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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의 전세역전 - 전세 사기 100% 충격 실화, 압류부터 공매까지
홍인혜 지음, 정민경 감수 / 세미콜론 / 2023년 9월
평점 :

저자는 전세로 들어간 집이 경매에 넘어가고, 집주인이 체납한 세금에 뒤통수를 맞고, 결국 공매 통보까지 받는다. 저자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그때 저자는 계속 끌려다니는 것보다 자신의 손으로 끝장을 내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공매에 뛰어든다. 스스로 모든 것을 알아보고 준비해서 낙찰되어 본인의 집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실로 전투에 가깝다. 그래서 제목이 ‘전세역전’이다. 전세를 역전시킨 저자의 노력과 정신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물론 그 전에 힘들었을 그동안의 고난에 토닥토닥이 먼저다.
책 속에는 각종 부동산 지식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 독립하는 사람이나 집을 구해야 하는 사람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 부동산까지 나 몰라라 하는 상황까지 경험한 저자의 글을 보고 한숨이 나왔다. 국세까지 체납한 집주인은 사기꾼에 가깝다. 부동산을 믿고 거래하는데 이젠 부동산도 못 믿을 존재가 되다니. 대한민국에서 믿을 건 나 자신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갔다. 공감이 가서 슬프기도 했지만 그런 이들을 위해 저자는 <루나의 전세역전>을 준비했다.
지금 사는 집으로 입주하기 전에 살던 전셋집을 빼기가 엄청 어려웠던 기억이 난다. 들어갈 때는 문제인지도 모르고 들어왔는데 나갈 때는 골칫거리가 되었다. 집주인은 전세금을 시세에 맞춰 올려 내놓았고, 집주인은 국외 거주자라 전세자금 대출이 안 되어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이 없었다. 전세금이 있어야 입주할 수 있는데 입주 날짜는 다가오고 피가 마르는 상황에 집주인이 거래하는 부동산은 나 몰라라 했다.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는 상황에 하루하루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았다. 결국 입주는 했으나 그때의 마음고생은 이루 말로 할 수 없었다.
대한민국에서 집 없는 서러움은 정말 더럽게 서럽다. 나는 상식선으로 행동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면 호구 잡히고 목소리 높이고 안하무인이 되게 만드는 세상이 참 싫다. 우리 상식적으로 살아요, 네?
상식선에서 행동하면 상식선의 권리를 보장받을 줄 알았다. 그런데 사력을 다해 엉겨 붙어야 호구가 되지 않는 판이라니, 그냥 그 판 자체가 싫어졌다. 판돈을 물리고서라도 빠져나오고 싶었다. (p.49)
당장 쫓겨날지도 모른다는 초조함과 영원히 갇힐지도 모른다는 절망감속에서 오랜 세월을 버텼다. (p.113)
그것은 전사의 마음이었다. 우주를 샅샅이 뒤져봐도 나를 구원해줄 존재는 없었다. 나는 나를 지키는 전사가 되어야 했다. 내 인생의 수호자가 되어야 했다. (p.128)
@semicolon.books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