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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옆자리의 후리양이 어쨌든 무섭다 (총5권/완결)
키노우에 세이이치 (저자) / 대원씨아이 / 2025년 10월
평점 :
고등학생이 되어 같은반 옆자리에 불량(?) 소녀 후리 요코를 만나게 된 남주인공 타이라 나미토가 주인공에게 다소 강압적인 일방적 관심을 표하는 후리양에게 휘둘리면서도 조금씩 알아가고 좋아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이야기.
불량 소녀가 들이대는 일방적인 관심을 받아가며 다소 오해도 하고, 주변 사람들은 한눈에 관계를 이해하고 응원하기도 하며 어찌저찌 가까워지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작가가 능력과 센스가 부족해서 소재와 캐릭터, 이야기를 다루는 맛이 부족하다.
여주인공 후리는 첫 만남에 남주인공 타이라에게 호감을 갖지만 타이라라고 하는 캐릭터의 매력이나 후리가 반하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나 관계성이 부족하고 탄탄하게 쌓아서 전개하기 보다는 바로 연결시키려 하다 보니 여러모로 부실공사 같은 느낌의 관계가 되고 만다.
작가나 편집부가 뒤늦게 알았거나 팬레터로 지적을 받았는지 5권이 되어서야 부랴부랴 후리에게 사람이 멀어진 이유와 함께 후리양의 과거를 모르고 후리양에게 최초로 친근하게 다가온게 주인공이라는 이유를 대충 붙이긴 하는데 5권째가 되서 이유를 붙이기엔 이미 늦었고 작가가 일방적으로 관계를 붙여주다 보니 뒤늦게 붙인 이유도 좀 헛도는 경향이 있다. 제대로만 표현을 했더라면 캐릭터에게 빠져 들고 좀 더 호감을 느낄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 한 점은 분명 작가의 역량 부족이다.
또한 캐릭터를 대단히 못 써먹고 있는데, 투입되는 캐릭터들이 매우 심심하고 뻔한 형태에 개성이 없으며, 작가가 캐릭터를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분량을 할애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건 대체로 능동적으로 움직이질 못 하는 남주인공을 여주인공과 이어주기 위해 오지랖을 부리는 것에 국한되어 있어 각각의 캐릭터의 독립적인 매력이나 연계성은 거의 없고, 또한 스스로 움직일줄 모르는 남주인공도 매력이 없을 뿐 아니라, 여주인공 후리양 조차 반응이나 행동, 모습 등이 1차원적인 형태에 멈춰 있고 강조 해야 할 매력 포인트를 발굴하지 못 해서 매우 밋밋하다.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조연들이 밀어줘야 이야기가 진행이 될 정도로 정체되어 있거나 일방적인 구도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느낌이 없다보니 보다보면 금새 식상해지고 지루해진다. 뻔한 캐릭터 뻔한 소재 뻔한 이야기가 반복이 될 뿐이라 끌리지가 않는다. 하든 말든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도 많고, 주변 캐릭터의 투입이 잦아 중심이 될 주인공 커플이 중심이 되질 못 하고 분량 조절도 안 되고, 관계성도 발전이 더디는 등 뭐 러브코미디 떼고 봐도 전혀 재미있지가 않다.
장르를 떠나서 매력적인 작품에는 캐릭터의 특징과 개성, 호감 포인트, 또 다른 면모, 캐릭터를 이어주는 인간관계 등이 복합적으로 기억에 남기 마련이다. 주인공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세계, 주인공의 도움을 받은 세계와 인물 또는 세계나 주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은 주인공, 주인공이 활약하는 상황, 주인공이 독자로부터 호감을 끌어내는 포인트 등 주인공이 대체불가능한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이게 안 되는 창작물은 주인공의 매력을 끌어 낼 줄 몰라 이야기가 매번 뻔해지고 주인공 혼자 노는 일방통행이 되거나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되고 만다. 이 만화는 신기하게도 둘 다다. 여주인공은 일방통행이고 남주는 꿔다놓은 보릿자루다. 서로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못 하는 두 주인공은 매력도 부족하고 중요도도 낮아 사실상 만화의 세계관에서 필수적인 요소라는 느낌을 주지 못 한다.
작화는 그래도 작가가 선을 깔끔하게 처리해서 지저분한 느낌이 없는건 여러모로 공을 들인다는 느낌은 있어서 좋긴 하지만... 작가의 감각이 부족해서 캐릭터 뒤쪽에 배경이 없이 하얀 백지로 남기는 컷의 빈도가 너무 심하고, 사용되는 구도와 표정도 밋밋하고 큰 차이가 없어서 보는 맛이 떨어지지만, 작가가 톤으로 질감 표현을 하는 것과 옷의 맵시를 못 살려서 보는 맛이 없다. 어떻게든 후리양에게 다양한 옷을 입혀 캐릭터의 매력을 살리고자 하지만 자꾸 펑퍼짐한 형태의 옷과 쇄골 부위를 옷으로 덮으려는 등 작가가 그리기 어려워 하는 부분을 의도적으로 피하려는 경향이 심해서 사용되는 구도도 매번 뻔하고 매력적인 그림에서 보여지는 골격이나 각선미, 라인의 맛도 없으며, 톤을 쓰는 능력도 부족해서 가뜩이나 펑퍼짐한 옷이나 입히면서 질감도 못 살려서 덩어리의 표현조차 밋밋해진다.
그래서 이 작가의 그림을 보고 다른 만화의 매력적인 여성의 그림체를 보면 정말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매력을 못 살리는 점이 안타깝다. 심지어 지나치게 데포르메되어 도형 수준으로 간략화된 캐릭터조차 이 만화의 캐릭터보다 더 매력이 있을 정도니 센스가 없어도 너무 없다.
안타깝게도 작가가 만화를 내기엔 너무 일렀다는 느낌이다. 캐릭터도 이야기도 작화의 매력도 모두 너무 부족해서 좀 더 경험을 쌓고 그렸더라면 좋았을텐데 데뷔를 서둘렀는지 결국 결함품을 내고 말았다.
그래도 그나마 작가가 성실하긴 하다는 건 장점이다. 어떻든간에 일단 이야기를 마무리짓고 캐릭터들의 뒷이야기도 정리를 했다는 점에서는 좋게 평가 할 만한데, 캐릭터를 있는대로 늘어놓고 수습도 못 하고 부랴부랴 끝내느라 엉성하게 마무리 짓는 것들을 자주 봐서 그런지, 그나마 책임지고 정리를 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그 외의 것들은 장점이 거의 없어서 추천하긴 어렵다. 흔히 ~~는 좋았다 라고 하여 다른게 부족해도 특출나게 매력적인 장점 하나로 존재감을 내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 만화는 신기하게도 평균적으로 모든 부분이 간당간당하게 합격 기준치 미달인 형태다. 뭐 하다못해 작화라도 좀 개선이 되어 돌아온다면 좋겠는데, 그 펑퍼짐한 패션의 감각을 고수하는 편한 형태만 찾으려는 꼼수가 개선이 되질 않는다면, 그리 기대하긴 힘들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