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싱 - 백인 행세하기
넬라 라슨 지음, 서숙 옮김 / 민음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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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싱은 정말 알 수 없다니까. 우리는 패싱에 동의하지 않으면서도 결국 용서하잖아요. 경멸하면서 동시에 감탄하고요. 묘한 혐오감을 느끼면서 패싱을 피하지만 그걸 보호하기도 하죠.” (p.110)

 

백인과 비슷한 외모와 피부색을 가진 흑인이 백인 행세를 하는 정체성의 탈바꿈에 관한 이 소설은 1920년대의 미국의 경제 호황과 소비 만능주의 속에서 기존의 가치와 규범에 대한 불신과 환멸이 만연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했다. 흑인-백인 예술가들과 지식인들의 교류가 빈번해서 인종 관계의 개선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고 한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백인인 고모들에게 자란 아름 다운 소녀 클레어. 백인 행세를 하면서 백인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항상 불안하고 외롭다. 흑인 의사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중산층 가정의 삶을 살고 있는 아이린도 하얀 피부로 필요에 의할 때는 패싱을 하면서 살아간다. 어릴 적 헤어졌던 그녀들의 우연한 만남으로 아이린의 인생에 클레어가 깊숙이 들어오게 되는데.

 

독서모임 300의 두 번째 책

-나에게도 패싱하고 싶은 것이 있는가

-아이린 가족의 교육관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자살인가 타살인가

 

등의 질문으로 풍요로운 토론이 오고 갔다. 우리는 과연 패싱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패싱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또한 경멸하면서도 감탄하는 패싱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보며 우리도 지금 그것을 하고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지금 어떤 행세를 하고 있는 걸까. 그걸 요구하는 것은 사회일까 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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