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에서 만난 사람들 - 모든 사람은 한 편의 드라마다
이언주 지음 / 비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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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만나 다정하게 안부를 묻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눌 것.

예상치 못한 이야기에 호들갑 떨지 않고, 미처 알지 못하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더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조심스럽게 걸음걸음 이어나갔다. (p.7)

 

화재성이 있어야 살아남는다고 생각하는 예능들로 갈수록 자극적인 미디어 시대인 지금, 유퀴즈가 200회를 넘겨 인기가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최대한 조심스럽게, 호들갑 떨지 않고라는 서문을 읽으면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진짜 사람 사는 이야기에 우리는 목말라 있는 것인가. 유퀴즈 속 다양한 인물들의 지금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들어보자.

 

차장 밖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어디를 가는 것인지 궁금해서 시작했다는 것에, 누군가에게 오늘 뭐 했냐고 어떤 일을 하냐고 요즘 어떠냐고 묻는 그 질문은 우리가 받아본 지 오래된 질문이다.

 

SNS를 통해 나의 현재를 알리고 수시로 상태 메시지와 카톡 프로필을 다시 설정한다. 내가 뭐하고 있는지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알린다. 누가 물어봤냐? 그래. 물어보는 사람이 없다.

 

어느 날 갑자기 물어봐 주세요. 오늘 뭐 먹었냐고.’라는 글을 읽고 갑자기 먹먹해졌다. 오늘 뭐 먹었냐는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나눌 수 있는 시작의 말이니. 오늘 당장 주변에 묻고 싶어진다.

 

오늘 뭐 먹었어요?, 뭐 먹고 싶어요?”라고.

 

안부는 이처럼 사소해도 좋다. 오늘 잘 지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먹고 싶은지. 소소한 인사가 누적되면 다정한 마음으로 돌아온다. 오늘까지 나를 살게 한 힘에는 분명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기억해준 이의 다정한 관찰력과, 그 이야기에 함께 웃은 이들의 다정한 관심이 있을 것이다. 그러니 오늘은 나에게, 또 곁에 있는 사람에게 따뜻한 안부를 처방해 보는 건 어떨까. ‘오늘 뭐 먹었어?’ ‘ 뭐 먹고 싶어?’ (p.248~249)-예일대 정신과 교수 나종호

 

유재석, 조세호의 콤비로 진행되는 유퀴즈의 회의부터 촬영까지 메인 작가인 저자의 글들을 읽으며 한 편의 방송이 나오기까지의 다양한 이들의 품이 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방송 때 다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책으로 만날 수 있어 더 반갑다.

6시 전에 촬영 끝나고 칼퇴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에 깊은 응원을 보낸다. 표준 근무 시간을 지켜도 양질의 방송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 더 반가운 문구다.

유퀴즈를 만드시는 분들! ‘오늘 뭐 먹었나요, 뭐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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