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게 될 것
최진영 지음 / 안온북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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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침에 눈을 뜨고 아이들을 챙기는 일상을 보내고 끼니를 챙겨 먹고 밤이 되면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한다. 무언가를 읽고 바라보고 걷고 뛰며 나의 삶은 살아진다. 그렇게 하루는 흘러간다.

 

팬데믹으로 일상이라고 부르는 것들의 소중함을 우리는 절실히 느꼈고 지구 어딘가에는 아직도 전쟁이 진행 중이며 기후는 걷잡을 수 없이 변화 중이다. 그럼 에도 우리는 삶을 이어가고 당장 지금의 행복을 추구한다. 소중한 사람과 눈 맞추며 먹는 한 끼의 식사, 학교에 다녀온 아이의 재잘거림, 바람이 부는 날의 멋진 구름, 비 온 뒤 맑게 갠 하늘, 오랜 시간 공들여 피운 꽃.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한 가득인 지금 여기이다.

 

모두 지난 일이다. 그리고 반복될 일이다.

나는 이제 그것을 이해한다.

이해한다받아들인다는 뜻이다.

태어나면서 세상을 받아들이듯.

그러므로 싸우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다. (p.10)

 

고되고 힘든 순간 나를 지치게 하는 것들을 떠올리다가 가끔 한 번씩은 나를 힘 나게 하는 것들을 떠올려 본다. 소중히 접어서 간직한 나의 기억의 조각들을 꺼내보면서 오늘도 잘 살았고 내일은 또 내일의 삶을 살아갈 거라고, <쓰게 될 것>은 전한다. 여러 문장들에서 머물고 다시 나로 돌아오는 과정들이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책에 실린 인터뷰에 작가님이 겪은 일을 쓰기보다는 겪은 감정을 쓰는 편이라고. 인물과 사건은 완전히 가공하고 감정을 소설에 담는다는 말이 인상 깊었다. 겪은 감정을 글로 읽을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고 앞으로도 그 행복 이어갈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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