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 스펙트럼
신시아 오직 지음, 오숙은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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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전은 꿈이에요. 그 이후는 농담이고. 오직 진행 중인 것만 있을 뿐이죠. 그리고 그걸 삶이라 부르는 건 거짓말이에요.” (p.92)

 

폴란드인인 로사는 마그다라는 노란 머리카락의 아기와 조카 스텔라와 함께 수용소에 살고 있었다. 굶주림으로 젖이 나오지 않고 추위에 온몸이 떨린다.

숄로 마그다를 감싸서 데리고 있는데 마그다는 숄을 부비고 빨고 겨우 생존 중이다.

어느 날 추위를 견디다 못한 스텔라가 숄을 가져가 덮는 바람에 마그다는 독일군에게 발견되어 죽게 된다...

 

이야기는 <>에서 <로사>로 연작처럼 이어진다. 살아남은 로사와 스텔라는 미국에 산다. 마그다에게 편지를 쓰는 로사. 자신의 행복했던 기억을 곱씹고 힘겹게 삶을 이어나가는 로사의 모습은 너무나 안타깝다.

스텔라에게 숄을 받아 마그다를 되살리는 그녀를 보고 책장을 넘기기가 두려워진다.

 

도둑맞은 그녀의 삶. 전쟁의 피해자로서 로사의 시간은 여전히 홀로코스트의 시간 속에 멈춰있다. 전쟁으로 인한 피해가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역사는 반복되고 끝나지 않는 비극으로 또 다른 로사가 도처에서 나온다.

뉴스를 통해서 보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너무나도 무섭게 느껴진다.

무언가 타는 듯한 연기가 느껴지는 듯한 이 책은 읽는 내내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

또한, 피해자의 삶을 살아가는 로사를 통해 전쟁이라는 거대한 공포와 공허감을 여실히 느끼게 한다. 얇지만 너무나도 묵직한 책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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