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리움
이아람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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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멸망해서 살아남은 사람이 없는 곳. 벙커 안에서 어머니와 살던 소년이 벙커 밖으로 나와 어머니를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소년은 갑자기 사라진 어머니를 찾는 과정에서 어머니의 비밀과 이 세상을 둘러싼 거대 음모의 소용돌이로 들어가게 된다. 외계 문명과의 접촉으로 탄생한 성장하는 인공지능 AI 헨리에타를 이용해 인류를 구하려는 인간들이 있었다. 그 중심에는 소년의 어머니가 있었는데...

 

예상했던 방향으로 절대 흘러가지 않는 소설에서 당황스러웠지만 처음부터 답을 주었다. ‘새로운 세상에는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p.9)’ 이다. 인류가 망하게 만든 세상과 새로이 만들어갈 세상에 대한 변화가 이 소설의 주제였다. 인류의 이기심으로 황폐해져 버린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다시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고 생물들이 공존할 수 있을까를 소설은 진지하게 묻고 있다. 저자는 지금 우리가 지구에게, 우리 스스로에게 이렇게 하다 보면 우리는 책 속의 그곳처럼 변해버릴 거라는 경고를 준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라고.

 

요즘 출간되는 SF소설들에서 나오는 배경들은 다가오는 미래처럼 느껴져 두렵다. 실제로도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앞으로 어떤 세계가 펼쳐질지 몸서리 처지는 밤에 이 책을 만나서 더 몰입했던 것 같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어떤 변화일까.

 

이 병은 폐쇄 생태계란다. 이 새우들은 여기서 나갈 수 없고, 빛 외의 것은 들어오지 않아. 그래도 이것들은 이 안에서 살아 남는단다. 새우는 이끼를 갉아 먹고 물을 마시고, 이끼는 새우의 배설물을 먹고 햇빛을 받아 수분과 산소를 만들어내면서, 조화롭고 아름답게 내부의 균형을 지키며 살아가. 그게…….”

어머니는 잠시 말을 멈췄다. 하지만 긴 침묵은 아니었다.

그게 우리가 본받았어야 할 점이지.”(pp.16~17)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돈다는 생각도, 신이 왕에게 통치권을 내려줬다는 생각도, 시간이 지나며 전부 무너졌다. 세상에 변하지 않는 진리라는 것은 없어. 살면서 내가 알던 것이 틀렸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너무 겁먹지 말아야 해.” 어머니는 그렇게 말했다.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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