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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낸 자
서귤 지음 / 디자인이음 / 2020년 12월
평점 :
개인 출판에 대한 이야기지만 실 내용은 출판 과정 사이에 끼어있는 개인의 넋두리나 투정, 우울함 등의 부정한 감정 뿐인 출판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이야기.
표지는 구판이 더 나은데 왜 바꿨는지 이해 안 가며, 우거지상 캐릭터와 미리보기의 우울한 내용으로 구매욕을 떨어뜨리고 있어 살까 말까 수십번 고민했다. 출판과 관련된 증쇄미정이란 책이랑 비교 해 보려고 구매하긴 했는대, 정작 내 관심사인 개인 출판에 대한 내용은 이 책에선 쥐꼬리만큼만 있을 뿐 전혀 유용하지도 않고 증쇄미정과 비교조차 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 했다. 구판은 미리보기가 있는데 왜 개정판은 미리보기가 없어서 좀 이해가 안 가고, 개정판 책 소개의 예시 이미지는 화질이 나빠 책을 사라고 작성한 것 같지가 않다.
내용적으로는 개인 출판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앞부분에 조금이고, 나머지는 그저 제작 과정 중에서 한탄하는게 전부다.
백보 양보해서 과정 중에 난 글렀어 라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것 까진 내용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것도 지나치게 많이 들어간 책이긴 하지만, 창작의 고통과 관련한 이야기니까 그나마 주제에서 벗어나진 않는다.
하지만 책 제작과 상관이 없는 회사 상관의 갈굼이나 지인의 무관심은 제작과는 하등 상관이 없고, 이야기에 긍정적인 것도, 유용하게 사용된 것도 아닌 그저 작자의 개인적인 우울한 일 뿐인데 이걸 왜 넣는지 좀 납득하기 어렵다.
종종 책으로, 작품으로 펴내는 개인의 일상 이야기들을 보면 상당히 높은 비율로 작자의 우울함을 내용으로 소비하는 경우를 보곤 한다. 그렇지만 보통 이런 우울한 내용들은 하나의 이야기 형태를 가지는게 아니라 그저 나 우울해로 끝나는 무의미한 넋두리나 그조차도 못 미치는 잡담 수준인 경우가 많은데, 독자 입장에서 보고 싶은 내용과는 상관이 없는 작자의 우울함으로 내용을 낭비하지 않았으면 한다.
개인 출판과 관련된 만화라 개인 출판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을까 했지만, 차라리 개인출판업을 하는 사이트나 블로그를 보러 가는게 더 유익할 정도로 책에 담은 내용이 전혀 없다. 제작 과정 이야기에서 그것들을 활용하지도 않는다.
이야기, 서사적 구성도 취하지 않기에 짤막짤막한 개인의 넋두리 모음에 불과하며 이를 읽는 즐거움이 전무하다. 흥미를 불러 올 내용도 없고, 지속적으로 읽게 만들 이야기도 없다.
작가는 제작 과정 중 그림 실력을 한탄하지만, 정작 이 책 내용에서 제일 결함인건 그림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보여줄만한 이야기가 없다는 점이다.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그것을 보고 듣는 사람을 배려하거나 입장에서 생각하지 않으면 혼자만 떠드는 것으로 끝난다. 독자 기준에서 어떤 걸 흥미로워 하고, 무엇을 보고 싶어하며 관심을 끌고 지속적으로 귀를 기울이게 할 수 있는지를 고려 하던가, 아니면 작가가 쓰고 싶은 이야기와 독자가 바라는 이야기의 상호 욕망의 방향성이 맞아 떨어져야 하는데, 이 책낸자의 내용은 작자와 독자의 방향이 완전히 어긋나게 나온 책이다. 책 내용은 기대했던 내용도 아니었고 흥미롭거나 재미있지도 않으며, 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관심도 들지 않는 개인의 우울함을 토로하며 결론조차 없는 내용 뿐이었다.
재정가로 가격이 싼 것 같지만 사실 이 책이 2000원 이하여도 사진 않았을 것이다. 구매 전이나 구매 후나 그 생각은 같다. 증쇄미정과 함께 국내 개인 출판 이야기도 보려고 했기에 계속 고민하다가 그냥 지르자고 결정 한 것 뿐이다. 만약 그런 계기조차 없었다면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을 책이다.
차라리 이 책이 개인 출판의 과정을 제대로 못 담더라도 작자가 내려던 책의 내용을 구상하던 중 발상을 떠올리게 만든 사건이나 옛 추억이나 이야기 제작에 참고하거나 도움을 받은 작품이나 이야기를 만들면서 어떻게 고심하고 어떤 변화나 특징을 주려고 고뇌했다던가 그런 내용들을 넣었더라면 과연 작자가 어떤 책을 만들려고 한건가 궁금하기라도 했을텐데 그런것도 전혀 없으니 이 책은 개인 출판에 대한 정보 전달도 없고, 작자 본인의 작품 홍보용도 되질 못 하고 있다.
프로가 되기 전 아마추어일때 낸 책 같으니 프로라면 당연히 독자를 자기처럼 우울하게 해 봐야 책이 팔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을수도 있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아마추어의 문제는 그렇다 치더라도 이 책이 돈 주고 사서 볼 만한 내용이냐면 절대 그렇진 않으니 구매는 추천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