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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 기자·PD·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글쓰기의 모든 것
김창석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9월
평점 :
신문을 구독한 지가 언제였는지 까마득하고 휴대폰으로 기사를 읽고 있다. 어려운 단어가 가득했던 사설보다 쉽게 읽히고 질문이 생겨 다른 글을 찾아 읽게 되는 그런 기자님의 글을 나는 구독 중이다. 깔끔하게 잘 쓰인 그들의 글 뒤에는 이런 노력이 있었구나 하고 깨닫는다. 독자를 인식해 누구나 읽으면 쉽게 이해되지만 정확하게 전달되는 글이다.
저명한 컬럼니스트들의 글의 공통점은 어려운 내용인데도 이해하기 쉽게 쓴다는 것인데 이것은 몸에 밴 글쓰기 습관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최대한 친절하고 이해하기 쉽게, 생경한 전문용어를 쓸 수 밖에 없을 때는 쓰되, 전체 내용의 핵심을 파악할 수 있도록 간략히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언론인을 위한 글쓰기 팁이 가득한 책이지만 결국 글쓰기 책이다. 혼자 보려고 글 쓰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SNS에 올리는 글도 누군가가 읽는 것을 염두하고 쓰는 글이다.
지식노동자로서의 언론인에게 글쓰기란 핵심 직무 역량이고, 자기 브랜드를 가지는 지름길이다. 글쓰기는 언론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자신의 브랜드를 남기는 가장 강력한 무기로 역사적으로도 그래왔다. ‘DNA이중나선 이론’은 두명의 합작품이었다.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 두 명 가운데 실무적으로나 이론적으로 더 뛰어났던 사람은 크릭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왓슨을 더 많이 기억한다. 그가 <이중나선>을 썼기 때문이다. 또, “봄이 와서 새는 울지 않는다”는 시적 표현으로 살충제의 남용을 경고한 레이철 카슨이 인류 최고의 생태학자는 아니지만, <침묵의 봄>이라는 저서를 통해 위대한 생태학자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았다.
아날로그 글쓰기의 힘이 디지털 시대의 생존 전략임을 여러 책에서도 말하고 있다. AI가 기사를 쓰고 있지만 자신의 생각이 담긴 깊이 있는 글에 더 공감을 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저널리스트가 가져야 할 것으로 저자는 ‘시사 감수성’을 꼽는다.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 주요 사건, 토론 중이거나 앞으로 토론 거리가 될 사회적 의제 등에 대해 항상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있어야 한다. 미디어가 전해주는 내용을 정답으로 외울 게 아니라 자신만의 대답이 있어야 한다고. 자신의 틀로, 자신의 기준으로 세상을 볼 때 생각이 깊어지고 다양해진다.
이에 가장 좋은 것으로 꼽는 것이 독서이다. 어떤 책을 얼마나 깊이 읽느냐가 중요하고 자신의 지적 진화에 도움을 주었던 책으로 ‘나만의 고전 리스트’를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또한 독서에 국한되어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 위한 글감을 위해 길거리 간판, 온갖 잡동사니 글, 포장지, 제품 설명서, 담벼락 낙서, 각종 정기 간행물 등 생활 속에 등장하는 모든 인괘물에도 글감은 널려 있다. 이는 문제의식을 갖고 집요하게 글감을 찾느냐, 그렇게 하지 못하느햐에 따라 글의 수준 또한 달라진다고 한다.
자신만의 대답이 있어야 함은 언론인이 아니더라도 삶에 있어서 꼭 필요한 것이다. 이리저리 휩쓸리는 글이 아닌 나만의 글을 쓸 수 있기를 누구보다도 바란다. 여럿이 함께 읽고 토론하며 쓰는 생활을 꿈꾸고 있다. 쓰기 모임에 가입했는데 이 책이 마치 앞으로의 시간을 응원하는 듯해서 반가운 마음으로 읽었다. 차근차근 읽어나가는 동안 글쓰기란 우리 삶을 투명하게 통과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드러내고 서로가 보여지는 글쓰기를 위한 시간을 선사하는 책 <무엇을 어떻게 쓸 것인가> 이다.
@hanibook 한겨레출판의 하니포터9기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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