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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고화질] 중쇄를 찍자! 18 ㅣ 중쇄를 찍자 18
마츠다 나오코 지음, 주원일 옮김 / 문학동네/DCW / 2023년 10월
평점 :
만화업계의 모습을 출판계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특징을 통해 신선한 감각과 다양한 시각을 느끼게 해 준 만화 중쇄를 찍자. 오랜만에 18권까지 나오면서 기다렸던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대했지만 뭔가 좀 부족한데 라는 느낌을 크게 받았다.
초심으로 돌아가 이 만화에 빠져들게 된 1권부터 이야기를 되짚어 보니 점차 이 만화가 놓치고 있는 부분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중쇄를 찍자는 출판업계의 시선에서 보여지는 만화계의 이야기를 다룬다. 그리고 그 출판업계의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 할 독자를 위해 신입인 주인공 쿠로사와 코코로를 통해 신입 교육에 비추어 독자들에게 설명을 하며 코코로의 활동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모습으로 독자들에게 생생한 현장감, 출판업계의 상황 한복판에 있다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때때로 주인공이 아닌 다른 인물들이 등장해도 그것이 업계의 이야기를 반영하며 인간 드라마를 그려내고 있기에 이질감 없이 즐길수 있었고 현장감을 잃지는 않았다.
그러나 18권은 단적으로 말해서 드라마도 없고 주인공도 없는 상황이다. 주인공은 있으나 마나 실상 없어도 이야기는 무관하며 드라마도 없다. 코로나 시대가 오면서 작가가 디지털 작업으로 전환하면서 동시에 느낀 것이 있는지 그런 디지털 시대의 환경 이야기들을 담고는 있지만 솔직히 이건 밋밋하기 짝이 없다.
똑같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 에피소드는 권 초반에 보여주었건 구작 만화의 디지털 판매 계약 에피소드가 있다. 그 에피소드 속에서 종이를 고집하는 만화가를 설득하며 동시에 만화가로 살면서 잃어버린 것들,자존심,시대의 흐름 등을 담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 17,18권의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전환 에피소드들은 이야기는 있어도 드라마,사건 등이 없다. 그냥 흔해빠진 이런 것들을 한번 해 봤습니다 수준의 이야기다. 그리고 주인공도 별로 필요가 없다. 과거 에피소드들이 하나의 주제를 띄우면 거기에 만화가와 편집자와 사건,고난,실수,감정,좌충우돌,해결의 실마리들을 풀어놓으며 드라마를 보여주었건 것에 비해 이제는 점점 한결같이 이런 일들이 있고 우리들은 열심히 일합니다 식의 미적지근한 흐름과 결말로 이어진다. 초반의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넘치던 폼은 온데간데 없고 이제는 주인공마저 이야기 안에 비집고 들어거지도 못 한다.
더군다나 주변 인물의 이야기를 다루던 것이 도를 넘어 피브의 만화가인 나카타의 애피소드로 채워지고만 있는데 나카타라는 캐릭터가 처한 상황,환경,압박,문제점 등은 분명 흥미로운 이야기이긴 하다. 특히 나카타가 본래 만화가 지망생이 아니었기에 만화가가 되기 위해 겪어 온 과정들은 편집과는 상관없는 유도를 하다가 편집자가 된 주인공과 비슷한 같이 성장하는 관계로 볼수도 있다.
그러나 비중면에서 점점 나카타 에피소드는 주인공 쿠로사와 코코로의 이야기를 잡아먹으며 혼자 날뛰고 있다. 쿠로사와가 나카타의 담당에서 물러나고 회사의 상황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와중에도 오로지 꼿꼿하게 자기만의 에피소드를 관철할 수 있었던 것은 작가의 편애가 담긴게 아닐까 싶을 정도인데 쿠로사와는 이 과정들 속에서 발전,성장한 모습이 없던 반면 나카타는 꾸준하게 변화하며 달라지는 모습을 보인다.
나카타의 에피소드를 전개하는 것 까지는 불만은 아니지만 현재 이야기의 초반을 끌고 온 쿠로사와가 점점 메인에서 빠져나가는 점, 그리고 업계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독자의 시선을 대신하는 캐릭터가 영향력을 주지 못 함으로서 이야기가 업계의 현장감을 전달하지 못 하는 점들이 아쉽다.
앞으로 이야기가 나카타 위주로 흘러갈 것인지 아니면 이 이야기를 매듭짓고 다시 쿠로사와 시점으로 돌아갈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 만화가 초반에 끌어 온 원동력인 현장감,업계의 일들을 담기 위해서는 쿠로사와가 성장하며 달라지는 모습,메인이 되는 것은 필수불가결이기에 부디 초심으로 돌아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