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선배를 따라 일본 장기부에 들어온 아유무가 초심자 실력이지만 언젠가 숙련자인 부장 우루시를 장기로 이기고 고백할때까지 꽁냥대는 과정을 그린 러브코미디 만화.여러 러브코미디 만화가 있고 상당히 간질간질하게 만들며 즐겁게 하는 만화들이 있었지만 지금껏 보아온 러브코미디 만화 중에서 순위를 순식간에 뒤엎고 제 마음 속 1위가 되어버렸습니다.만화가가 러브코미디 만화를 그리면서 쌓아온 노하우가 상당히 잘 응축되어 있는 것이 느껴지는 만화입니다. 각 에피소드마다 공수의 밸런스가 적당하고 과도한 꽁냥거림과 우루시의 다채로운 표정의 리액션을 통해 보는 입장이 간질거리게 만드는데 매우 천재적입니다. 다만 1화 단위로 끊는 에피소드의 기승전결은 매우 뛰어나며 완벽한 흐름을 지니지만, 하나의 주제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묶음으로는 상당히 늘어지는 경향이 있다보니 그 점에서는 좀 아쉽습니다.각 화의 에피소드들은 내용이 중복되는 경향이 적어서 매 화가 새롭게 재미있는 느낌을 줍니다. 계절 이벤트에서는 반복되긴 하지만 같은 전개를 써먹는 일이 없어서 좋습니다. 특히 예상의 반전의 반전으로 예상대로 흘러가는 엎치락뒤치락 하는 꽁냥거림의 카운터가 묘미인데 항상 우루시가 예상을 하는 반응이 나오기 전에 아유무의 진심을 받고 당황하면서도 예상대로의 반응을 받고 또 다시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유무의 솔직하고 우직한 마음과 그 마음에 어쩔줄 모르는 우루시의 서로 좋아하는게 뻔히 보이는데 아무도 고백하지 않는 상황에서 애간장을 태우며 줄타기를 하는 그런 상황을 엮는 능력이 최고입니다.개성없어 보이는 무표정에 변화가 없는 남주인공에다 지나치게 감정에 솔직한 설정은 상당히 써먹기가 어려운 캐릭터 설정인데 이것을 전혀 무개성하지 않게 우루시의 반응과 카운터 공격이 조화를 이룹니다. 무표정,지나치게 솔직한 캐릭터가 나오는 러브코미디는 꽤 늘어나고 있지만, 그것을 잘 쓴다는 느낌은 별로 받지 못 했는데, 이 만화를 보면서 더더욱 다른 만화들은 제대로 구사하지 못 한다는 느낌만 강하게 받습니다.단순히 무표정이나 솔직함만이 아닌 때때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갭과 함께 정적인 캐릭터를 보완하는 동적인 캐릭터의 다양한 구도에서 보여지는 반응과 리액션들로 맛을 살려내야 정적에서 동적으로 전환하는 시너지를 만든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는 만화입니다. 특히 우루시의 부끄러워 하는 리액션의 세세한 손의 움직임이나 모양, 동작이나 표정들을 뻔한 구도가 아닌 캐릭터의 매력과 느낌을 제대로 살리는 컷과 구도로 배치함으로서 극대화를 합니다.다만 아유무가 우루시에게 호감을 느낀 과정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또한 관계가 잘 풀리고 난 다음의 이야기가 없이 바로 끝나버리는 결말은 좀 아쉽습니다.개인적으로 이 만화가의 다른 작품인 타카기양은 취향에 안 맞아서 안 보는데, 저처럼 타카기양이나 만화가의 다른 만화가 안 맞았던 분이라면 생각외로 잘 맞을수도 있을듯 싶습니다. 그렇지만 여주인공에게 어느 정도 매력을 느껴야 여주인공이 받쳐주는 리액션이 귀엽게 보이는터라 여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 한다면 잘 짜여진 러브코미디 구성도 그저 그럴것 같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