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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비즈니스 법칙 - 성공신화의 최정상에 오르기 위한 No.1 전략
리처드 코치 지음, 고성연 옮김 / 김영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80/20 법칙>의 저자 리처드 코치가 펴낸 신작이다. 스타 비즈니스의 법칙은 5%의 스타가 새로운 가치의 95%를 창조한다는 내용이다.

스타 기업을 찾아내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게 이 책의 주요 요지이다. 경제적인 풍족함과 일하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리처드 코치는 스타 비즈니스를 찾아내라고 하고 있다. 스타는 틈새 시장에서 확고한 선두에 입지 하고 있으며, 연간 성장률이 10%이상인 기업을 뜻한다고 한다.

처음 몇페이지를 읽으면서 저게 말처럼 쉬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스타를 찾아내는 게 쉬웠다면 이 세상에 부자로 넘쳐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슬며시 들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저자가 투자를 해서 큰 수익률을 거둔 실례와 현존하는 다양한 스타 비즈니스의 사례를 읽으면서 스타 비즈니스의 존재를 쉽게 부정할 수도 없었다.

 

이 책에서는 스타 비즈니스 만드는 일곱 가지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그 일곱 가지 전략을 코카콜라나 맥도날드같은 실제 기업에 대입해서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도를 높이고 있으며 스타 비즈니스에 대한 신뢰감을 조성하고 있다. 그리고 스타 비즈니스를 위한 32가지의 촉발기제에 대한 장에서는 스타 비즈니스의 발상에 도움이 될 32가지 항목을 기술하고 있는데 사업 아이템을 구체화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스타 비즈니스가 무엇인지,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찾았다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만약에 스타 비즈니스의 탈을 쓴 가짜를 덜컥 시작해버렸을 때의 대처방법등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을 읽고나서 스타 비즈니스가 존재하느냐에 대한 의문은 생기지 않을 것이다. 예전 그때에 스타였지만 지금은 너무나 거대해진 몇가지 사업체들을 쉽게 떠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기회가 준비된 사람의 몫이라면, 스타 비즈니스는 그것을 찾아내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게 아닌가 한다. 스타 비즈니스를 찾기 위해서 관찰하고 세삼한 주위를 기울이고 있다보면 그만큼 스타 비즈니스를 발견할 가능성도 커지지 않을까. 그리고 지금 당장 찾아내지 못하더라도 안목을 키워지는만큼 스타 비즈니스와의 거리도 좁혀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스타 비즈니스의 존재를 궁리하고, 찾아다니다보면 기적같은 만남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믿고 찾아내다보면 그 과정을 통해 반드시 성과를 얻을 수 있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잃을 건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는 나만의 스타 비즈니스를 찾아 보기로 마음 먹었다. 지금은 책에서 '이건 하면 안되겠다'라는 범주로 분류한 아이디어만 떠오르지만 멋진 아이디어가 떠오를 거라고 믿고 있다. 스타 비즈니스는 특별한 사람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고 했으니까.

나만이 할 수 있는 오직 하나를 갖기 위해서 깨어있는 정신으로 주위를 관찰하는 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 책의 마치는 글에서 성공의 비결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성공하려면 '올바른 장소'에 있어야 한다고 한다. 어느 책에서 비슷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그 사람이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 시간에 그 장소에 있었기 때문에 이루어낼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에게 올바른 장소가 될 수 있는 곳을 찾아내는 것 역시 중요한 일인 것 같다.

그동안에는 경제경영 관련 책은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스타 비즈니스 법칙'을 재미있게 읽고 이제부터는 쉽고 흥미로운 책부터 차근차근 읽어나가자고 마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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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의 고백 - 법의학자가 들려주는 살인 조서 이야기
마크 베네케 지음, 송소민 옮김 / 알마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법의학자가 들려주는 살인 조서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내가 두번째로 읽은 마르크 베네케의 책이다. 이전에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라는 책을 읽었는데 책 속의 사진이 흑백이라는 점에서 안도감을 느낀 몇 안되는 책 중에 하나였다. 그동안 즐겨보던 CSI의 실제가 늘 궁금했었는데, 역시 드라마는 드라마일뿐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기도 했다. 이 책에서도 마지막 장인 '내가 생각하는 CSI 드라마 시리즈'에서 드라마에 대한 작가의 짧은 소견을 들을 수 있다. 불가능하단다.

책의 도입부에 범죄수사학자들의 오래된 원칙으로 마음을 다스리라고 충고하면서 헤르만 헤세의 글귀를 인용하고 있다.

"밝음을 이해하려는 자는 어둠을 알아야 한다"

읽어가는 페이지 수가 늘어날수록 서문에 작가가 인용한 문구를 되새기게 된다.

 

7부로 구성되어 있는 '연쇄살인범의 고백'은 뱀파이어 사건을 시작으로 식인종, 연쇄살인범 그리고 완전범죄의 시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책 속에서 이어진다. 그 중에 5번째 장에서는 사기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황금공주라고 불리운 어느 여성의 사기 범죄였다. 어느 노부인의 전재산을 쇼핑을 하고 마차를 유지하고 여행을 다니기 위해 탕진하다가 -가끔 가난한 이웃을 돕기도 했다- 끝내 발각된 사건인데 책에 있는 다른 사건들이 워낙 엄청나다보니, '그래도 사람은 안 죽었으니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거의 대부분의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일은 없었던 것 같다. 감옥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훔친 종이에 쓴 편지를 보며 짐작할 수 있다.

 

두려움에 휩싸인 친척들이 시신을 훼손하는 뱀파이어 사건이 몇 백년전에 일어난 일만이 아니라는 것에 놀랐다. 시체를 교차로에 끌어내서 심장을 재로 만들어 친척들이 먹은 일이 법의학이 발전하지 않았고, 시체를 검시하는 지식이 있는 사람이 없었던 때가 아니라 2004년에 일어났다고 한다.  

어린 시절에 손님이 끊이지 않았던 중국집이나 만두가게의 비밀에 대한 괴담을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누군가 지어낸 무서운 이야기로 간주하고 있었는데, 책 속에 등장한 소시지와 베이컨을 팔던 사람과 식당 주인이 저지른 일들이 그 무서운 이야기를 만들어지는데 기여했을지도 모르겠다. 식인행위도 생각하는 것보다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었던 일이라니 할말이 없다.

책에서는 웬디고라는 전설의 식인종을 시작으로 식인 행위를 한 사람들도 소개하고 있다. 비록 대부분은 허기를 해소하기 위해 시체를 훼손하는 형태로 나타나기도 했다지만, 사찰 내에서 의례 형식이나 사이비 뱀파이어 범죄의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단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러서는 미식을 위해 식인행위가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은 당혹감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식인종들은 죄책감에 시달리지 않는다고 한다.   

 

범죄 생물학자들이 듣는 질문들 가운데 두가지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완전살인범죄에 대한 것이라고 한다. 작가는 사장이 싫으면 직업을 바꾸고, 아내가 미우면 떠나버리고, 과거에 나쁜 짓을 한 사람을 죽여버리고 싶다면 일단 살인이 벌어지면 결코 되돌리 수 없다는 것을 생각하라고 한다. 책에서는 자신이 수사관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실패로 돌아간 몇가지 사건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고, 추리소설은 또 추리소설일 뿐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흔적을 남기지 않기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한다. 

 

'이 책에 실린 여러 사건들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려야 옳은지는 당신의 판단에 맡긴다'라고 작가는 말한다. 너무 무거운 과제를 책을 읽는 사람에게 떠넘긴게 아닐까한다. 판단을 차후로 미룬다고 하더라도 종족의 어두운 면을 한권으로 묶은 책은 불편했다.

금기라고 생각했던 일들을 책 속에서 발견할 수 있다. 마지막 장을 덮고나서 법의학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그 분야가 발전해서 확보할 수 있는 증거가 많아질수록 범죄를 멈추게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완전범죄의 환상이 깨져버린다면 그만큼 범죄의 빈도수가 줄어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리고 사회적, 의학적인 발전으로 인간 행동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졌으면 한다. 그로인해 우리들이 믿고 있는 것들이 위태로운 위치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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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서 만들기 쉬운 미니케이크
김정은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작은 사이즈의 케이크 레시피가 가득하다는 점이다.

'작아서 만들기 쉬운 미니케이크'라는 제목답게 이 책에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케이크틀의 사이즈는 12cm 아니면 15cm이다. 그동안 사용하고 있던 틀은 20cm가 훌쩍 넘는 게 대부분이었는데, 미처 다 먹지 못해서 냉장고에서 차갑게 굳어가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였다. 미니 사이즈 케이크라면 가족들의 디저트 분량으로도 딱 떨어질 것이고, 혼자만의 티타임을 위해 케이크를 구울 수 있는 호사스러움도 부릴 수 있다. 미니 사이즈라면 귀엽고 예뻐서 간단하게 선물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여러 종류의 치즈케이크부터 스펀지, 파운드 케이크 그리고 스팀 케이크까지 다양한 레시피들이 이 책에서 소개되고 있다. 평소에 익숙한 치즈 케이크 레시피도 있지만 두부와 호박을 넣은 치즈 케이크도 있어서 어떤 맛일지 궁금증이 더해간다. 박쥐 모양 초콜릿으로 장식된 단호박 치즈 케이크는 할로윈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기고, 두부 치즈 케이크는 검은콩으로 조려서 장식해 건강한 느낌이 든다. 치즈 케이크의 사진들을 보고 있으면 맛있는 커피 한잔이 절로 생각난다.

스펀지와 파운드 케이크를 허브로 장식하고 있는데, 케이크가 신선하고 깔끔하다는 느낌이 든다. 직접 기른 허브로 케이크 장식도 하고, 쿠키도 구우면 더 맛있지 않을까. 파스타 만들 때도 쓸 수 있고, 말려서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 올 봄에는 허브 몇 종류를 길러 보아야 겠다.

스팀 케이크는 유자나 단호박 그리고 녹차 같은 재료를 사용하고 있는데, 오븐에서 구운 케이크와 다르게 부드럽다고 한다. 스팀케이크는 술빵과 비슷할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다양한 재료를 첨가해서 만들면 색다른 맛의 케이크가 될 것 같다.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 유자나 대추와 견과류를 섞은 찐케이크가 개인적으로 기대된다.   

 

그리고 가장 시선을 끌었던 파트는 'well-being cupcake'였다. 시금치와 명란젓 그리고 잔멸치까지 다양하게 부재료로 쓰이고 있다. 잔멸치 컵케이크는 상상초월 레시피였다. 달달한 컵케이크에 짭조름한 멸치와 명란젓이 잘 어울릴 것도 같다. 처음에 사진을 보고는 이게 뭔가 싶었지만, 맛도 괜찮으니까 책에 실리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 이후부터는 크게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

크림과 아이싱으로 장식한 컵케이크도 예쁘고 물론 좋아한다. 하지만 허브나 카레, 버섯과 베이컨을 넣은 컵케이크도 참 맛있을 것 같다. 그동안 케이크에 웰빙이라면 녹차가루나 조금 뿌리고, 조금 더 깊은 맛을 원할 때는 초콜릿을 부셔 넣고, 코코아를 첨가한 게 다였다. 이제까지는 레시피에 의존해서 베이킹을 했었는데, 지금부터는 다양한 부재료를 이용해 보는 즐거움도 찾아보고 싶다.

 

'미니케이크'책 속에는 Q&A를 정리해 놓은 페이지도 있고, 레시피 아래에 간간히 팁도 적혀있다. 이 정보을 꼼꼼히 읽어두면 베이킹을 처음할 때 있을 수 밖에 없는 시행착오들을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누구나 처음에는 실수를 할 수 밖에 없다.

전자저울 대신 예쁘다고 눈금저울을 덜컥 사버렸고, 핸드믹서 없이 머랭을 올린다고 난리를 쳤었던 때가 생각난다. 식빵은 부풀지 않았고, 레시피에 있는 설탕량을 너무 많이 줄여서 이도저도 아닌 쿠키를 구운 적도 있었다. 여러가지 다채로운 실수들로 많은 걸 배우기도 했지만 버터와 달걀 값이 부담스러운 때에는 최대한 실수를 줄이는 게 좋을 것 같다. 예전에 요리책을 읽을 때 조그마한 칸에 있는 팁을 대충 보고 넘겼는데, 생각보다 중요한 내용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책을 꼼꼼히 읽는 것도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 중 한가지가 아닐까 한다.

 

분홍색 표지의 영향인지 책 속에 있는 케이크들이 더 달콤해 보인다. 물론 전문가들처럼 만들 수는 없을 것이다. 그들의 노하우와 경험을 따라잡으려면 그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테니까.

하지만 재료들을 직접 선택하고 공들여 만든 자신만의 케이크는 감동적이다. 그리고 함께하는 기쁨이 있다. 모양이 예쁜 것은 가족이나 친구들의 몫으로 남겨두고, 한귀퉁이가 부스러진 과자를 차와 함께 먹으면 맛도 있지만 기분도 좋아진다. 그리고 마음도 따뜻하고 넉넉해 지는 느낌이다. 베이킹을 하면서 나누는 기쁨을 아주 조금 알 게 된 것 같다. 봄이 되면 미니 케이크틀을 사서 여러가지 케이크를 구워야 겠다. 특별한 날이라서 케이크를 굽는 게 아니라, 케이크를 구워서 그 날이 특별해지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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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팅컬처 - 거짓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
데이비드 캘러헌 지음, 강미경 옮김 / 서돌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정의와 신뢰는 상실되고 있는 개념으로 변모한 것처럼 느껴져 씁쓸해 진다. 어쩌면 누군가를 속이면서 이득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누구나 그러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손실을 입기 때문에 그것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이런 행동은 불가피하다'는 변명으로 모든 죄책감을 상쇄시키며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300여 페이지에 걸친 편법과 속임수의 향연을 감상하면서 우리들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이 빛을 잃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매몰되어 가고 있지 않은지 불안해진다.

 

경제적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할 수 있는 사회구조 속에서 승자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벌어지는 일들은 개인에게 작은 전쟁과 마찬가지인가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모든 것을 쉽게 합리화하고 정당화시킨다. 거짓과 편법까지도 그럴듯한 이유로 포장되기도 한다. 게다가 속임수의 규칙에서 벗어난다면 그 집단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그래서 서로를 속이고 속는 일은 반복된다.

전문직업군에서부터 학교까지 속임수가 1등급 꽃등심의 마블링처럼 균형있게 퍼져있다는 것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속임수의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은 다분히 충격적이었다. 

계층간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자가 된 사람들에게 유리한 사회에서 사람들은 이기는 집단에 속하기 위해 양심에게 등을 돌리는 일은 더 이상 비난의 대상이 아니였다. 정직한 땀으로 승자가 되려는 사람은 괴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길 수 없는 경우도 부지기수일것이다. 그래서인지 사람들은 속임수라는 쉬운 방식의 유혹에 굴복한다. 처음에는 양심이라는 벽에 멈칫하지만, 속임수에 경력이 쌓이는만큼 무감각해지기도 한다. 이 책을 읽으며서 양심이란 벽이 높거나 견고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상생활 속의 인물들이 좋지 않은 사람이 없다. 선량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동시에 이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좋은 사람이지만, 때때로 타인에게 냉정한 사람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입장이나 상황에 따라서 다른 행동을 하거나 이중적 잣대를 가지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 또 누군가에게 자신마다 인식하지 못한 상처를 입히거나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 없으리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그 잘못을 합리화하고 별 거 아닌 것으로 취급해버리는 일이 있을수도 있지 않을까.

이 모든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속임수가 활보하는 사회가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

 

저자인 캘러한은 속임수의 증가가 개인주의를 극심한 이기주의로 바꾸고, 돈이 사람보다 더 중요해지며 경쟁은 훨씬 더 치열해진 반면 약자나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에 대한 배려의 축소를 야기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사회 속에서 인간이 행복해질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긴다. 자신의 양심에 비추어 모래알만큼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마냥 즐겁고 떳떳할 수 있을까. 목적을 위한 수단이나 과정이 어떤 모양새이든 상관이 없어진다면 그 목표에 도달한 뒤에 남는 건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지만, 이왕이면 가는 길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한다.

술수를 쓰지 않아도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사회가 모두가 원하는 사회의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 그리고 속임수의 굴레에서 벗어난다면 지금보다는 믿을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속임을 당할까봐 불안해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정당한 방법이 너무나 힘이 없고 약해보여서 편법의 대열에 승차하는 일도 없을 테니까 말이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은 '속임수 문화에서 빠져나오기'이다. 작가는 속임수 문화에 대한 해결책으로 새로운 사회계약과 지금과 다른 차원의 성과주의 그리고 윤리교육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바보가 되라고 한다. 납세신고서를 정직하게 작성하고, 음반을 사고, 직장에서 거짓말을 한다고 남보다 앞서 나갈 수 없다고 말하라고 한다.  속임수를 줄이려면 우선 나부터 '다들'의 범주에서 빠져 나와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러면 '다들'의 수가 줄어들 것이고, 속임수의 무리가 작아지는만큼 건전한 사회규범이 자리잡을 것이다.

거대한 속임수에 비해서 마지막 장의 분량은 빈약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기본적이기에 그만큼 중요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들여다보고 바로잡는 일을 멈추어서는 안되겠다. 속임수는 치명적 유혹에 일가견이 있어 보이니까 말이다.

언제부터 해선 안 될 행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 화이트칼라 범죄로 수감된 사람이 '배우자와 가족에게 내가 하는 일을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던 시점부터 그랬습니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엄마규칙이라고도 한다고 한다. 엄마에게 말할 수 없다면 떳떳한 행동일리가 없다. '지금 이 행동을 오늘 저녁 가족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가?'를 자신의 행동을 바로잡는 척도로 삼아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편법의 합리화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이것이 얼마만큼 심각한 문제인지에 대해서 알지 못했다.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한적은 없는지, 상대를 불신하는만큼 자신이 믿을 수 없는 사람은 아닌지, 거짓과 편법에서 얼마만큼 자유로울 수 있을지...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는만큼 생각도 많이 하게 된다. 지금 느낀 것들을 이 책을 덮고 쉽게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구를 지키는 슈퍼 히어로까지는 아니더라도 속임수의 유혹이 다가왔을 때 '이건 아니지!'하고 당당하게 대처할 수 있는 모습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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