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화질]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 08 건강하고 문화적인 최저한도의 생활 8
가시와기 하루코 지음, 하성호 옮김 / 문학동네/DCW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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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이야기 흐름과는 달리 희망적인 결말로 끝난 아동 빈곤이 아닌 부모 빈곤 에피소드.

솔직히 뭘 이야기 하고 싶었는지 좀 애매한 에피소드인데, 아동 빈곤이란 주제에 너무 초점을 갖다대서 그런가 싶어 부모의 문제로 시야를 넓혀 봐도 좀 애매하다.

가난한 아이가 부모가 되어 가난한 부모로서 이어지는 가난의 대물림을 이야기하는가 싶어도 그래도 와 닿지가 않는게 그래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를 알수가 없다.


이전 에피소드들은 이야기의 주체와 가지고 있는 문제가 명확하고, 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에 대한 정보도 명확한 반면, 이전 아동 빈곤이라 붙인 에피소드는 일부러 논점을 회피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야기에서 아이의 비중은 많지 않고, 생활 보호 대상자가 아이 시절 아동 양호 시설에 맡겨졌다거나 부모가 자살미수를 했다거나 하는 내용을 담백하게 기록으로만 훑기 때문에 더더욱 이야기의 대상이 아동일 때 힘들어 했거나 왜 복지를 피하려 하는지가 명확하지 않은채 짐작으로만 의중을 파악하는 정도라서 아동의 빈곤에 대한 이야기는 비중이 크지 않다.

그렇다고 싱글맘으로서 겪는 복지 문제에 집중하기도 전에 임신 이야기로 넘어가 버려, 문제가 이상하게 복잡해지고 싱글맘으로서 받을 수 있는 복지 서비스에 대한 정보에 대한 이야기도 집중하지 않고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식으로 어영부영 이야기가 넘어가 버리는데 이전의 에피소드와는 다른 이유로 여러모로 좀 찝찝한 에피소드다.


복지라는게 자립을 위해 죽지 않을 정도로만 지원하는 것이기에, 스스로 소득을 올리지 않는 한 풍족한 생활은 기대 할 수 없어서 빈곤의 수레바퀴는 어지간한 전환점이 없는 한 꾸준히 대를 이어 가곤 한다.

물론 여의치 않게 부모가 죽거나 이혼 하거나, 범죄에 휘말리거나 하여 제대로 된 가정을 이루지 못 하고 의지 할 수 있는 부모가 없이 교육도 재산도 물려받지 못 하고 빈곤의 수레바퀴에 탑승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좋은 환경이 주어진다면 해결 될 기미가 있지만, 이 이야기의 경우는 실상 복지의 대상인 싱글맘은 스스로 뭘 하려 했다기 보다는 그저 주변에 끌려 다니다가 이혼을 결심 한 것 외에는 제대로 된 행동 없이 교육도 환경도 내팽개친 케이스라 아동 빈곤에 대한 이야기를 집중 할 수 없었다면 차라리 두 가정의 케이스를 보여주어 환경이 조금씩 개선되고 의지를 보이며 극복하는 것과 그렇지 못 한 것을 대조적으로 보여주는게 낫지 않았을까 싶은데 말이다.


좀 더 이 가난의 굴레에 대해 조명하고 싶다면 당사자의 이야기를 명확하게 보여주어야 했는데 어설프게 새 가정을 이루는 식으로 도망을 쳐 버리니 이 이야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어설픈 긍정적 결말로 인해 그저 찝찝할 뿐이다.

복지 공무원이 업무를 피하려 하거나 출산을 만류하려는 듯 하거나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이 부각되는데, 이전 권에서 문제를 회피하려는 점은 예산이라는 이유가 있었지만, 이번 이야기에서 책임을 피하고 복지 대상자를 모른척 하려는 것은 이전 권에서 보여준 예산의 집행 유무의 문제와는 결이 다른 부분이라, 부디 한국은 이런 경우는 없길 바랄 뿐이다.

또한 이 이야기에서 대상자의 복지를 담당하는 캐릭터의 머리속에 스쳐 지나가는 회상 장면은 정작 어디서 나온 장면인지 해당 에피소드를 재확인 해 봐도 알수가 없는데 아무리 생각 해 봐도 이번 이야기는 좀 심하게 어설프다.

아주 많이 개선되진 않더라도 조금씩 나아지는 걸 보여줬으면 했는데 이 이야기는 마치 복지로부터 달아나던 복지 대상자처럼 문제로부터 달아나는 듯한 모습.


그리고 마치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단순히 복지를 분류하듯이 다음 권 에피소드인 빈곤 비지니스 예고를 보면서 편집자가 바뀌기라도 한건지,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이 사람에서 제도로 넘어가 형식적으로 다루려는 듯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이 이야기 안에서 사람의 이야기가 보이지 않았던 것은 다음 권의 흐름도 마찬가지일거라는 것을 예고하는 듯한 불안한 느낌이 심하게 들어, 일본에선 13권까지 나온 이 만화의 일본 아마존 리뷰를 좀 들춰보니 나같은 사람이 있는건지 이후의 에피소드에서 아쉬운 점을 지적하는 의견이 보인다.



일단 다음에 예고된 빈곤 비지니스는 12권까지 지속되는 장기 에피소드인듯 하니, 정발 간격이 너무 길어져도 힘들겠지만, 4권 분량의 긴 에피소드를 한권 한권 나올때마다 버티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 싶다.


아직까진 일단은 아직까진 계속 구매하겠지만, 부디 다음 빈곤 비지니스 편은 내 우려가 기우이길 바라며, 잘 나왔으면 한다. 이 이상 어설프게 이야기를 만든다면 더 이상 볼 가치가 없을 거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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