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그리는 사람의 시크릿 노트 쉽게 배우는 만화 시리즈 79
이케가미 코우키 지음, 김재훈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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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급자 이상에게 추천하는 책. 아니면 최소한 인물화나 풍경화, 정물화 각각 한달 이상 꾸준히 그려본 적 있지만 적절한 멘토를 못 찾고 도움을 받지 못 하여 책에서 정보를 찾고 싶은 사람에게만 추천. 간단하게 그려보고 싶은 스타트 라인에 선 사람이라면 거쳐가야 할 벽이 좀 많다.


일단 책의 장점이라 한다면 일본에서 우후죽순 동인지 마냥 나오는 여러 일러레가 팁 깨작깨작 내놓는 책에 비해 단 한명의 일러레가 가진 팁을 풀어 놓기 때문에 내용이 알찬 편이고 일관된 구조 속에서 일러레가 어떻게 그림을 그리는지 이해하기가 쉽다.

저자가 강사로서 경험은 없는지 내용이 통일성이 부족하긴 하지만, 그것을 커버하는 빼곡하게 들어찬 설명이 특징이다. 내용이 '완벽'한건 아니지만 설명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읽는 입장에서 더 정보가 필요 할 경우 스스로 찾아 볼 수 있을 정도의 설명은 되어 있다. 다만 부분 부분 필요한 설명이 없는 경우도 있다는게 문제다. 책에서 사용된 그래픽 툴이 클립 스튜디오인지 포토샵인지조차 전혀 설명하질 않으니까.

저자가 쓰는 소프트웨어는 클립스튜디오이기에 포토샵을 쓰는 사람이라면 책에서 설명한 내용을 포토샵에서 쓰는 내용으로 바꿔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컨데 책 가장 앞부분에 나오는 클립 스튜디오의 벡터 레이어는 포토샵에서는 쉐이프 레이어라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귀찮은 점이 있다는 것을 염두하고 읽거나 구매 전에 생각 해 볼 필요가 있다.


책 뒤쪽의, 미리보기에서는 두번째 페이지에 나오는 7개의 일러스트를 기준으로 작업 과정을 풀어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뒤쪽의 7개의 일러스트를 보고 마음에 든다거나 이런 느낌의 그림 그려보고 싶다면 괜찮을 것이고, 일러스트 퀄리티가 좋아서 그 노하우를 알고 싶다고 하면 절반 정도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림의 분위기가 취향도 아니고 저렇게까지 고퀄로 그리고 싶지 않다면 책에서 빼곡하게 설명하는 것을 읽을 이유는 없을테니 다른 책을 찾는게 나을 것이다.

그 7개의 일러스트를 보면 느끼겠지만, 그림의 분위기나 색, 구도 등이 비슷하기에 해당 일러스트를 가지고 설명하는 내용도 좀 편중되거나 비슷하다던지 하는 경향이 있다. 여러 일러레가 중구난방으로 설명하지 않아 좋다고 생각했더니, 이번엔 수록된 일러스트가 저자의 취향에 편중되는 문제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 했던터라 이런 단점도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다. 분위기가 비슷한 일러스트의 팁 설명 부분은 서로 비슷한 색과 분위기를 내기 위해 사용되는 방법의 설명도 닮기 때문에 그 부분은 좀 아쉬운 부분이다.


선긋기, 채색, 배경, 구도, 투시도법과 원근법, 질감, 반사광 등 목차에 나와있는 것들을 설명하기에 여러가지 정보를 얻어 갈 수 있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저자가 강사 경력은 없는지 이를 미리 가르치고 넘어가는게 아니라 그림을 그리는 과정 중에 설명을 집어넣기에 난잡하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으며,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넘어가는게 아니라 지금 그리고 있는 내용에서 딱 필요한 것만 설명하고 그 외 설명해야 할 것들이 생략되어 있기에 제대로 이해하고 가는게 아니라서 문제다. 그래서 중급자 이상이 아니면 어정쩡하게 정보를 습득하고는 더 배워야 할 것을 놓칠 수도 있다.


또한 저자가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잘 그리는 팁의 기준이 상업적 결과물로서의 퀄리티와 기간 준수에 좀 집착하는터라 적당히 뭉개거나 그럴싸하게 그린다거나, 작업 기간을 줄이기 위해 생략이나 땜빵 팁 같은 것들이 자주 나오기에 초급자는 배워봤자 별 의미는 없을 내용들이 있다.



책은 내 기준과 경험에 두고 봤을 때 책 가격만큼 내용이 알차기에 좋다고는 생각한다. 다만 전문적인 작법서로서 전적으로 의지하긴 어려운 책이다. 작법과 관련된 기초적인 설명이 있긴 하지만, 저자가 독자의 기준을 최소 중급자 이상으로 잡아두고 같은 동업자인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유용할 팁을 담고 있기에 책 제목인 '잘 그리는 사람의 시크릿 노트'처럼 잘 그리는 사람 기준으로 설명하는 팁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설명이 빼곡한 만큼 얻어갈 정보가 많다. 개인적으로는 꽃,구름 작화 팁도 좋았고 다른 작법서들이 어정쩡하게 설명하거나 구분하곤 하는 빛을 받는 영역에 대한 것을 이 책에서는 매우 세세하게 가독성 좋게끔 나누어서 개별의 색으로 표시를 해 두기 때문에 빛 반사와 광원과 관련해서는 엄청나게 꼼꼼한 점이 매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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