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신료 전쟁 - 세계화, 제국주의, 주식회사를 탄생시킨 향신료 탐욕사
최광용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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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국수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집에서 쌀국수를 만들어 본 적 있다. 기본 재료인 소고기와 정향, 팔각, 코리안 더, 고수 등이 들어가는데 가정에서 평소에 쉽게 쓰는 향신료는 아니었고 그 생김새도 생소했다. 대형마트에 가면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데 넣고 끓이면 정말 파는 맛과 똑같았다.

우리가 손쉽게 구매하는 향신료들이 내 손에 오기까지 험난한 역사가 있었다는 것에 생각이 머문다. 쌀국수 한 그릇이 예사로 보이지 않는 이유다.

 

바다 가운데 떠 있는 작은 섬에서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으며 가족을 이루고 사는 가난한 섬 사람들. 망망대해를 터전으로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살아오던 중 외부인(아랍인 또는 패르시아인, 인도인)이 다가와 어떤 나무의 열매를 사 갔다. 그들은 계속해서 열매를 사 갔다. 그 바람에 생업이 바뀌어 그 열매, 즉 육두구 열매를 파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다 엄청난 군대가 쳐들어왔다.

 

이 정복전에서 2500명이 총에 맞아 죽거나 굶어 죽었다. 15000명으로 추정되는 반다제도 전체 인구에서 1000여 명만 살아남고 일부는 노예로 보내졌다. 오늘날 반다제도에는 이주자들이 살고 있다.

 

아이섬의 학살, 런섬의 학살, 론토르섬의 학살, 암본 학살을 반다의 학살’, 또는 네덜란드 동인도회사 집단 학살 사건으로 기록하고 있다. 이 중심에는 얀 쿤이 있는데 그는 동인도회사 총독을 지내며 네델란드에서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로 그의 동상이 고향인 호른에 세워져 있다. 2020년에 이르러 시민들은 그의 동상 철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민 영웅에서 학살자로 인식이 바뀌었으나 아직 그를 추앙하는 세력도 존재한다는 사실.

 

역사적으로 인종 말살 제노사이드는 정치적 이해관계 혹은 종교적 충돌 등이 원인이었는데 얀 쿤의 학살은 향신료인 육두구 독점에 있었고 그것은 네덜란드의 부를 이룩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열강의 제국들은 자신들의 부를 위해 대항해시대를 열었다. 그것은 오직 유럽인들을 위한 것이었고 자신들의 이권 다툼에 많은 나라들이 그들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인종 청소를 당하기까지 했다. ‘향신료 탐욕사라는 말이 걸맞은 이 이야기들을 읽으며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무시무시한 악이 국가의 이익 앞에서 정당화되는 모습에 두려움이 느껴졌다. 몇 백년에 걸친 식민지화를 통한 부의 축적이 오늘날의 유럽을 있게 했다는 것, 그리고 식민지였던 우리나라를 지배했던 일본의 발전을 생각게 한다. 지난 일이라고 치부할 것이 아니라 기억하고 이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더 곱씹어야 할 것이다.

 

모두를 위한다는 것이 과연 모두를 위하는 것인지, 그 모두 안에 포함되는 것은 누가 정하는 것일까.

 

유럽의 패권국들이 패권을 유지하는 필요 충분 조건은 바로 였다. 그리고 이는 찬탈로 시작됐다. 그들은 자원과 노동력을 찬탈하는 것으로 자기들의 부를 키워 나갔다. (p.35)

 

향신료를 찾기 위한 바닷길 탐험은 16세기 초 이베리아반도의 두 나라,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시작됐다. 인도에서 후추를, 스리랑카에서 시나몬을, 믈라카에서는 정향과 육두구를 찾았고, 이를 독점 무역의 발판으로 삼는 데 성공하면서 자기 나라 군주에게 부를 안겨 주었다. (p.57)

 

네덜란드는 스페인으로부터 독립 후 교역을 금지당했고 네덜란드 상인들은 타격을 입었다. 스페인의 군사 공격에 대응하면서 아시아와의 향신료 교역을 지속하였다. 영국의 동인도회사를 차려 식민지 교역 사업을 펼치자 자극을 받은 네덜란드는 개인사업자들을 모아 동인도회사를 만든다. 이때 상인들이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지분을 증명하는 문서를 나눠주었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 주식의 효시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최초의 주식회사였던 것이다.

 

@hanibook 한겨레출판사의 하니포터9기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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