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있었으면...

BU 케어 보험
이희영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11월

산후조리원에서 케익과 커피 쿠폰을 받으려 4명의 산모-간가영, 단다빈, 남나희, 라라미 는 보험 교육을 듣는다. 다소 낯설은 BU 케어 보험. 이별 보험이라니... 시간이 흘러 30여년이 지나 이들의 산후조리원동기 모임은 계속 유지되고 있었다. 그때 태어난 아이들이 한창 사랑하고 이별할 때.

결국 4명의 조리원 동기들은 모두 보험에 가입했는데...

나를 두고 바람을 핀 상대, 상대의 죽음으로 이별하게 된 사연, 스토커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례 등 BU 케어 보험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혹은 다정한 방법으로 보험가입자의 사례들을 진심을 다해 보장한다. 암보험, 건강보험, 치매보험, 치아보험 등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보험이 아닌 다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이별보장보험이다. 보험사의 직원 나대리와 안사원의 티키타카와 러브 라인도 소설을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아프고 괴로운 이별, 더는 혼자 힘들어하지 마세요. 이별전문 상담가, BUC (Break Up Consultant)가 고객님 곁에 있습니다. 세상 그 어떤 이별도 환영합니다. 사생활이 노출될까봐 두렵다고요? 절대 걱정하지 마세요. 저희 BU 케어 보험은 고객님과의 상담 내용을 100퍼센트 기밀로 유지합니다. 지금 바로 고객님의 이별을 BUC와 상담하세요.(단, 도덕과 법적 문제가 있는 이별은 상담에서 제외됨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자세한 사항은 약관을 살펴보세요.) (p.268)

끝까지 맺어지면 좋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잘 이별하는 것까지가 사랑이라고 한다. 사랑에 대해 알고 싶어도 어떻게 하는 줄 몰라서 헤매고 상대의 의도를 몰라서 힘들었던 때, 결국 오해로 얼룩져 이별을 했던 때 이런 보험이 있었다면 더 나았을까. 다시 사랑할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었을까.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싶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영혼 없는 메아리일 때 얼마나 막막했던가.

남녀 매칭 프로그램이 인기라는데 거기에 특약으로 이별 보험도 같이 보장해주면 더 인기 있지 않을까 잠깐 생각해본다. 이별하고 다시 건강하게 추슬러서 다시 사랑할 수 있도록, 자만추가 어려운 이 시기에 사랑하는 이들이 많아져서 해피 바이러스가 퍼졌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한다. 나만 못해보면 속상하지 않은가. 지금이라도 사랑하시길~ BU 케어 보험은 꼭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