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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따끈따끈 베이커리 (총26권/완결)
하시구치 타카시 (저자) / 대원씨아이/DCW / 2015년 5월
평점 :
밥보다 맛있는 빵, 재빵. 주인공 아즈마 카즈마가 유년시절 빵집 주인과 만나면서 이어받은 꿈을 목표로 프랑스빵, 독일빵, 영국빵처럼 일본만의 빵을 만들기 위해 업계 최고의 베이커리에 입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결말이 이상한 만화로 유명한 만화지만, 작가 하시구치 타카시는 본래 만화 어시스턴트를 부업으로 하며 개그맨을 목표로 하다가 콤비가 해산되어 만화가로 전향한 사람으로, 이야기의 발단인 재빵이 제빵과 재팬을 이용한 말장난이고, 작중에서도 이런 재미없는 말장난을 꾸준하게 사용하며, 요리 만화에서는 잘 사용되는 편은 아니지만 이 만화 이전의 '신 중화일미'같은 만화에서도 사용하는 오버 리액션을 이용하는 등 개그물로서 조짐을 보이며 쭉 분위기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기에 이상한 결말이 나는 것 자체는 특이한 일은 아니다.
오히려 이 만화의 결점은 결말보다 작중 전개에 있다.
이 만화에는 주인공의 서사가 결여되어 있다. 1권 초반에 주인공이 빵을 만들게 된 이유를 보여준 후로 전혀 주인공만의 이야기가 등장하지 않으며 24권이 되어서야 겨우 이야기가 이어진다.
주인공은 전형적인 해결사 타입으로 빵타지아에 입사하는 일은 어디까지나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한 것일 뿐, 이후의 내용은 경영 위기에 빠진 츠키노의 빵타지아 분점을 살리는 일로 이어진다. 그러나 주인공은 가게 경영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으며, 빵타지아의 존속을 위해 이후 신인왕, 모나코컵, 따끈따끈25로 이어지는 요리 배틀에 참여하게 될 뿐이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 아즈마는 대결에 참여 해야 할 이유가 의리 말고는 없다. 애초에 외부인인 주인공이 이렇게까지 개입 할 이유가 없기에 이 만화 서사의 당위성이 지극히 떨어진다. 또한 주인공의 일본만의 빵을 만든다는 목표 역시 빵에 대한 지식이 없던 주인공의 무지에 의해 기존에 이미 있는 빵을 오리지널 빵으로 표현하거나, 대결에 묻혀 흐지부지되고 만다.
또한 캐릭터를 사용하는 부분에서 작가의 개그맨 성향과 맞물려 결점이 드러나는데, 작중 캐릭터들은 빵과 관련된 지식이 없는 주인공과 독자를 위해 설명을 하기 위한 캐릭터에 머무를 뿐, 이야기에서 큰 역할이 없다. 그나마 츠키노는 빵타지아의 운영과 관련되어 있지만 등장 비율이나 영향력은 미미하고, 등장 비율이 높은 카와치는 오로지 개그를 위해 조리돌림 당하며 놀림 받을 뿐 그 이상의 의미가 없는 단순하고 매력없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이는 작가의 능력 문제도 있긴 하겠지만 작가가 연재를 한 출판사인 소학관이 다른 출판사들에 비해 문제가 많이 튀어나오는 출판사 중 하나이며, 그 안에서도 특히 '금색의 갓슈' 작가인 라이쿠 마코토가 증언하기도 한 인성에 문제가 많았던 편집자가 이 만화를 맡아 편집자 이름을 딴 메리수 먼치킨 오너캐인 칸무리를 넣게 하는 문제도 있었기에 어디까지가 작가 개인의 문제인지는 알기 어렵지만, 조연뿐만이 아니라 주인공마저 편의적인 방식으로 소모하고 있기도 하다. 주인공 아즈마는 빵을 독학으로 배워 기존의 이론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제빵에 관심없는 독자들을 위해 설명을 도입하고 무엇이 튀어나올지 알 수 없는 재빵이란 네이밍으로 궁금증을 유발하고 조력자의 도움이 개입되는 등 주변 인물들과 조합을 이루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초반 정도이고, 이후에는 아즈마 혼자 알아서 다 해 먹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주변 인물은 그저 설명 할 뿐인 상황이 이어지는 등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사용하지 못 한 점은 피할수가 없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 만화가 못 만든 만화냐고 하면 그렇지는 않다.
이 만화가 연재를 시작하던 2000년대 초반과 그 이전부터 양질의 구르메 만화가 많았기에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빵 하나만을 소재로 한 이 만화처럼 단일 소재만을 사용하는 요리 만화들도 많이 있었으며, 그 수많은 요리 만화들 사이에서 개그에 집중하고 결말을 개그로 냈기에 이 만화가 진중하지 못 한 점은 있지만, 제빵과 관련된 지식적인 면에서는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고, 유제품 알레르기나 빵의 보존과 폐기 문제, 지방 도시 소멸을 특산물을 이용한 부흥, 그리고 좀 억지같긴 해도 빵 발효시 이산화탄소 배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 문제 등 여러면에서 현실과 연관있는 문제들을 거론하기도 하며, 이 만화의 작화가 꾸준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배경과 분위기, 대화 장면에서의 집중선이나 먹칠, 컷 배분 등 수많은 부분을 어설프게 그리지 않는 점에서 대충 만들거나 나쁜 만화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때에는 경쟁작이 많아 개그 외에는 크게 돋보이진 않았지만, 이 만화의 연재가 끝난 2007년 이후 2026년인 현재의 구르메 만화들 중에서 지식이나 새로운 형태를 보여주지 못 하는 먹방 형식에 치중하거나 심지어 회빙환 장르와 접목하여 수준이 떨어지는 이세계로 가서 고기만 구워도 대단해, 시판되는 기업의 소스만 써도 맛있어 하는 식으로 수준이 떨어지는 것들이 많아졌기에, 결코 이 만화의 수준이 낮다고는 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비전문가이며, 전문가의 감수를 받지 않는 1인 크리에이터인 웹소설 작가의 원작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늘어 났기에, 그나마 정보를 조사하고 감수를 받던 시절의 이 만화가 작품으로서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 만화 내에서 표현이 억지스럽긴 했지만 이산화탄소나 메탄가스 배출에 의한 지구온난화는 그때나 지금이나 현실적인 문제이며, 이 만화 완결 이후 거의 20년 후인 오늘날은 AI가 소모하는 전력량에 의한 지구온난화 문제가 새로이 올라오고 있지만, 편의를 위해 희생되고 무시되는 부분들로 인해 아무리 강조해도 와 닿지 않는 점, 해결하지 못 하는 부분들은 여전하기도 하다. 또한 일본 입장에서는 작년만 해도 지진과 화산 분화, 쓰나미로 인해 일본이 위기를 겪는게 아닌가 하는 상황까지 있었으니, 20년전 만화에서 땅을 들어 올리는 표현을 하는 것은 어찌보면 위기의 순간에 정말 그랬으면 하는 바램도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꾸준하게 좋은 평가를 올리며 결말마저 완벽한 만화는 되지 못 했고, 정형화된 플롯과 공식에 심하게 의존하긴 했어도 최소한 만화로서 기본은 지켜 줬으며, 제빵과 관련된 내용면에서도 충실했던 만화이다. 그러나 작가의 개그센그가 구렸기에 신인왕전의 이야기가 끝나는 7권 이후부터는 재미없는 말장난 위주로 흘러가며, 이야기가 단순한 요리 배틀에만 의존하기에 크게 재미있는 만화라고는 하기 어렵다. 점수를 더 주고 싶어도 26권 중 20권 가량이 제빵 이외의 부분에서 재미가 너무 없었기에 좋게 평가하려 해도 그럴수가 없다. 특히나 요리 만화임에도 화장실 개그를 종종 넣는 작가의 인식 수준을 생각하면, 이 사람이 어째서 개그맨으로 성공하지 못 했는지를 알게 된다. 개그 센스도 절망적이고 어떤걸 넣어야 독자가 좋아할지를 모르고, 그저 똑같은 레퍼토리에 카와치 조리돌림만 반복하고 있어, 만화이기에 가능한 오버리액션과 작화, 요리 내용으로 장기 연재가 가능했던 것이지 그 외의 부분에선 잘 만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빵에 관심 있다면 조금은 괜찮고, 개그를 보고 싶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소년만화 형식의 이야기의 형태나 플롯, 구성을 알고 싶다면 추천을 할만한 부분도 있다. 요리 만화로 위장해서 그렇지 이 만화는 전형적인 소년 만화의 플롯에만 의존하고 있기에, 이야기의 흐름이 어떻게 되고 어떤 문제가 등장하는지 등을 분석하다 보면 이야기란게 이렇게 전개하는 방법도 있구나를 알기가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