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독박 간병 일지 - 어느 날, 부모님의 보호자가 되었습니다
미아오 지음, 박지민 옮김 / 이덴슬리벨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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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2년 넘게 부모님을 간병 했던 시간을 연재한 작가는 세상의 모든 돌봄자에게라는 편지를 띄운다. 엄마와 아빠의 돌봄을 하면서 겪게 된 일들을 그림으로써 알리면서 다른 돌봄자들에게 가족을 지키고 나를 사랑하는 법을 찾는 방법을 제시한다.

 

돌봄자가 슬픔으로 가득한 투명 상자안에 갇혀 있는 것 같다는 표현에 가슴이 아팠다. 나또한 엄마를 오랜 투병기간 동안 돌봄을 했었기에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았다. 아픈 건 엄마인데 돌봄자였던 내가 우울했다. 시간은 나를 남겨두고 흐르는 것 같았고 세상은 회색빛이었다. 물론 아픈 엄마가 가장 힘들었을 것이다. 삼 남매의 수발을 받아야 하고 우리의 짐이 되었다고 느꼈을 것이기에. 지금도 기억이 난다. 더운 여름날 퇴근하고 간병하시는 분과 교대하러 가던 1호선 왕십리역의 야외 승강장. 어떤 암울함이 나를 짓누르고 있어서 그때의 나는 조금의 행복도 못 느꼈던 것 같다. 돌봄자의 건강과 정신적 안정은 돌보는 이를 위해서도 아주 중요하다. 슬픔의 투명상자에 돌봄자들이 갖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자가 주는 팁 중에 부모님이 건강할 때 돌봄계획을 장기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이라는 걸 나는 안다. 가족애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 말이 꼭 맞다. 사회가 아픈 이를 책임져주지 않고 가족 돌봄으로 그것도 독박 돌봄으로 돌봐야 할 때 우리는 어떻게 나를 지킬 수 있을까. 사회가 책임져주는 않는다는 이유로 나도 내가 지키고 가족도 내가 돌보는 이 속상함.

 

이 책은 돌봄자와 그의 가족 또 어느 누구라도 꼭 읽었으면 좋겠다. 병은 누구도 비껴가지 않고 우리는 돌봄을 받을 수도 돌봄을 할 수도 있으니까.

 

 

아픈 가족을 간병하고 돌보는 돌봄자는 슬픔으로 가득한 투명 상자안에 갇혀 있는 것 같아요. 어느날, 돌보는 일이 끝난다고 해도 상자는 여전히 닫혀 있지요. 그 열쇠가 어디에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답니다.”

 

돌봄자는 우선 자신을 돌봐야 한다. 나를 보호하고 안정되 마음을 유지해야만 자신과 가족 모두 지치지 않고 돌봄이라는 기니 여정을 걸어갈 수 있다.

돌봄자들은 마음의 피난처를 찾아야 한다.

우리 몸은 자유롭지 못해도 영혼만은 자유로워야 하니까.

 

돌봄의 부담을 한 사람에게만 전가하는 건 가혹한 일이다.

그걸 당연히 여겨선 안 되며,

다행으로 여겨서도 안된다.

가족이라면 응당 자기 몫의 책임을 다하도록 협의와 조율이 필요하다. 우리 집도 부모님이 건강할 때 미리 의논해 뒀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지만, 가족애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간병하는 동안 찾아낸 나를 지키는 방법

임무 노트를 만들어 자신을 돌보는 임무를 전부 적은 다음, 게임 속 영웅처럼 매일 하나씩 그 일들을 완성하는 것이다.

돌봄자는 종종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조차도 하기 어렵다.

피곤과 슬픔이 가득할 때 사람은 벗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지고,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럴수록 더 움직여서 임무를 완성해야 한다.

내겐 슬픔만 있는 게 아니라, 자신을 돌볼 힘도 있음을 떠올려야 한다.

 

@visionbnp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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