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티시 - 광신의 언어학
어맨다 몬텔 지음, 김다봄.이민경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리스마 있는 리더들은 공동체와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착취하기 위해 어떤 기술을 쓰는가? 어떻게 그런 힘을 기르는가?”

진정한 해답은 말, 즉 언어이다. 전달하는 것, 기존 단어를 교묘하게 재정의하는 것, 혹은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내는 것부터 완곡어법, 비밀 암호, 개명, 유행어, 성가와 만트라, 방언이 터지는 것, 강요된 침묵, 해시태그까지. 이런 컬트를 관통하는 것의 핵심이 언어임을 저자는 주장하고 다양한 형태의 광신의 언어학, ‘컬티시Cuitish’라고 부른다


종교에서 의미, 목적, 소속감, 의례를 제공받았던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이 교회 밖에서 이런 필요를 충족한다. 저자는 현대의 컬트적인 집단으로 다양한 사이비종교, 다단계 마케팅 회사, 뷰티.피트니스 산업, SNS 등을 꼽는다. 책 속에 나오는 사이비종교에서 무수히 많은 이들이 희생되고 자살을 하고, 성폭행을 당한다. 또한, 다단계 마케팅회사의 구조적 결함(?)을 저자는 시원하게 밝혀준다.

 

현대의 컬트 집단에서 위안을 받는 이유로 저자는 너무나 많은 가능성이 있는 선택지 앞에서 젊은이들이 마비되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전 세대보다 기본적인 생존이 위태롭고 사기가 저하되었다고 느끼는 동시에 인상적인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하라고 압박받는 극단적인 자기 정체성 창조시대이므로. 밀레니얼들은 누군가 자신의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말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호소한다. 우리나라의 지금과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다. 밀레니얼들의 불안이 그들의 컬트가 되어 성공을 향한 행복고문을 하는 것은 아닐까. 할 수 있다고! 일찍 일어나고, 더 노력하라고 말이다.

 

생각외에 것 중 하나, 컬트 포교자들이 말하는 이상적인 후보군은 선량하고, 서비스 정신이 있으며, 예리한 사람들이다. 마찬가지로 다단계 마케팅에는 장기전을 할 만큼 결단력 있고 낙관적인 사람이 가장 돈이 된다고 한다. 또한, 지적이고 강직한 사람이야말로 가장 충직한 그들의 회원임을 관계자들은 밝힌다. 이 부분에서는 우리나라의 JMS 정명석이 떠올라서 오싹한 두려움이 다시 한번 느껴졌다.

 

우리는 이런저런 광신의 것들로 인한 삶의 의미부여와 유대감이 아니라 이미 나로서 임을 인지하고 받아들여야 함을 저자는 말한다. 삶은 누구에게나 혼란스럽고 쉽게 길을 잃을 수 있다. 이럴 때 사실 확인과 교차 점검, 그리고 영적 만족감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올 수 도 있다는 생각을 적절히 갖기를 저자는 말한다. 컬트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님을, 운동이 SNS가 사이비종교가 아니듯 우리는 그것을 분별하고 나에게 맞는 건강한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때이다. 지금도 나는 짐에 다녀와서 SNS를 열어 글을 확인하고 댓글을 달고 또 리뷰를 쓰기 위해 책상에 앉는다. 그렇다. 우리는 다양한 컬트에 연결되어 있지만 그것을 이용하고 또 벗어날 수 있다. 우리는 함께 문화를 나누고 살아가니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