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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 ㅣ marmmo fiction
장강명 외 지음 / 마름모 / 2025년 4월
평점 :
어느 날 여성과 남성이 만나서 연애를 하고, 결국 그들은 결혼하여 행복하였습니다. 읽겠는가? 아니면 금기 된 사랑을 다루는 소설을 읽겠는가? <안나 카레리나>,<채털리 부인의 사랑>, <롤리타> 등이 아직 읽히는 이유는 뭘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광기 어린 극단의 사랑, 시대를 불문하고 금기 시 된 것들을 어쩌면 우리는 욕망하기에 소설로서 우리 곁에 오는 것이 아닐까. 이성과 도덕으로 이어진 삶을 살고 있기에 금기 된 것들의 이야기는 늘 흥미롭고 우리를 전율하게 한다. 장강명, 차무진, 소향, 정명섭, 정아은 작가 5명은 ‘불륜과 금기의 엔솔러지’를 기획했다. 안타깝게도 정아은작가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함께 만나볼 수 없었다. 다시 한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우리의연애는모두의관심사 #장강명 #차무진 #소향 #정명섭 #마름모
#투란도트의집_장강명
이름은 중요하다. 뭔가를 정확히 가리키고, 다른 것과 구분할 수 있게 해주니까. 나는 그녀와 내가 어떤 관계인지 정확히 알았다. 섹스 파트너. 그 용어가 없었더라면 우리가 어떤 관계인지 몰라 골머리를 썩였을 것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건지 아닌지 몰라 고심했을 것이다.p.18
섹스는 사랑해서 하는 걸까, 사랑하기 위해서 하는 걸까. 섹스라는 행위에는 각각의 이유가 있다. 스물 아홉의 청년과 그보다 직급이 세 단계 높은 여성 사이의 섹스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
#빛너머로_차무진
전직 영문학 교수였던 공노식 씨는 버려진 가전제품을 주워 와 수리하는 것이 유일한 취미이다. 어느 날 재활용장에서 주워온 PC에서 놀라운 영상을 접하게 된다. 장애를 가진 남성의 성행위 영상이었다. 그 영상의 비밀을 알아낸 공노식씨는 금지된 관계를 소망하게 된다. 누구나 욕망하는 것쯤 하나 있잖아?
“빛 너머로, 온전히 가지 못하고 세상에 남아 있는 귀신들을 불러내는 주문이 있었어요.”p.107
#포틀랜드오피스텔_소향
부유한 처가 덕으로 미국으로 유학을 간 주인공은 미국 포틀랜드에서 만난 그녀와의 사랑을 이어가려고 한국에 그곳과 닮은 오피스텔을 마련한다. 자신을 이해해주고 서로를 사랑한다고 믿었던 그녀는 어느 날 거대한 비밀을 털어놓는다.
“때로는 무관심도 죄악이에요. 자기를 둘러싼 좁은 울타리만 평온하면 된다는 그 이기심과 무지는 정말 슬플 정도예요.”p.139
점점 어두워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알 수 있었다. 더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같은 시공간에서 너와 나의 삶이 중첩되고 있다는 것을. 그렇게 나는 너를 사랑하게 된 걸, 한 사람이 완전히 사로잡혔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계획에 없던 사고였다. p.146
우연을 만든 건 너이나 우연을 받아들인 건 나다. 이처럼 너를 사랑했으니 너의 마음도 같았는지를 새로 주어질 좁은 방에서 천천히 생각해보려 한다. p.158
#침대와거짓말_정명섭
“이번에도 불륜입니까?”
“금지된 사랑이라는 점잖은 표현이 있죠.”p.174
밀실 살인이 일어난다. 니코틴 중독으로 혼자 죽음을 맞이한 아내, 그 시간 남편은 애인을 만나고 있었고 사건의 범인은 누구인지 밝혀야 하는 상황. 의심은 가지만 증거가 없어 해결되지 않는 이 사건의 전모는 어떻게 밝혀질 것인가.
단편 소설 4편은 우리 삶의 단면을 담았다. #300독토 로 제도 밖 사랑의 인정 범위, 장애인의 성, 장애인 차별철폐운동에대한 나의 관점 등 다양한 방면으로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것들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욕구와 이성 사이, 사회 규범과 윤리 사이, 그리고 인권까지도. 뜨거운 불륜을 생각하고 펼쳤다가 우리 사회의 선을 넘는 아슬한 이야기들을 만났다. 선은 넘으라고 있는 걸까, 지키라고 있는 걸까.
“생각해보신 적 있어요? 어느 정도면 제도 밖 사랑을 인정해줘야 할까요? 직장이나 재산, 오래 쌓은 평판 등 모든 걸 다 버리면 인정해줘야 할까요?”p.134
@marmmo.press 마름모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