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 클래스가 한 권의 책이 되어 지금 내 손 안에 있다. 그게 바로 '홈카페'다.
라퀴진이 가지고 있는 1만개의 레시피 중에서 테스트 키친팀의 검증을 통과한 레시피들만이
이 책에 실려있다니 이보다 더 믿음직스러울 수가 없었다.
요리책에 맛있게 담겨있다고 내가 맛있게 만들 수 있는 건 절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
한 번의 시도로 맛있게 만들어지는 건 마치 이상형의 남자에게 고백받을 확률만큼 낮다...?
아니 그것보다는 높은 것 같다. 어쨌든 매우 힘들다는 거다.
특히나 책으로 보고 배운 요리는 실패 확률이 그만큼 높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실제로 먹어본 적도 없는 음식을 만든다면 그건 0%의 확률에 도전하는 거다.
맛있는 걸 좋아하다가 급기야 작은 부엌에서 투닥투닥 음식 만들기를 시작한 사람이라면
그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어떤 어처구니 없는 게 만들어지더라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모두 먹어내야 한다. 버려지기 전에 어떻게해서든 되살려야 한다.
하지만 '이건 맛있는거다, 맛있어!'라고 아무리 자기 최면을 되뇌여도,
어떻게 타협되지 않는 맛이 만들어지는 때가 있다. 그리고 한 숨을 크게 쉬고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찾아내기 위해 무한 검색질과 맛의 분석을 시작한다.
전문적인 강습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로지 홀로 요리를 글자로 배우게 되는 사람이라면
경험하게 되는 그런 일들이 아닐까? 그래서 이전보다 훨씬 깐깐하게 요리책을 고르기도 하고,
매의 눈초리로 우연히 발견하게 된 마음에 드는 레시피를 노려보지만 안심하게 되지는 않는다.
그래서였을 거다. 이 책에 끌렸던건...
테스트 키친 팀을 거친 레시피, 그리고 쿠킹 클래스를 통해 검증된 레시피라면
실패할 확률이 그만큼 적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겪게 될 시행착오를
미리 지적하고 주의시켜주지 않을까. 그런 책이었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쳤던 것 같다. 그리고 기대이상이었다.
이 책은 이젠 카페나 식당에서 자주 먹는 걸 집에서 직접 만들어보기를 권유하는 듯한
레시피로 가득차 있었다. 레시피들은 깔끔하고 간략하게 정리되어 있고,
사진도 과정샷을 포함하고 있어서 실제로 음식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듯 하다.
그리고 갖가지 드레싱과 쨈, 그리고 빵에 곁들이면 딱 일 것 같은 버터를 만드는 방법과
여러가지 음료 레시피, 몇 가지 빵을 굽는 법도 실려 있다. 그러니까 레시피들이
참 알차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요리팁과 주의점을 알려주는
부분이었던 것 같다. 그 조언을 통해 이제까지 해왔던 의식하지 못했던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었고, 그동안 집에서 해먹었던 레시피를 수정하기도 했다.
그리고 시간이 없어서, 귀찮기도 하고...이런 저런 이유로 미루기만 했었는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실제로 쿠킹 클래스에 한 번 가볼까 싶었다.
이 책 뒷면에 1회 수강권이 있던데, 우선 시험 삼아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어쩌면 게으름과 귀찮음을 모두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아서 꽤 긴 과정의 강습에
도전할 용기가 생길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당장 오늘 뭔가를 만들어 봐야 겠다. 만들어 보고 싶은 게 여러 가지라서,
무엇을 먼저 만들지 결정하는 데도 한참 걸릴 것 같다.
엄청나게 맛있는 걸로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