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궁
허주은 지음, 유혜인 옮김 / 시공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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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에드거 앨런 포 어워드 수상작

-뉴욕 공공 도서관 2022년 최고의 책

 

 

저자는 실존 인물인 조선 시대 장헌세자(사도세자)의 삶과 죽음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완성했고, 사실에 기반해서 허구의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첩의 딸로 태어나 어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삶의 목표를 가진 내의녀 현. 어느 날 세자의 거처인 동궁으로 가서 세자가 침소에 있었다는 알리바이에 가담하게 되고, 궁 밖 혜민서에서는 바로 그날 밤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살인 사건 현장에서 만난 종사관 의진. 둘은 죽은 의녀들의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러 난관에 부딪히지만 함께 사건을 파헤쳐 간다. 그리고 또다시 벌어지는 살인 사건으로 갈수록 범인은 알 수 없어진다. 그 와중에 피어나는 로맨스가 있어 책장이 더 빠르게 넘어간다.

 

궁은 폐쇄적인 공간이고 권력 암투가 벌어지는 피비린내 나는 곳이다. 사도세자를 못마땅해하는 임금과 노론세력, 왕의 후궁들, 세자를 지키려는 세자빈의 노력 등을 그려낸다. 임금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세자와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현의 모습이 겹쳐 보여 안타까웠다. 청소년 소설이라고 하는데 청소년들이 읽으면 공감이 될지 살짝 염려되는 부분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부모자식간의 어긋난 관계는 여전한 걸까.

 

역사를 다루는 부분이 장황하지 않고 이야기의 전개가 빠른 편이라 페이지가 쉽게 넘어간다. 종사관과 현의 로맨스로 더 마음 졸이며 보게 되는 역사 정치 미스테리 로맨스소설 <붉은 궁>이다.

 

나는 이번에도 범인을 찾지 못했다.

 

진짜 세자 저하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p.20)

 

누가 그 여인들을 죽였을까? 범인은 대체 어떤 이유로 그들을 살해하게 됐을까? (p.39)

 

나는 세자에게 죽임을 당한 사람이다

세자는 네 명의 여인을 죽였다

세자는 또다시 살인을 할 것이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세자를 위한 모략이나 내 죽음이 아니었다. 그보다 고요한 무언가였다. 아버지의 멸시, 그리고 아버지처럼 존경받는 권력자들의 멸시를 받을까 겁이 났다. 나는 아버지가 내 가치를 인정해주기만 한다면, 이 세상에 그 인정을 훈장처럼 내보일 수 있다는 믿음을 품고 있었다. (p.109)

 

우리는 나약한 존재다. 그럼에도 살아남고자 하는 의지가 확고하다. (p.349)

 

@sigongsa_books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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