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공간에서 너를 그린다 - 세월호참사 10년, 약속의 자리를 지킨 피해자와 연대자 이야기
세월호참사 10주기 위원회 기획, 박내현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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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노란 리본을 수천 개, 수만 개를 만들지만, 리본을 가져간 사람에게 그 리본은 유일한 하나의 리본이니까요. 자신의 리본을 하나 가지게 되는 거니까요.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일을 하는 거예요. 잊지 말아 달라고 하는 게 제일 커요. 리본을 보면서 옛날에 세월호참사가 있었지하는게 아니라 , 아직 해결이 안 됐는데 잊지 말아야지하고 생각하기를 바라요. ”(p.154)

 

이 책은 세월호참사 10주기 사업으로 <오마이뉴스>202312월부터 20242월 중순까지 세월호참사 10년의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두 달 보름간 연재한 글을 묶고 다듬은 것이다.

 

세월호참사 이후 피해자들과 함께 전국의 기억공간과 기억장소들에 여러 시민의 발자취가 녹아져 있다. 책 속에 소개된 기억공간과 기억장소는 모두 10. 평범했던 시민들이 활동가가 되어 지금도 그곳을 지키고 계속 기억되도록 힘쓰고 있다.

 

기억은 힘이 셉니다.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면 세상은 더 위험해질 것입니다. 10년 뒤에는 우리가 지닌 기억의 힘으로 세상은 더 안전해졌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것은 모두 하나다. 더 이상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로 안전한 사회를 건설하자는 것이다. 세월호참사 이후에도 계속되는 참사들로 위험 속에 국민을 나 몰라라 하는 국가에 두려움마저 든다. 어떻게 이 땅에서 발을 딛고 안전하다는 느낌으로 살 수 있을까.

 

아직도 세월호냐고 묻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승객이 다섯이 있는데 진상규명도,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처리된 것이 없냐고 우리는 물어야 한다. 우리는 계속 기억하고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연대는 그것이니까.

 

혼자서는 바꿀 수 없는 문제잖아요. 포기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사람들도 같이 했으면 좋겠어요.”

 

사회는 타인의 고통에 기꺼이 우리가 되기를 선택해야 한다. 절대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는 참사 피해자들과 함께 모두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우리는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아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공통의 과제로 삼아, 진상규명과 생명안전사회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우리는 전체를 잃을 것이다. 기적을 만들어낼 공감과 연대의 힘은 우리 안에 응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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