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아이들에게 할머니,할아버지이야기를 들려줄까요?
어머니와 함께한 900일간의 소풍
왕일민.유현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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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억 중국인을 눈물바다로 만든 모자(母子)

어머니와 함께한 세상으로의 마지막 소풍!
세상 구경이 소원인 100세의 어머니를 70세 아들이 여행길에 불편하지 않도록 특수제작한 자전거수레에 태우고 나들이를 떠난다그이 이름은 중국인 왕일민이 100세의 어머니와 함께한 중국 종단 여행을 사진과 함께 담아 많은 언론에 오르내리는 실화.
그와 그녀(어머니)는 인터뷰에 응할때마다 대수롭지 않다고 대답한다. 방송국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어머니와 종단한 광활한 중국대륙에 대한 여행기..그는 더이상 노모의 꿈을 져버릴 수 없다는 결심으로 종심에 다달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타인이 볼때 무모하다고 만류했던 엄청난 일..아니 기적이라고 표현하는것이 합당할것 같다.
티베트! 어머니의 최종 목적지...왕일민은 손수 자전거수레를 만든다.
중국 최북단부터 최남단까지 3년간을 길 위에서 보내며 중국은 물론, <세 바퀴 자전거 여행>이라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되어 전세계에 알려지게 된 한 모자의 아름다운 동행을 한국 작가가 세계 최초로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이후 어머니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티베트로 떠난 왕일민, 그이 어머니는 힘든 여정을 동고동락하며 103세 생일을 2일 남겨둔 어느 날, 티베트에 닿기 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모자 발자취 

첫번째 여행길, 탑하에서 해남까지

처음으로 함께 나선 여행길, 두번째 혼자서 돌아오게된 사연

제1부_기나긴 소풍 
어머니, 세상구경 가실래요? / 떠나기 전에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
소풍을 가니까 곱게 차려입어야지 / 쉬엄쉬엄 가자, 세상에 바쁠 것 없는데
아우의 눈물 / 혼자 몰래 불렀지, 너무 슬픈 노래들이라서 / 마음의 고향 공주령에서
길 위의 풍경화 / 나 오줌 안 쌌다는데도! / 세상의 화젯거리 / 석양호
이제 안 아프면 되잖아 / 흙 묻은 칼국수 / 내가 백 년 된 인삼이오
세상의 질서가 이끄는 대로 / 재밌고 즐거워 / 천신만고 / 고속도로에서 생긴 일
작두콩 꽃밭 앞에서 / 붉은 꽃신 / 길은 멀고 사람은 지치고
애비가 해주는 음식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 / 빨래하던 날 / 고백 / 석양에 핀 미소
청도에서 / 태어나서 그렇게 즐거웠던 적이 없어 / 어머니의 유언 / 그동안 고마웠다

제2부_다시 길을 떠나다
어서 먹지 않고 뭐해? 더 먹어! / 어머니, 다시 떠나볼까요? / 가야지요, 어떻게든 가야지요
세상 모든 아들들과 함께 / 자동차수레 / 어머니, 서장이에요! / 이별의 시간
어머니께 돌아가겠습니다.

어머니 평생 소원이신 '티베트' 그곳을 향해 노부는 주저하지 않고 길을 나선다. 험난한 여정에서 피어나는 모자간의 담화...몰아치는 폭풍우와 더운날씨를 헤쳐가며 늙은 노모를 모시고 손발이 부르튼 노부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하다. 노모가 자식의 애환을 어찌 모르겠는가. 노부의 이맛을 훔치며 자식사랑을 말없이 내비치고 고단한 여행길에 서로 의지하며 바삐 길을 재촉한다.
광활한 대륙을 종단하며 연로하신 어머니의 병환으로 잠시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지만 이내 '티베트'를 향해 재정비하는 아들..
꿈에도 그리던 그곳..'티베트'에 도달하기전 임종을 지켜봐야했던 노부..
첫 나들이에 함께라서 많은 역경을 헤치고 서로 의지하고 힘이 되었것만..두번째 비행에선 비애를 안고 쓸쓸히 돌아와야 했던 효자 ..왕일민 지금까지도 13억 중국인..아니 전세계인의 가슴속을 에이도록 감동을 선사하네요.
 

기억에 남는 대목을 살펴보며  


■ “멀어도 난 거기 꼭 가보고 싶은데…….”
세계 최대·최고의 고원인 티베트에서도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서장. 히말라야와 에베레스트 같은 높은 산맥과 빙하로 이루어진 고원의 남쪽, 하늘과 가장 가까운 땅. 그런 서장을 산골에 붙박여 살아온 어머니가 대체 어떻게 아셨을까. 왜 그곳에 가고 싶다고 하셨을까. 도무지 그 연유를 알 수 없었다. 하늘과 맞닿은 그곳에서 가슴 한번 쫙 펴보고 싶으셨던 것일까. 하늘과 가장 가까운 땅이니 그곳에서 하늘로 가기 편하겠다 싶으셨던 것일까. 전생에 그곳과 어떤 인연이라도 있었던 것일까. 어쨌든 어머니는 계속해서 서장을 고집하셨다. 자신이 없었다. 아무래도 턱없는 일 같았고, 어머니의 건강이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었다. 내가 머뭇거리고 있는 사이 어머니는 더 재촉하지 않고 순한 아이 같은 눈빛으로 내 대답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모자

노모와 함께 해맑은 웃음

■ “애비야 설렌다.”
“저도 그래요. 어머니를 모시고 세상구경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즐겁고 신나는데요?”
페달에 힘을 주자 자전거수레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수레를 따라오며 손을 흔들며 어머니와 아들의 동행에 행운을 빌어주었다. 어머니에겐 어쩌면 이 첫 여행이 마지막 여행이 될지도 모르고, 또 어쩌면 지금 이 뒷모습이 어머니의 마지막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우리 모자를 전송하는 마을 사람들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나 역시 생각했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그렇게 아흔아홉 살의 어머니와 이른네 살 아들의 기나긴 여행은 시작되었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끝날지 아무도 모를 우리네 인생과도 같은 여정이.


■ “어머니, 오줌 싸셨어요?”
“오줌은 무슨……. 나 안 쌌어.”
나는 어머니를 나무라려는 게 아니라 새 옷을 꺼내드리려고 한 말이었다. 당연히 그러실 수 있는 연세이셨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한 말이었다. 그러나 그건 내 입장만 고려한 짧은 생각이었다. 어머니는 버럭 소리를 지르셨다.
“나 오줌 안 쌌다는데도!”
“괜찮아요. 어머니 연세에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에요.”
“나쁜 자식!”
“어머니, 제가 나쁜 자식이에요?
“오줌을 안 쌌다는데도 쌌다고 하는 자식이 그럼 나쁜 자식이지, 좋은 자식이냐?”
“예, 맞아요. 나쁜 자식이에요. 어머니는 오줌을 안 싸셨어요. 제가 잘못 알고서 그랬어요.”
그로부터 또 하루 내내 어머니는 말이 없으셨다.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어머니의 화를 풀어드리려 무수하게 말을 건넸지만 어머니는 마치 잠든 사람처럼 말이 없었다.

■ “네가 한 일이 큰일인가 보다. 텔레비전에도 나오고 사람들이 이렇게 알아보는 걸 보면.”
어머니는 우리가 텔레비전 뉴스에 나오고, 우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더해가자 기뻐하셨다. 효자라는 말에 내가 부담스러워 고개를 못 들자 어머니는 말씀하셨다.
“애비를 따라올 효자는 없지. 그 기자 눈이 똑바르다.”
자식으로 부모를 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그걸 인정받는 세상이니 더 할 말이 없었다. 내가 여느 자식과 굳이 다른 것이 있다면 어머니께 세상구경을 시켜드리겠다고 수레를 끌고 길을 나선 것뿐인데…….

여행길에 비바람이 몰아치고 우비를 아무리 여미어도 소용없던 드세게 몰아치던..험한 날씨
잠시 폭풍우가 잦아들고..어머니와 난..출출한 허기를 달래는데..

"애비야. 배고프지 않니?" (당신이 배고프실때면 아들에게 되려 묻는 어머니..)
"반찬은 별로 없지만 빨리 해드릴께요. 칼국수 안 될까? 밥은 먹기가 싫어"
(난감한 일이다. 변덕스런 날씨탓과 변변치 않은 찬거리..반죽을 밀기에 수월하지 않은 상황)
"어머니, 칼국수를 만들려면 시간이 좀 걸려요. 아시죠?"
"애비야. 물을 더 부어!"
"아니에요. 이 정도면 적당해요."
"물이 적은데. 뭘. 더 부어!"
"어디에 미냐?"
"그러게 말예요. 어머니. 제가 배를 내밀고 누워 있을 테니까 어머니가 미실래요?"
"배보다는 등이 낫지."
"그럼 엎드릴 테니 등에 놓고 미세요"
"나쁜 놈. 에미를 놀려"


(신문지에 반죽을 밀고 밀가루반죽을 좀 더 얇게 하려다..신문지가 찌어져 반죽에 흙이 묻어버렸다.)

"에이. 안 먹는다!"
"흙 묻은 데는 조금 떼어내면 돼요. 정말 안 잡수실 거예요?"
"너는 뭐든지 잘하는 줄 알았더니만, 그게 무냐? 재주가 메주다"
"그럼 밥을 할까요?"
"물을 얼마나 넣어야 하죠?"
(어머니 기분을 돌리려는 아들의 기지 발휘...맘상한 어머니께 여쭤본다.)
"조금만 더 부어라"
(소금간만 했던터라..맛이 없지 않을까 맘 조린 아들)
"맛있어. 더 줘"
"또 드시고 싶으면 미리 말씀하세요. 그땐 채소도 넣어서 제대로 끊여드릴께요"
(설겆이 후 모자는 잠시 지친 몸을 뉘여 잠을 청하고..어머니가 먼너 일어나서)
"애비야. 이제 또 가보야지"

수레

노부가 직접만든 손수레..모자가 가려는 곳은 "티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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