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로니아 찬가 에디터스 컬렉션 16
조지 오웰 지음, 김승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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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추레한 군복과 사나우면서도 애처로운 얼굴은 내게 그 당시의 특별한 분위기를 일깨워주는 상징이다. 그는 그 전쟁 시기와 관련된 내 모든 기억과 한데 묶여 있다. 바르셀로나의 붉은 깃발들, 꾀죄죄한 병사들을 잔뜩 태우고 전선으로 기어가던 쓸쓸한 기차, 전쟁에 얻어맞은 회색 마을들, 얼음처럼 춥고 질척거리던 산속 참호. (p.19)

 

1930년대에 있었던 스페인 내전에 전투병으로 참전한 조지 오웰의 이야기이다. 파시즘에 맞서 혁명 세력과 함께 전쟁 중 실제로 겪은 이야기들과 그의 생각을 볼 수 있는 기록 문학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내전 당시의 사진과 오웰의 에세이, 시와 함께 해제까지 있어 깊이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스페인 내전에 참전한 의용군의 참혹한 모습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총을 지급 받지 못하고 제대로 군사훈련도 받지 못한 이들이 꾀죄죄한 옷으로 춥고 배고픈 상황이라는 묘사는 전쟁의 참혹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런 그들의 어떤 모습에서 조지 오웰은 찬가라 부르게 했을까.

 

전쟁에 참전하고 있는 이들의 참혹한 실상을 보면서 사람이 희생되는 것은 정치가 배후가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그 손가락이 가리키는 것을 바라보고 행하기엔 목숨을 내놓기 너무 아깝지 않은가 말이다. 누구의 이익으로 움직여지는가를 더 깊이 생각해봐야 할 때이다.

 

기록문학의 고전이라 불리는 이 책을 보면서 왜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했나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안전한 잠에 빠져 있다. 오웰은 폭탄의 굉음에 화들짝 놀란 뒤에야 우리는 깨어날 것인가라고 질문한다. 세계 곳곳에 일어나는 폭력적인 일들이 결코 나와 무관하지 않음을 다시금 깨닫게 된 책 <카탈로니아 찬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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