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화질세트] 괴이계 (총4권/완결)
미야오 이쿠미 / 데이즈엔터 / 2025년 7월
평점 :
판매중지


사는게 너무 힘들어 자살을 택해 산에 오른 주인공 이노 레이. 그러나 단순히 자살하려 한 그녀에게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이가 찾아오고, 이후 끊임없이 괴이와 얽히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호러 미스터리물로서 도시 전설과 괴담,설화의 공통점을 섞어 괴이의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과 작가의 해석이 흥미롭다.

무엇이 되고 싶은가 라는 주제를 가지고 괴이나 인간들이 어떻게 고민하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주제 의식도 나름 괜찮았는데 다만 그것에 대한 결론은 적당히 미적지근하게 정의내리기에 괴담 마냥 모호하다.

고어나 그로테스크한 표현은 거의 없거나 있어도 무서워서 보기 힘들 정도는 아니기에 호러물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편하게 볼 수 있다.

이야기 배분은 적당한 길이로 배분되어 지나치게 늘어지거나 너무 짧거나 하지 않은 것도 좋다. 다만 4권이라는 짧은 권수로 완결이 나 버렸는데, 딱 이 정도만 준비한건지 잡지 사정상 완결난건지는 모르지만 좀 더 연재해도 되었을 것이 너무 빠르게 끝난 감이 있어 조금 아쉽다. 작가의 괴이에 대한 해석이 흥미롭기에 더 많은 괴이를 다룬다면 좋았을테지만, 완결의 마무리를 매우 깔끔하게 끝낸터라 후속 연재가 되기는 애매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


작중 전범 요소가 등장하긴 하지만, 전범 요소를 미화하지는 않는다. 누에의 소재가 된 인간을 설명 할 때 비인간적인 전쟁의 참상 속에서 당초 생각했던 전쟁과는 다른 모습의 학살에 가담하여 목적성을 잃어가는 모습을 그리며 인간이 깍여 나갔다고 하기도 하고, 가족들에겐 유골도 아닌 돌멩이가 전달되어 분개하고, 일본군이 민간인을 죽이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표현하는 등 전쟁을 미화하기 보다는 지적하는 측면이 강하다. 만약 욱일기라도 등장했다면 문제였겠지만 다행히도 욱일기는 등장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처럼 일본에 의해 피해를 입은 입장에선 이용되어 버려졌다고는 해도 가해자였던 일본군을 불쌍한 존재로 표현하는 것은 아니꼬울수 있긴 하다. 그러나 한국인 입장에선 아니꼽긴 하더라도 일본인 입장에선 전쟁에 의해 가족을 잃은 측의 슬픔과 전쟁의 문제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부분일 것이고, 이를 위해 촌구석 마을의 작은 집과 쇼와시대의 특징인 세일러복을 통해 전쟁에서 가족을 잃은 측이 전쟁으로 얻은 것 하나 없는 일반인임을 표현하고 있다. 만약 해당 가족이 중산층 모습이거나 다이쇼 시대처럼 보여졌다면 또 우익이 감성팔이 했네 라고 해도 할말이 없었을 것이다. 적당히 감성팔이 하며 약자 코스프레 하는 만화들보다는 그래도 이 만화는 준수하게 선을 잘 지킨 편이다.


여름을 위한 납량물로서 가볍게 즐기기 좋은 작품. 다만 초반에 여주인공이 겪는 사회의 불합리한 부분은 조금 거슬릴수도 있을 듯 하다. 일본의 음습한 부분을 지적하려는 것 같긴 한데 그에 따른 인과응보는 없는터라 지적과는 별개로 통쾌한 부분은 없으니 여러모로 여주인공만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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