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고화질] 아키야마 씨의 새 라이프 01 아키야마 씨의 새 라이프 1
츠다 나나후시 /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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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하게 육덕스런 여주인공의 그림에 낚여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탐조, 새를 관찰하는 버드워칭과 탐조를 위한 카메라, 그리고 여주인공과 후배 직원과의 러브코미디를 그리는 만화라고 소개문에 설명이 되어 있는데

그 어느것 하나 제대로 되어 있지 않습니다. 취미를 소재로 하는 만화가 요즘은 여러가지가 나오기는 하는데 이처럼 골고루 형편없는 만화는 처음인 것 같네요.


일단 탐조, 버드워칭... 아니. 우선 이 만화에서 소재로 삼는 탐조,카메라,러브코미디 셋의 공통적인 문제점이라면 제대로 된 내용이 없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취미를 소재로 하는 만화 중에 접한 분들이 많고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는 유루캠이 아닐까 싶은데 그 유루캠을 기준으로 비교하며 설명을 드릴까 합니다.

유루캠은 캠핑 초보자인 주인공과 캠핑 숙련자인 또 다른 등장인물들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이 과정에서 독자의 시점에 가장 가까운 캠핑 초보자인 주인공을 통해 캠핑에 대한 여러가지 설명을 하며 주의점이나 비용 등 다양한 부분들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실제 캠핑을 통하여 겪는 실수나 즐거움 등의 경험을 즐겁게 표현합니다. 등장인물들은 제각각 특유의 캐릭터성을 통해 캠핑을 하는 과정을 재미있게 채워나갑니다.

이런 구조를 잘 이해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화를 시킨 또 다른 만화가 방과 후 제방일지입니다. 낚시를 소재로 하는 그 만화도 초보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낚시에 대한 설명과 주의점,비용 등의 현실적 이야기와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해 줍니다.


그에 비해 이 만화는 모든 면에서 정반대입니다.

버드워칭을 위한 카메라 부분부터 전혀 설명을 하지 않고 주인공은 덜컥 카메라부터 구매를 해 버립니다. 그렇다고 카메라의 기능이나 사용법을 잘 설명하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주인공은 초보자인지라 제대로 쓰지를 못 하여 설명을 듣고 쓰기는 하는데 그 상황에서 필요한 사용법만 설명 할 뿐입니다. Dslr도 다른 취미들처럼 비용도 들고 제대로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술이 필요한 취미인데 이 만화는 비용은 전혀 언급도 하지 않고 제대로 된 사용법에 대해 친절하게 접근을 안 합니다. 주인공은 분명 초보자인데 이야기가 전혀 초보자 입장에서 접근을 하지 않습니다.


버드워칭, 탐조도 문제가 많습니다. 탐조가 이야기의 메인인데도 새에 할애하는 부분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설명도 그저 대략적이고 카메라에 새의 모습을 담는 과정도 초보자가 처음 새를 찍어가는 희열이나 감격을 제대로 못 살리고 있습니다. 작화의 문제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화면에 새의 모습이 조금씩 들어오면서 느껴지는 임팩트, 화면속에서 새가 독특한 움직임을 취했을 때 얼른 누르고 싶은 셔터 찬스 같은 느낌을 전혀 못 살립니다. 유루캠도 초반 작화는 좀 세로선톤을 남발하며 그저 그랬지만 최소한 자연경관을 페이지에 담는 박력은 제대로인데 이 만화는 새를 프레임에 담는 느낌이 너무 빈약합니다.

그 정도 문제는 권수가 늘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기도 할 문제이긴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버드워칭을 하는 사람이 주변 반응에 민감해 하는 새를 보러 와서 야단법석을 떨며 큰 소리를 내는 표현이 문제입니다. 이거는 작가가 버드워칭을 해 보긴 했나? 싶을 정도로 탐조에 관한 매너를 제대로 다루지 않습니다.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산을 오를때 주의점이라던가, 장시간 대기를 할 때 준비해야 할 것 등 이 역시도 캠핑이나 낚시처럼 분명 알려줘야 할 내용들이 있을텐데 전혀 다루지를 않습니다. 이거는 1권에서 제대로 다루지를 않았으니 그 다음에도 제대로 다룰거란 기대가 전혀 안 듭니다. 제대로 된 만화가라면 자신이 만화에 사용할 소재를 독자에게 어떻게 전달 할 것인지를 고민할텐데 이 만화는 전혀 그런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책 소개에 러브코미디를 언급하고는 있는데 러브도 코미디도 없습니다. 그저 여주인공의 큰 가슴이 닿는 정도의 표현만 반복적으로 써 먹을 뿐입니다. 그딴게 러브코미디면 세상 모든게 다 러브코미디겠지요. 남자 가슴이 닿아도 러브코미디고 강아지가 달라붙어도 러브코미디겠습니까? 하다못해 서로 이성으로 의식을 하거나 호감을 전달하려는 표현이라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남자도 여자도 서로 별 특별한 취급을 안 합니다. 보통 남녀 사이에서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해 핑계를 대며 시도를 하는 것들이 이 만화에서는 전무합니다. 남자 주인공이 여선배 주인공에게 호감이 있어서 새를 보자는 핑계를 대며 만나려 한다면 최소한 러브코미디의 씨앗 정도는 심었다고 생각 했을 겁니다. 그러나 남자는 아무 생각이 없고 여자도 아무 생각 없이 새를 보러 간다니까 가는 정도의 관계 밖에 안 됩니다. 어느 한쪽이라도 좀 특별하게 여기거나 받아들이는게 달라야 뭔가 그럴싸 할텐데 둘 다 아무것도 없습니다. 별 마음이 없는데 그저 가슴만 닿는 상황을 반복 할 뿐이고 그것조차 멀쩡한 탐조 파트에 어거지로 끼워넣어 집중해야 할 분위기를 깨 먹을 뿐입니다.


그래서 하도 답답한지라 이 작가가 쌩초보 신입 만화가인가? 싶어서 작가 이름으로 검색 해 보니... 에로만화쪽으로 경력이 있으신것 같습니다. 그림체도 비슷한데 추측이 맞다면 에로만화가로 먼저 데뷔를 하신게 아닌가 싶은데


그렇다고 한다면 왜 내용이 이따구인가 하는건 납득이 가긴 합니다. 에로만화는 이야기가 날림이어도 결국 섹스신만 잘 나오면 장땡이기도 한지라 왜 이 만화가 불필요할 정도로 큰 가슴의 여주인공을 내세우는지, 왜 이 만화가 모든 부분에서 제대로 된 준비가 안 되었는지, 왜 이 만화는 별 의미 없이 여주인공 가슴을 강조하고 닿는 장면을 반복적으로 써먹는지, 캐릭터의 표정들이 풍부하지 못 한 이유라던지는 에로만화 그리던 버릇 때문에 라고 한다면 얼추 이해가 갑니다. 요구되는게 다른 환경에서 잘 먹히는 것만 써 먹다가 환경이 변화한 부분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 한거겠죠. 물론 그렇다고는 해도 작가가 소재를 대충 취급하고 준비를 소흘히 한 문제는 그냥 넘어가긴 어렵습니다. 그건 스타일의 문제와는 다른거니까요.

심지어 이 만화는 1권이 나온 다음 2권이 거의 3년 반 이상이 지나서야 나온듯 한데 계간지나 월간지여도 3년 이상 걸린게 이해가 안 되는데 이 만화가 연재되는 곳이 영챔피언이면 격주 연재라 더더욱 이해가 안 가는 상황입니다. 연재 끝내려다 아까워서 살려뒀나? 싶어도 이걸 3년이나? 싶기도 한터라 여러모로 다음 권을 구매 할 엄두가 나질 않네요. 작화도 딱히 좋은 편은 아니어서 그림 보는 맛으로 구매 할 이유도 없구요.


아.. 이거는 진짜 작가가 생각을 조금만이라도 해 봤더라면 이렇게 날림 구성을 취하지 않았을텐데 정말이지 재료의 맛을 살릴 생각도 없이 좋아하는거 아무거나 집어넣고 그 어떤 재료의 맛도 못 살리는 방식으로 만화를 그리니 참담합니다. 취미를 소재로 하는 만화는 이렇게 그리면 안 된다라는 반면교사 정도는 의미가 있겠네요. 아무튼 전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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