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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용과 용사와 배달부 (총9권/완결)
그레고리우스 야마다 (저자) / 대원씨아이/DCW / 2024년 6월
평점 :
전승과 전서를 시작으로 보여주는 중세 시대의 행정과 삶의 리얼함을 바탕으로 판타지의 요소를 섞어서, 마법, 보물, 열망의 판타지 세계를 그딴거 없다 라는 느낌으로 구정물에 수십번 담고 우린듯한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그리는 만화.
작가는 중세 시대의 실제 직업을 조사해 RPG잡과 연결한 설정집 동인지 '13세기 헬로워크(헬로워크:일본의 공공취업지원 기관)'으로 이름이 알려진 그레고리우스 야마다. 나중에는 상업지판으로 출판사에서 출판되기도 했으나 국내에는 정발되진 않았다.
동인 출신이라 그림이 좀 많이 빈약하다. 표지의 그림은 상당히 공을 들인듯 하지만, 실제 만화 내용에서는 매우 허전한데, 명암 표현은 그래도 능숙하게 표현하는 편이지만, 톤을 안 쓰다시피 해서 물체의 질감,입체감, 표현, 효과 등이 약하고, 죄다 선으로 처리하려 해서 보는 맛이 떨어진다. 그래도 선을 쓰는 방식이 능숙해서 죄다 선으로 때우긴 하지만 보기 지저분하다거나 눈이 피곤해지는 그림은 아니다. 그저 보는 맛이 없을 뿐이다.
요시다 라는 이름의 여성 엘프 배달부가 주인공으로 중세 시대의 행정이나 업무의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데, 중세 시대와 판타지까지만 합쳤더라면 그래도 준수하다고 볼수 있을 것을, 일본애들이 자주 저지르는 꾸역꾸역 일본 문화와 섞는 행위 때문에 리얼함이나 깊이감이 떨어진다.
게다가 작가가 중세 시대에 대한 이야기만 중요시하고 주인공을 기준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에 무관심해, 주인공 빼고 멋대로 이야기가 진행이 되는 에피소드도 많고, 앞서 말한 일본 문화랑 섞는다거나, 시대상에 맞지 않는 소재들을 사용함으로서 설정 충돌이 발생하는 것을 대충 실수였습니다 라고 넘어가는게 아닌, 권말 부록 파트에서 애써 오류를 수정하겠답시고 말도 안 되는 설정을 남발하는 통에 더더욱 이야기가 진정성이 떨어지고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되는데다, 중세시대에 대한 집착만 있을 뿐 판타지 세계로서 캐릭터 설정이나 이런거 저런거는 잡다하게 짜 놨지만 결정적으로 독자가 매력을 느낄 만한 세계관의 설정력은 약해 판타지 요소가 더더욱 허접하게 느껴진다. 이런 와중에 일본물이랑 섞으니 문제가 더 심해지는 상황.
캐릭터 설정은 이것저것 자세하게 짜 놨는데 문제는 이렇게 설정 짜 놓은 캐릭터들이 매력이 없고, 제대로 활용을 못 하며, 서로 시너지를 내질 못 하는채 그저 이야기에서 소모되고 방치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애초에 주인공부터가 이야기에서 안 보이는 경우가 잦아서, 작가가 캐릭터를 쓰는 것도,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매우 능력이 딸린다. 그저 중세시대를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연결하여 흥미를 끈 장점 말고는 아무런 장점이 없다.
후반부로 가면 점점 이야기는 걷잡을 수 없게 되고 결말도 너무 어설프게 마무리가 되는터라 여러모로 좀 만족스럽지가 못 하다.
작화가 좋았더라면 작화 보는 맛으로라도 즐겼을 순 있을것 같고, 이야기가 좀 엉성하긴 해도 중세시대 요소를 어떻게든 연결시키려는 부분이 여타 다른 판타지물이나 중세시대물과는 다른 리얼함이 있어 특별한 고유의 개성이 있긴 하지만, 그것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 한채 중세시대 요소에 질질 끌려다닐 뿐인 이야기의 완성도 등 전체적으로 동인의 엉성함이 너무 크다. 중세시대 이야기 때문에 1점 더 주긴 했지만, 실제로는 그냥 3점 주고 싶었고, 작화나 내용이나 퀄리티 등으로 크게 추천하긴 좀 어렵다.
중세시대 이야기가 좋거나 좀 더 자세히 파고들어 구체적으로 알고 싶은 것이 있다면 괜찮고, 작화나 캐릭터, 이야기 퀄리티를 따지거나, 설정 오류, 무리수 남발, 이상한거랑 섞어 퀄리티를 떨어뜨리는 걸 싫어하면 좀 안 좋다.
정리하자면 중세시대 이야기는 괜찮은데 그 외의 것들이 별로인 만화다. 단순 개그만화로만 본다면 기준을 조금 낮춰서 관용스럽게 볼수도 있을테니, 독자의 기대감이나 요구 사항에 따라서 평가가 갈릴 수 있는 그런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