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다양한 장르의 숫자만큼 엄청난 양의 컨텐츠가 쏟아져 나온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작품도 있고 평범하게 정석을 따르는 작품들도 있지만 독자적인 매력을 지니며 새로운 만남과 특별한 세계관을 전해주는 작품을 만나기란 쉽지가 않다.란마1/2은 그 당시에는 매우 독특한 성격을 가진 작품이었다. 성별 전환, 러브 코미디, 격투가 혼합된, 자칫 잘못하면 이도저도 아닌 이야기가 될수 있었지만 절묘하게 밸런스를 이룬 이야기의 배분과 주천향이라는 독특하며 매력적인 요소가 만화에 빠져들게 만들었다.시간이 지난 지금 오래전 애니메이션과 만화로 보았던 작품을 다시 e북으로 보면서 어째서 이 작품이 재미있고 인기있을수 있었는지를 다시금 알수 있었다.약간은 유치하고 허무맹랑해 보일수도 있는 소재들도 그 안에 담긴 박력으로 역동감을 가지며 개성있고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이 사건을 전력으로 임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느새 빠져들고 말았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 느낌, 아무 잡념없이 순수하게 작품을 즐기는 감각에 다시 빠질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1권 무료대여를 보고 곧장 전권 대여를 하게 만든 마성의 작품모든 사람들의 뇌에 칩이 심어져 사망후 mri를 통해 최대 5년까지의 기억을 들여다 볼수 있는 가상의 미래 사회에서 [제9] 라 불리는 특수수사부는 죽은 사체의 뇌를 통해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사건의 진상을 알아내는 일을 한다.그러나 인간의 뇌란 불안정하고 제멋대로이기에 진실을 보여줄때도 있지만 때로는 환각,망상,거짓으로 점철되어 있다. 인간의 기억을 쉽게 들여다 볼수 있는 편한 세상은 무덤까지 가져가서 보여주고 싶지 않은 기억들마저 대중들의 먹이감이 되고 심연속에 감추어진 기억들이 세상위로 끄집어 올라왔을 때 온전한 정신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적나라하게 보여지는 인간의 악의와 괴로운 트라우마들 그리고 형사와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선을 유지하기 위한 윤리관과 싸우며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들을 담고 있다.맛보기용인 1권은 살짝 아쉽게도 이 만화의 가장 숨막힐 정도로 답답하고 무거운 이야기들을 느끼기엔 소프트한 면이 있다. 만화를 읽으면 수수께끼와 공포,인간의 드라마들이 점입가경으로 펼쳐지기에 가능하면 1권에서 멈추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살짝 아쉬운 것은 작품이 소녀 만화 스타일이라서 등장인물들이 종종 뺨따구를 날리는데 남자만 가득한 경찰 조직 내부에서 서로 뺨따구만 날리고 있어서 참 적응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결말부를 위해 3권 분량의 내용을 할애하는데 꽤 질질 끌다보니 그동안 단일 에피소드들로 익숙해진 흥미로운 내용에 비해 흡입력이 많이 떨어져서 지루하게 느껴진다.
기사 견습생의 시점에서 그려지는 중세 기사물.작가가 기사물을 좋아하는지 작중 많은 설명이 들어가 있다.그러나 만화는 별 내용이 없다. 전형적인 일본풍 느긋한 일상물 스타일과 맥락없는 이야기가 더해져서 긴장감을 조성하는 인간관계나 위기, 목적의식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데다 1권 내에서 2화 분량을 별 내용없는 설명으로 때울 정도로 작가는 기사물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만 할 뿐 이야기를 등한시하여 주객전도와 같은 진행을 한다.2권 미리보기에서 볼수 있는 비밀스런 과거와 정체를 숨기고 있는 여성 기사 견습생이라는 설정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를 끌어낼수 있을텐데도 지나칠 정도로 느긋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와 체력적으로 약한 주인공을 둘러싼 긴장감 없는 진행 때문에 아무런 흥미를 끌어내지 못 하고 있으며 각 화 끝부분에 시덥잖은 캐릭터 설정이나 적고 있는데 작가는 흥미를 끌기 위해 이야기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보인다.제목을 보면 이 만화의 스타일을 어느 정도 유추 할 만한 점이 있긴 했지만 일상물스러운 점을 감안하더라도 다른 등장인물과의 관계 형성 및 유대를 이루는 것도 아닌 단순 중세 요소 설명에 그치는 건 너무하지 않나 싶다. 게다가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가는 것도 아닌 주변 인물을 소개하는데 페이지를 낭비하고 있으니 도저히 2권을 구매 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중세시대 생활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마음에 들지도 모른다. 다만 그 중세 요소에 일본식 일상물 스타일이 섞여 있는데 중세 요소 설명을 넣는 것을 좋아하는 것 치고는 당시 시대상의 분위기나 고증을 준수하려 한것 같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