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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고화질세트] 너는 방과후 인섬니아 (총14권/완결)
오지로 마코토 (저자), 오경화 (역자) / 서울미디어코믹스/DCW / 2024년 10월
평점 :
불면증으로 잠 들수 없는 소년과 소녀. 창고처럼 방치된 천문부에서 우연히 만나 비밀을 공유하고 서로의 심장 소리에 기대어 천문부란 공간에서 잠에 들 수 있었지만, 천문부를 아지트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명맥이 끊긴 천문부를 부활시켜 실적을 만들어 낼 필요가 있었기에, 둘만의 아지트를 지키기 위해 천문부원 활동을 하며 가까워지는 이야기.
기본적으로는 마음의 상처 때문에 잠들수 없는 두 주인공의 성장과 극복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그 이야기에 진입하기까지의 과정이 길고 요점이 흐릿해서 그저 두 청소년이 꽁냥대는 이야기로만 느껴진다.
천문부와 관련된 활동을 하긴 하지만, 작중 등장하는 카메라의 사용법이나 별에 대한 이야기나 이런건 대충 쓰다 마는 수준으로 거의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카메라,천체관측과 관련된 정보를 기대한다면 얻을 건 없다.
여 주인공이 둥글둥글하면서 보통의 미형 캐릭터와는 달리 코가 조금 낮게 표현되어 아기 돼지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긍정적이고 활발하고 성격도 좋은 독특한 매력을 지녀 마음이 매우 끌리게 하는 캐릭터이기에 이야기가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끌려다니듯이 전개되어도 그리 불만스럽지는 않다. 그러나 반대로 여주인공 외의 캐릭터는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이야기에서 제대로 다루질 않으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과정에서도 사용되질 않아 이런 부분에선 아쉬운 점이 있다.
여주인공의 매력적인 모습이나 꽁냥대는 것만 봐도 즐겁고 청춘의 간질간질한 느낌과 풋풋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만족스럽긴 하다. 서로 좋아하는 관계가 되기 위해 뭔가 이유를 필요로 하는 다른 러브코미디와는 달리 여주인공의 긍정적인 면과 자연스러운 분위기로 당연하다는 듯이 좋아하는 사이가 되는 점은 결정적인 연출로서 인상을 남기는 스타일과 달라 확 하고 터트리는 맛은 없지만, 그런 잔잔한 느낌 때문에 더욱 꽁냥대는게 간질간질한 점도 있다.
작화는 그간 보아온 만화들 중에서도 어두운 야간의 분위기를 매우 잘 살리면서 흑백의 미를 끌어내는 작화로, 톤 사용도 뛰어나고 인물과 배경, 소품, 동물 등 전체적인 퀄리티도 우수하지만 분위기를 내기 위한 균일한 퀄리티 유지와 그림자, 질감 표현이 매우 뛰어난데, 특히나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점은 깔끔한 선으로서, 질감이나 그림자를 표현하기 위해 선을 긋는 경우 너무 많으면 조잡하고 더럽게 느껴지거나, 과하게 굵거나 얇아도 분위기를 망가트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만화는 정말 선을 필요한만큼만 제대로 깔끔하게 사용을 하는 점이 매우 대단하다고 느껴진다.
개인적으로는 구매에 후회가 없는 만족스러운 만화긴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후반부 이야기가 질질 끌리고, 병 요소를 편의적으로 써 먹고 캐릭터 사용과 결말이 좀 싱거운 점이 아쉽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별 다섯개 기준 4.9 정도를 주고 싶어도 그렇게 세세하게 점수를 줄 수 없다보니 그냥 반올림으로 다섯개 주긴 했지만 다소 아쉬운 점이 있는 만화라는 사실은 지울수가 없다.
해피엔딩이기에 혹시나 안 좋은 결말이지 않을까 걱정한다면 그 점에선 문제는 없지만, 확실하게 마무리 짓고 이어주는 형태는 아니기에 그 부분은 아쉽다고 느낄수도 있다. 그렇게 꽁냥거려 놓고서는 정작 결말은 미적지근하다 보니 더더욱 그런 느낌을 받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