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는 미술관 - 당신의 기본 권리를 짚어주는 서른 번의 인권 교양 수업,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박민경 지음 / 그래도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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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명화들 속에서 인권의 주요 주제들을 집어내어 강의하듯 쉽게 설명해주고 우리나라의 사례도 함께 소개되어 유익한 책이다. 세계명화들을 감상만 했었는데 그 안에 보이는 사람을 보고 그 너머를 볼 수 있게 해준다. 세계인권선언을 바탕으로 인권에 대해 잘 모르는 이에게도 친절하게 인권의 기본권리를 짚어준다.

 

 

1부 여성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인간은 천부적으로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 형제애의 정신으로 행동하여야 한다.

-<세계인권선언> 1-

 

전통적인 여성 초상화의 표현 방식에서 벗어난 존 싱어 사전트의 <레이디 맥베스를 연기하는 엘렌 켈리>라는 작품은 남성인 맥베스가 아닌 그의 부인이 주인공이다. 스스로에게 왕관을 씌우는 모습은 프랑스 혁명 전쟁 이후 황제의 자리에 오른 나폴레옹 같기도 하다. 화가는 이 그림을 통해 주체로서 당당한 여성의 모습을 표현하고 했을까. 여성의 지위가 낮았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여성에 대한 특별법과 제도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은 아직도 여성의 권리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성별이 아닌 능력과 노력이 기준이 되는 사회가 어서 오기를 바란다.

 

2부 노동

모든 사람은 노동시간의 합리적 제한과 정기적인 유급휴가를 포함하여 휴식과 여가의 권리를 가진다.

-<세계인권선언> 24-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업재해로 기록된 트라이앵글 셔츠 웨이스트 공장 화재사건은 14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중 123명 여성이었고 다수가 10대였다. 가난했던 이민자 여성들의 손버릇이 나쁘다는 이유로 고용주가 출입문을 밖에서 잠근 것이 참사의 원인 중의 하나였다. 이후 20여 년이 지난 2013년에도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화재 사건이 있었는데 대부분의 희생자는 여성 노동자였다. 100년도 훨씬 전 여성들이 외쳤던 노동권 향상과 참정권 확보의 운동인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는 빵은 남성과 동등한 수준의 임금, 장미는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동등한 권리를 의미한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우리 여성들에게 빵과 장미가 얼마만큼이나 주어졌는지 의문이다.

 

3부 차별과 혐오

모든 사람은 인종, 피부색, ,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견해,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재산, 출생 또는 기타의 신분과 같은 어떠한 종류의 차별이 없이, 이 선언에 규정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향유할 자격이 있다.

-<세계인권선언> 2-

 

알란 쿠르디(2012~2015)는 터키 해변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세 살 배기 시리아 난민이었다. 쿠르디는 대다수 유럽 국가들의 난민 수용 거부가 불러온 난민 인권문제를 상징하게 되었다. 저자는 알란 쿠르디를 그린 벽화를 소개하면서 대한민국도 난민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함을 얘기한다. 우리도 예멘에서 온 난민들로 인한 사회적 혐오와 차별이 담긴 말들을 온라인 댓글로 접하게 된다. 그들이 무슬림이어서 한국이 이슬람국가가 되어 여성들이 강간을 당한다, 난민이 와서 경제가 더 어려워진다 등등... 우리도 관동대지진이라는 혼란 속에 조선인이 방화의 주범이고 우물에 독을 풀었다 라는 유언비어로 대량 학살의 희생자였던 조상들의 과거가 있다. 이런 혐오와 차별로 타인을 배제하는 순간, 우리 스스로 평화와 인권을 포기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함을 저자는 역설한다.

 

이 외에도 국가, 존엄을 주제로 다양한 명화들을 통해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인권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한다. 인권이라는 것은 그냥 개인이 태어나면서부터 가지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것이 국가가 처한 상황과 개인이 처한 상황, 젠더 등에 등에 어떻게 무시되고 차별받는지 이 책을 통해 알게 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딱딱한 인권 수업이 아니라 다정한 인권 수업으로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읽기 좋은 듯하다.

 

그림과 인권이 만나는 색다른 경험을 통해 세심하게 짚어주는 책을 통해 우리는 타인에게 공감할 줄 알고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인권 감수성이 넘치는 사회로 함께 갈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사람 사는 세상으로.

 

@graedobom.pub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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