신화와 역사, 미술... 같은 제목은 너무한가? 책이 급하게 나왔는지 약간의 오류가 있었지만(257쪽) 아무튼 소소한 부분은 무시하고 책이 정말 재밌었으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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