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고화질세트] 이방의 오즈월드 (총3권/완결)
오카자키 사토노 / 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4년 8월
평점 :
판매중지


간만에 보는 독자 무시하고 작가 혼자 떠드는 형태의 만화입니다.

겉보기엔 그럴싸하지만 속이 비어있는 동인 수준의 만화라서 추천 안 합니다.


작화는 나쁘지 않은데 겉멋만 든 만화들 공통점의 그럴싸 해 보이는 구도와 컷만 남발하고 내용이 없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못 그린건 절대 아닌데도 정작 진짜로 못 그린 만화보다도 더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없습니다.

내용도 마찬가지로 형편없습니다. 보통 다른 프로 만화가 같았으면 이런 내용 정도는 3~4화 내에서 소화하는데 이 만화는 지극히 단순하고 볼것 없는 내용을 3권씩이나 질질 끕니다. 최소한 캐릭터 소개 분량이라도 많이 담았으면 이해해 주고 싶은데 정작 캐릭터 소개조차도 제대로 못 합니다.

일단 주인공인 남자 연구원이지만 이 캐릭터를 기준으로 진행을 안 합니다. 여박사와 10년간 잠든 여성 위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정작 주인공은 그 둘 사이에서 껴서 이리저리 휘둘려질 뿐입니다. 캐릭터가 쎈 캐릭터 약한 캐릭터 이전에 이 작가는 캐릭터를 설명 할 생각이 없습니다. 주인공이 강한 캐릭터에게 휘둘리더라도 독자에게 캐릭터를 인지시키고 존재감을 심어놓으면 되는데 2권 중반까지, 즉 1권 반이나 방황하다가 겨우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 놓습니다. 근데 그것조차도 주인공이 아니라 주인공 외의 캐릭터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그 전까지는 캐릭터 소개도 아니었고 세계관 설명도 아닌 아무 의미도 없는 분량인거죠. 2권 중반에 들어서 이제 겨우 캐릭터를 이야기 하는 것 부터가 문제입니다.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 해도 와닿는 것이 없습니다. 작가가 신비주의로 일관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지만 정작 알맹이는 맨 마지막에 몰아놔서 뭘 말해도 작금의 상황에선 아무 관심도 없는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뭘 이야기를 해 줘야 관심이 가는데 나 매우 신비로운 캐릭터야 뭐가 신비롭냐고? 그건 말 안 해. 이딴식이라서 그래 너 혼자 그렇게 놀아라 라는 생각만 들어요.

흥미로운 사건, 상황을 보여주고 거기에 빠져들도록 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 했고, 사건 상황은 별로 관심도 없고 이해를 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작가가 만든 세계가 얄팍하다 라는 점이 느껴집니다.

배경설정인 198x년도라는 설정은 아무짝에도 의미 없습니다. 보통 저렇게 시간대를 과거나 특정 시점으로 설정하면 그에 따른 이유가 있는데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푸에트리코의 섬 어쩌구 해도 그게 진짜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푸에트리코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진 않습니다. 푸에트리코에는 아레시보 전파 망원경이 있었고 우주에 아레시보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만화에 담아 내었는가. 잘 어필을 했는가? 그렇지 않다는게 문제입니다. 그래서 찾아보기 전까지는 대체 작가가 왜 198x년도를 배경으로 잡고 푸에트리코 섬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는지를 알수가 없습니다. 이야기에 배경을 담아내지 못 한거죠. 넣었어야 하는건 넣지 못 하고 넣지 말아야 하는거만 넣었습니다. 분량 조절 실패이자 요점을 잡지 못 하고 빙빙 돌기 때문에 보는 입장에선 몰입이 안 됩니다.

Sf적인 요소도 외계의 존재, 기억, 자아와 정체성 등등 그런걸 담고는 있지만... 마지막에 오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전달을 안 합니다. 네무라는 캐릭터를 통해서 전개는 하는데 여전히 신비주의로 비밀을 꽁꽁 싸매고 있기에 그래서 뭐 어쩌라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이야기 바구니에서 이야기를 꺼내고 배치하는걸 더럽게 못 해서 막판에 바구니째로 쏟아붓는 느낌인데 문제는 그걸 흥미를 느끼게 만들지 못 하고 독자가 몰입이 안 된 상태에서 그냥 냅다 들이붓기만 하기에 와 닿는게 전혀 없습니다. 작가가 뭘 말하고 싶은지에 대한 메세지나 테마 이전에 이야기의 형태조차 완성이 안 되어 있습니다. 전개가 산으로 가고 우주로 갔는데 이게 뭔소린지 나도 모르겠다 에라 던져버리자 식의 웹소설을 볼 때의 감각과 유사합니다. 그나마 연재중단은 아니고 결말은 냈지만 이게 결말인지 막말인지 분간이 안 갑니다.


이런 내용조차 완성되지 못 한 만화는 걸러내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편집자죠. 근데 어딜 봐도 편집자가 관여한 듯한 부분이 안 보여요. 아니 있기는 한가. 1권 내내 뻘소리나 하다가 2권에 들어서야 겨우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하긴 하는데 이 시점에서 캐릭터를 설명하고 있으면 이미 만화 망한거죠... 그러니까 3권으로 쫑나고 이딴 식으로 끝난거고.

기분탓인지는 모르겠는데 유독 sf만화가 대충 그럴싸한 느낌만 내면 그것만으로 장땡인듯한 그런 취급이 있는건가 싶습니다. 아무리 만화적 허용을 들먹여도 기본도 안 되는 내용으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나 늘어 놓는데 정작 그렇게 늘어놓은 것 조차도 풀어보면 sf요소가 트러플 0.000001% 마냥 희미해요. 과학적인 요소는 전무하고 그저 관념적으로 외계인이나 ai 등에 인간적 요소를 넣으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정도에 그칩니다. 근데 그 정도는 만화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다 떠올리는 수준입니다. 진짜 만화가라면 그런 발상에서 그럴싸한 이야기를 던지고 흥미로운 상황들을 이어나가고 생각지도 못 한 전개와 결과물을 보여주는게 진짜 만화가죠. 이거는 누구나 생각 할 수 있는 이야기에 누구나 대충 끄적거릴수 있는 레벨의 마무리에 불과합니다. 동인 수준이라고 이야기 한것도 이 때문입니다.


간만에 돈 날렸고 3권 단위에서 끝난, 아니 망한 만화는 건드리지 않는게 좋다 라는것만 되새김질 하게 됩니다. 3권 안팎으로 끝난 만화 중에서도 건질 만한 만화들이 있기는 하지만, 애초에 못 만들었으니까 3권에서 쫑날수 밖에 없다는거만 깨닫습니다. 돈 되는 만화는 멱살 잡고 억지로 끌어올리는게 출판사란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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