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화질세트] 메이코의 놀이터 (총3권/완결)
오카다 사쿠모 /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10월
평점 :
판매중지


글러먹은 아빠에 의해 사람을 자신의 정신세계에 집어넣는 능력을 가진 메이코가 능력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면서 또래 아이들을 만나고 같이 놀며 주변 사람들을 통해 변화하는 이야기입니다.

골목대장 같은 느낌의 소년이 메이코를 친구로 끌어들이고 하나둘씩 놀이를 가르치고, 배운 놀이를 통해 정신세계에서 사람을 잔인하게 죽입니다.

만화의 대부분의 내용은 놀이를 하는 것과 그 놀이로 사람의 정신을 죽이는 것 두가지로 구성되고 간혹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내면의 감정이 변화하는 부분들이 드러납니다.

작가의 독특한 시선이 잘 드러나는 만화이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완성도 면에서는 부족함이 강합니다.

놀이를 배우는 것과 그것을 정신적 살인으로 연결시키는 관계성이 매우 낮고, 살인 대상은 전부 남자이고 무슨 이유로 죽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내용과 내용간의 연결고리가 약하기 때문에 전부 다 봐도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를 알수가 없습니다. 게임의 룰에 의해서 승패를 가리고 죽이는 것도 아니며, 자신에게 친절한지 불손한지로 가리는 것도 아닙니다. 대체로는 나쁜 사람들을 죽이긴 한데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는 사람들도 좀 있습니다. 물론 그런 점이 어떻게 보면 어린 아이스럽기는 한데, 규칙성이 보이지 않는터라 난잡하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메이코의 정신세계의 변화를 보여주며 메이코의 감정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잘 표현했다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 했습니다. 어쩌면 그런 섬세한 부분을 작가가 못 하는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피해자 측의 등장인물들 감정들도 메이코의 살인처럼 그냥 슥 지나가고 마니까요.

어쩌면 만화가 대단히 독특한 감성이어서 뭔가를 찾으려고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만화는 별 내용이 없습니다. 그냥 그 시절에 아이들이 노는 것을 그리고 잔인한 살인 장면으로 연결시킬 뿐이죠. 슬래셔 호러무비처럼 살인마가 등장인물을 그저 도륙낼뿐인 그런 형태입니다. 살해 대상은 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쩐지 나쁜 짓을 저질렀을것 같은 아저씨들이구요. 그렇게 본다면 이 만화는 그냥 1점이나 2점짜리입니다.

여기에 1점을 더 올리는 것은 그 시절에 대한 반영요소입니다. 작중에도 나온 곤충표본세트에서 주사기의 위험성이 언급되었는데 제 어릴적에도 그런 주사기를 대단히 쉽게 구할수가 있었고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아이들이 있어서 위험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거의 30년전쯤 이야기라 요즘에는 별로 와닿지 않는 이야기일텐데 그 시절에는 문방구에서 별의 별걸 다 팔았죠. 그만큼 그 시절 아이들의 놀이가 위험한 환경 위에 놓여 있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반대로 아이들이 놀 공간이 아예 사라져가고 아이들도 점차 줄어들어 어쩌면 이런 책으로 밖에 떠올리지 못 하는 그런 시대가 되어가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국이 아닌 일본의 시점에서 한국인이나 여성성으로 힘들어하는 남성이나 매춘이나 장애를 안고 있는 사람이나 폭동 같은 일본의 특정 시간대의 이야기를 다룬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과거의 한 영역에서 묶여서 머무르는 형태입니다.


아빠가 괴물로 만들어 버린 메이코의 왼쪽 눈과 정신세계로 집어넣는 힘의 연결점이 알기 쉬웠더라면 좀 좋았을텐데 싶습니다. 뭔가를 은유한다거나 그럴싸한 설정이 있었다면 작품에 힘이 느껴졌을텐데 그러지 않아서 전부 완독 한 이후에도 별로 남는게 없습니다. 살해당한 사람들을 보면서 아 나는 저러지 말아야겠다 라거나 메이코가 안타깝거나 또 다른 메이코의 모습이 만남으로 치유되었으면 하거나 이런게 안 생기고 무덤덤하게 느껴지는게 아쉬운 부분입니다. 메이코의 환경이 변화하는 것도 메이코가 원해서 변화하기 보다는 주변이 그렇게 만드는 경향이 있어 떠밀리는 형태라서 표류하는 뗏목에 감정을 두기 힘들듯이 방향성이 없는 흐름에 공감대를 가지긴 힘들어요.


좀 독특한 느낌의 괴기 작품이라는 점 외에는 높이 평가 할 점은 없습니다. 조금만 더 이야기를 재미있게 구성했다면 가뿐하게 만점이 될지도 모를텐데 여러모로 아쉽습니다. 별점 셋과 다섯의 간격이 마치 종이 두장 차이 같은 그런 미묘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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