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들 : 우리는 매일 다시 만난다
앤디 필드 지음, 임승현 옮김 / 필로우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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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만난 아홉 가지 평범한 만남을 따라가 본다. 우리 모두가 일상의 만남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이를 통해 서로를 더 잘 돌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책 <만남들>이다.

 

앤디 필드는 우리가 소홀하게 여겼던 일상의 장엄함과

아름다움을 다시 일깨운다. 우리는 모든 것을 경이로워하는

어린아이의 상태로 되돌려놓는다. 매우 매력적이며

사랑스러운 책이다.”

-알랭 드 보통,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 저자

 

다소 낯선 주제의 책을 만나 읽기 시작했다. 보통씨가 추천 했다구? 하면서.

6월에 만남이 생각이 났다. 길상사에 혼자 가고 싶었다. 버스를 타고 한성대 입구에서 내려서 길상사까지 가는 마을버스로 갈아타고 도착했다. 처음 가보는 길이라 여기가 맞나 두리번거리며 지도 앱을 보고 또 봤다. 더웠던 6월이었는데 길상사 경내는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 주었다.

 

마침 점심 공양 시간이었고 식권을 하나 샀는데 식당이 어디 있는지 몰랐다. 앞서서 식권을 사신 분을 따라가려고 한 걸음 멈춰 섰더니 그분이 내게 말을 걸었다. 혼자 온 사람들끼리 점심 친구 하자고. 낯선 이와 밥을 먹는 것은 내키지 않았으나 그날은 왠지 모르게 그러자 했다. 같이 식권을 내고 비빔밥을 한 그릇씩 받아서 먹으며 스몰토크를 나눴다. 밥을 다 먹고 경내를 같이 걸으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손녀를 낳은 둘째 딸에게 가기 전에 개인 시간을 갖기 위해 여기에 왔고, 가끔 혼자 길상사에 온다, 남편은 대전에 있다, 최근 재혼한 친구는 남편이 부자다, 아이들 교육에 너무 올인하지 말라 등 우리는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가끔 그날의 점심 친구가 생각이 난다. 길상사에서 같이 공양을 하고 함께 걸었던 시간이 꿈처럼 느껴지면서 나도 누군가를 만나서 스스럼없이 이야기 나누는 사람이구나 하는 걸 깨닫게 해주었기 때문일까.

 

혼자 길을 나서는 일이 외롭지 않고 또 다른 누군가를 만날 기회라는 것이 나를 설레게 한다. 우리는 헤어질 때 다음에 또 우연히 만나자 했다. 올해가 가기 전에 나의 점심 친구를 만나러 길상사에 가야겠다.

 

적어도 잠시동안 우리는 서로에게 하나의 세계가 된다.”

 

사람들은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가장 가까이에 있는 사람과 손을 잡았다. 본능적인 위로와 인간적인 접촉이었다. 깨어나면 어둠 속에 홀로 남겨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리가 평생 추구해 온 것과 같은 확신을 위해 손을 잡았다.”

 

붐비는 술집에서 자리에 앉아 이 책을 꺼내서 읽는 시늉을 하자. 그동안 여러분이 실제로 하는 일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대화, 취객들의 논쟁, 어색한 데이트에서 오가는 이야기, 복잡한 음료 주문 소리를 듣는 것이다. 음악을 들을 때 발휘하는 집중력으로 바 내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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