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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새의 말이 들린다
스즈키 도시타카 지음, 김소연 옮김 / 오팬하우스 / 2026년 5월
평점 :

🐦 동물은 말하지 않는다? 역사상 가장 귀여운 반론!
“모여라~ 치지지지! 뱀이다~ 츠르르르르-🐍 매가 나타났다 삐삐삐!”
지금 제가 무슨 외계어를 하는 거냐고요? 이건 오늘 아침 우리 동네 아파트 화단에서, 혹은 지난 주말 이름 모를 숲속에서 박새들이 진짜로 주고받은 대화랍니다!
#나에게는새의말이들린다 #스즈키도시타카 #오팬하우스 #모모
그동안 찰스 다윈을 비롯한 위대한 과학자들은 “동물의 울음소리는 그저 단순한 감정 표현일 뿐!”이라며 코방귀를 뀌어왔다. 인간만이 언어를 가진 유일무이하고 특별한 존재라 굳게 믿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스즈키 도시타카 교수는 그 오만한 인류를 향해 “우리는 우물 안 개구리였다!”라며 당당하게 출사표를 던진다.
20년간 숲속에서 박새들과 동고동락하며 세계 최초로 ‘동물 언어학’을 창시한 저자의 연구 스토리는 그야말로 한 편의 유쾌한 모험 다큐멘터리 같다. 박새들이 무더기 먹이를 발견하면 타종까지 불러 모으려고 ‘치지지지(모여라!)’하고 울고, 둥지에 뱀이 나타나면 새끼들을 대피시키려고 ‘츠르르르르(뱀이다!)’하고 울부짖는다고 한다. 소름 돋는 건 이 소리들을 조합해서 문장(경계해+모여라 = 삐-쯔비.치지지지)까지 만들어 쓴다는 사실! 🤯 이 발견으로 전 세계 동물학계가 충격에 빠져 《네이처》, 《사이언스》에 논문이 실렸다고 한다.
책을 읽다가 빵 터진 포인트. 🤭 무의식중에 자기가 연구하는 대상을 닮아간다는 ‘연구자 외모 싱크로율 법칙’! 박쥐 연구자는 박쥐처럼 행동하고, 침팬지 연구자는 침팬지를, 사마귀를 연구하면 사마귀를 닮아간다고. 저자 본인도 주변에서 박새를 닮았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한다. (현재 관련 자료를 진지하게 수집 중이시라는데 너무 귀여우신 거 아닌가요? 칠판 낙서 같은 유쾌한 친필 일러스트도 책 곳곳에 가득!🎨)
사실 새와 인간의 조상은 약 3억 년 전에 이미 각자의 길을 걸어갔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렇게 유사한 방향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진화시켜 왔다는 게 소름 돋는 지점이다. 인간의 언어나 박새의 언어나, 거대한 지구 생태계 안에서는 그저 수많은 동물 언어 중 하나일 뿐이라는 걸 깨닫고 나니 마음이 한없이 겸손해진다.
책 뒤에 있는 QR코드로 실제 박새 울음소리를 몇 번이나 돌려 듣고 숲길을 걸어봤는데, 세상에... 늘 배경음악처럼 흘려듣던 새소리 중에 박새 목소리가 ‘또렷하게’ 제 귀에 꽂히는 경이로운 경험을 했다! 🎧
요즘 모르는 게 있으면 인터넷에 검색하거나 AI한테 물어보면 3초 만에 답이 나온다. 하지만 AI가 결코 줄 수 없는 딱 한 가지가 바로 내가 몸으로 부딪쳐 얻는 ‘경험’과 ‘새로운 깨달음’이라는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하게 된다.
생각해보니 우리 집 고양이도 매일 아침 나를 향해 “밥 내놔라”, “문 열어라” 하며 눈빛과 울음소리로 완벽한 문장을 구사하고 있었는데, 내가 눈치가 없어서 인간 중심적으로만 생각했던 것. 😂
지루하고 딱딱한 과학 책은 가라! 친절하고 위트 넘치는 길잡이와 함께 완전히 새로운 세상의 언어를 배워보는 시간. 이번 주말엔 이어폰을 잠시 빼고, 우리 주변의 작은 날개 달린 친구들이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귀를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여러분도 새들과 인사 나누다가 날개가 돋는 듯한 묘한 기분을 느끼실지도! 🕊️✨
#이키다서평단 으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ofanhouse.official
@momo.fiction
@ekida_library
인간만이 언어를 지닌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인간에게는 인간의 언어가 있듯 박새에게는 박새의 언어가 있다. 진화학적으로는 인간의 언어도 박새의 언어도 동물 언어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게 옳을 것이다.
어떤 조건에서 단어가 진화했는가, 어떤 조건에서 문법이 진화했는가 하는 생물 진화 문제에 대해서는 인간을 포함한 복수의 동물 종을 비교함으로써 비로소 진리에 다가갈 수 있다. p.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