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를 보여 줘 1 - 수어의 섬, 마서스비니어드 곰곰문고 103
앤 클레어 르조트 지음, 조응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수어를 쓰는 마을 마서스비니어드섬 칠마크를 배경으로 농인과 비농인이 함께하는 공동체 의 소녀 메리가 주인공인 소설이다. 저자는 실제로 19세기 초 마서스비니어드에 존재한 청각 장애인 커뮤니티에 영감을 받아 이 소설을 썼다고 한다. 저자는 청각 장애인 작가이며 사서이다. 소설 속 칠마크 마을에서는 청인이든 농인이든 수어를 한다. 그런 곳이 있다고만 들었는데 이곳인 줄은 몰랐다. 소설속에는 비장애인중심주의, 인종차별주의, 식민주의까지 다루고 어린 메리의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농인이 많이 산다는 것에 유전적으로 연구하러 온 과학자는 농인들을 지능이 떨어지고 무능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당시의 과학자들의 만연했던 생각이었다고 한다. 과학자는 단지 농인이라는 이유로 메리를 납치하여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다행히 메리는 탈출하여 부모가 있는 섬으로 돌아오게 되지만 말할 수 없는 힘든 일들을 겪게 되는데……

 

차별을 당하고 실험 대상으로만 농인을 바라보는 그들을 보면서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것이 예전부터 뿌리 깊이 존재했었음을 실감했다. 메리의 나는 처음으로 의문이 든다. 내가 농인이라는 게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걸까? 세상에서 청각장애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과연 올까? 완벽한 인간이 정말 존재할까? (p.157)’ 라는 말이 가시처럼 와서 박힌다.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데 장애와 비장애가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은가.

지금 우리 사회의 비장애인중심주의는 어디까지 왔을지도 생각해 보게 하며, 우리는 차별 없이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지 질문하는 소설이었다.

 

 

적막. 많은 청인, 특히 농인에 대해 잘 모르는 청인들은 우리가 적막 속에 산다고 짐작한다. 하지만 틀렸다. 내 안에 활력과 즐거움이 가득하고 앞날에 대한 기대로 흥분한 순간은 결코 적막에 싸여 있지 않다. 나는 기분이 좋은 때면 벌처럼 윙윙거린다. 기분이 안 좋은 날, 망연자실하거나 슬픔에 잠긴 때만 모든 것이 적막하게 느껴진다. 엄마와 나만 있는 우리 집처럼.(p.59)

 

아빠가 옳았다. 우리는 창조된 그대로 괜찮다. (p.62)

 

나는 처음으로 의문이 든다. 내가 농인이라는 게 나의 가치를 결정하는 걸까? 세상에서 청각장애가 완전히 사라지는 날이 과연 올까? 완벽한 인간이 정말 존재할까? (p.1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