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을 간파하는 능력을 가진 소녀가 능력에 대한 고민과 만남을 겪는 이야기. 장르 구분은 추리/미스터리이지만 소녀만화지에 실린 만화라 추리/미스터리 쪽으로 잘 만든 만화는 아닙니다. 미스터리보다는 순정 쪽에 더 가까운 형태입니다.텔레파시는 여러 매체에서 사용되어지는 일이 많은 인기 능력 중 하나이지만 대부분은 능력의 장점 위주나 상대방의 속마음을 읽어 대응하는 정도로만 비추어질 뿐 그 능력의 단점을 진지하게 다루는 경우는 적은 편입니다. 실제로는 모르는게 약이다 라고 할 정도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봐야 혼자만 상처받을 일만 많을테지요. 꼭 텔레파시가 아니더라도 누군가의 개인 메모를 본다던지 하여 자신의 호의에 대해 상대가 숨기고 있는 반감이나 적의, 의심을 알아차려봐야 하소연도 못 하고 혼자 상처 받고 관계가 틀어질 뿐이기도 하니까요.거짓말풀이 수사학은 이런 텔레파시 능력에서 거짓말만 골라내 간파하는 하위 능력으로 능력을 가졌을 때의 이점보다 능력에 의한 인간관계의 붕괴, 거짓말의 의도를 오해했을 때의 문제, 능력을 잃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 단점이나 문제점을 강조하는 형태의 이야기를 보여줍니다.텔레파시 능력을 다루는 만화 중에서 이처럼 심도있게 능력의 부작용을 다루는 만화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능력에 대해 깊이 생각한 모습이 엿보이는 만화입니다.자신의 능력 때문에 친구와 멀어지고 증명 할 수 없는 거짓으로 범인으로 몰리고 사람들에게 외면 받으며 자신의 귀를 자르려고 할 정도로 태어난 마을에서 심적으로 내몰린 주인공 카노코가 마을을 떠나 우연히 사건에 얽히면서 만난 게으르고 매사 대충인 탐정 소우마의 조수가 되어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이야기합니다.추리물에서 아치에너미의 존재가 종종 보이는 것과 달리 이 만화는 아치에너미는 없습니다. 주인공 소녀와 닮은 꼴의 관련 인물은 있지만 거짓말을 가려내는 이야기 형태에 집중하여 적으로 등장하는 형태는 아니어서 만화는 끝까지 텔레파시 능력에 대한 이야기 위주로 흘러가긴 하지만 텔레파시 능력에 대한 이야기만 다루지는 않습니다. 그렇긴 해도 추리 이야기는 좀 빈약한 편이고 다른 추리물에 비하면 설명도 부족한 경우도 있으며 소우마 혼자 활약하거나 전부 정리하는 편이라 사건의 답을 알고 다시 읽어봐도 그다지 추리물로서 흥미를 끌어당기는 부분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추리물로서는 좀 추천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특히 범인들의 동기 부분이 좀 그런것이 살인사건 같은 강력 사건의 경우 범인들의 심리보다는 범죄만 표현되어 싸패같은 측면이 심하고, 단순 오해나 비밀, 경범죄 정도의 용의자들의 동기는 왜 이런걸로 일을 키우지? 싶은 것도 있는지라 여러모로 추리 사건이 균형을 이루지 못 하는 느낌입니다.자신의 능력으로 상처받을 정도로 능력을 꺼리지만 오지랖이 심해 도저히 곤란해 하는 사람을 두고 보지 못 하는 주인공 카노코와 달리 주인공 소우마는 관찰력이 뛰어나고 눈치가 빨라 종종 사람을 도와주기도 하지만 좋은 의도로 도와주어도 믿지 않는 사람들의 본질을 이해하며 거리를 두는 방법에 익숙해 하는 모습은 카노코와 반대인듯 하면서도 소우마 역시 곤란해 하는 사람을 놔두지 못 하는 점으로 다른듯 닮은 꼴인 두 사람을 통해 매력적인 인물 관계를 풀어나갑니다. 다만 소우마의 과거를 후반부에 급하게 푸는 형태라 이와 관련한 분량 조절 문제로 이야기의 마무리가 다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타인의 거짓말을 읽는 능력으로 생기는 피해, 오해, 문제, 그리고 능력에 대한 무의식적인 의존과 능력 상실에 대한 불안, 그래도 능력을 잘 활용함으로써 사람을 돕고 대인관계를 해소하고 구원하는 이야기를 잘 만들었다는 점에서 이 만화는 높게 평가 할 가치는 있으나 그것 외에는 많이 아쉬운 만화입니다. 순정만화적인 측면에서도 추리만화 측면으로도 별 5개는 어렵지만 그래도 어지간한 만화들보다는 짜임새나 이야기도 좋고 볼만한 만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