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사들
안 세르 지음, 길경선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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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퇴르부부의 네 아이들을 돌보는 가정교사 엘레오노르, 로라, 이네스는 일반 가정교사와는 다른 모습이다. 쾌락에 충실한 세 명의 가정교사와 그녀들을 지켜보는 노인. 저자는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그녀들의 모습을 감각적이고 관능적으로 표현한다.

 

그녀들은 우리가 가진 본능일까. 본능에 충실한 그녀들을 사회적 규범 안에 이미 익숙한 사람들은 지루함을 깨는 그녀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그녀들을 바라보는 노인을 등장시켜 관음하는 듯 하는 느낌을 준다. 본능에 충실한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녀들의 본능을 계속하게 하는 것은 사회적 시선이었을까. 로라의 출산으로 본능과 관능에서 벗어난 그녀를 관찰하던 노인은 자신이 그토록 집착해서 보던 것을 멈추게 될 것임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시선이 멈추자 마치 사라져버리듯 녹아버리는 그녀들.

 

영화화 한다고 하는데 정호연 배우는 이네스역이 아닐까하는 추측을 해본다. 영화가 나오면 감독이 표현한 영상을 보고 싶다. 책을 읽는 동안 잠시 환상의 세계를 본 듯한 기분이 든다.

마치 현대추상미술을 보는 듯 혼란스럽고 난해했지만 아름다움을 표현한 저자의 글은 매혹적이었다. 본능에 충실한 삶과 관습적인 삶 안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태도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한다. 150p의 짧은 분량임에도 깊은 무게를 갖고 있는 소설이었다.

 

그는 그들이 쳐놓은 광대하고 황량하고 내밀한 덫에 걸린 것이다. 그들은 그물을 꺼내어 그를 잡으러, 가두러 간다. (p.29)

 

그들이 뒤를 돌아보면, 그들의 과거, 지금껏 그들의 삶을 만들어온 이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그들이 이 집에서 살수 있는 이유는 그들 모두 각자 은밀하게 그들 현실의 보증인이라는 생각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가 없어지면, 모든 것은 사라져버리리라…….(pp.64~65)

 

가정교사일 때는 끊임없이 무언가가 결핍되었고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알지 못했으며 사실 그건 자기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략)사건은 더는 밖에 있지 않았다. 그것은 바로 여기, 정원 안, 집의 중앙에 있었다. 살기 위해서는 이제 듣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중략) 하나를 잃었군, 노인은 망원경을 접으며 생각했다. (pp.91~92)

 

@ehbook_ 으로 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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