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위한 대화 수업 - 변화와 회복으로 안내하는 듣기와 말하기
신호승 지음 / 원더박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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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자라서 점점 말을 잘 하게 돼서 심심하진 않는데 무슨 대화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자꾸 강압적으로 이야기하고는 답답함마저 느끼게 된다. 말 못 하는 아기를 상대하기보다 말하는 아이가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요즘이다. 부모와 아이가 서로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대화가 정말 중요하다. 아이와의 관계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대화하는 것도 좀 더 잘 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삶을 위한 대화 수업 책을 읽고 나니 느낀 점은 내가 그동안 대화에서 듣기를 잘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코로나 시대라서 그런지 전화나 메신저를 통해서 대화를 하는데 어느새 나 혼자 떠들고 있을 때도 있고 대화 자체를 나의 인격으로 여겨 다른 의견을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안 해도 될 말하기로 나 스스로에게 상처 주는 대화도 한다. 그래서 대화를 닫기로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부끄럽게도 알면서도 고치기가 쉽지가 않았다. 삶을 위한 대화 수업을 읽기 전엔 책에서 당연하고 지루한 이야기일 거라고 단정 지으면서도 나의 어려움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를 고대하며 한 장 한 장 넘기게 됐다. 나에게 직접적으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법도 제시하고 대화를 위한 나의 마음가짐도 가다듬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해준다.

3분간 침묵하며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훈련은 그 사람 자체와 그 사람의 의견, 이야기, 열망, 비전, 꿈을 식별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하루에 3분만, 그가 누구든, 그를 존재 그 자체로 들어줄 수 있다면 그에게는 물론 나 자신에게도 커다란 선물이 될 것이다. 상대는 깊은 공감을 받을 것이며, 무엇보다 내 마음 안에 상대를 수용할 여백이 생겨 평화 그 자체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을 위한 대화 수업 책 중 40쪽 3분 동안의 침묵

단지 좋은 이야기를 나열한 것이 이 책의 주 목적은 아니고 신호승 작가님 자신의 경험과 실패, 그리고 계속되는 삶에서 대화 디자이너로서 살아가는 어려움과 방향 같은 것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 삶에서 대화가 정말 중요하지만 노력해서 완성형으로 거듭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인다. 다만 너와 나가 모인 공동체가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대화를 모색하는 모습에서 대화 디자이너가 왜 필요한지 알게 해주는 부분이 있었다.

크라슈나무르티는 말했다. "자연은 완벽하게 독특한 개인을 창조하기 바쁜 반면, 문명은 모두가 순응해야만 하는 단 하나의 틀을 발명해 오고 있다."

삶을 위한 대화 수업 책 중 59쪽 다름을 위한 기도

크라슈나무르티, 그의 말 어느 것도 모른 채 인용구를 본 것만으로도 인류 전체를 관통하는 깨달음을 주는 말이라고 생각된다. 나의 아이들... 독특한 개인으로서 태어나 문명에 순응해야만 한다. 순응하는 삶도 힘들지만 독특한 삶을 그대로 산다는 것은 몇 배나 어려운 일이다.

소책자처럼 얇고 부담 없이 읽기 좋겠다 생각했지만 대화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를 들여다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또한 대화의 개념 자체가 삶의 전체에 녹아들어있어 어려운 부분도 부담스러운 부분 또한 없이 읽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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