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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가장 위험한 곳, 집 ㅣ 앤드 앤솔러지
전건우 외 지음 / &(앤드) / 2023년 7월
평점 :

집이라는 주제로 전건우, 정명섭, 정보라, 정해연 4명의 작가들의 이야기로 구성된다. 한국인의 강한 애착을 가진 집. 단지 공간이라는 의미보다 가족, 가정이라는 의미가 크다. 집이 주는 안락함, 편안함이 아닌 다른 이야기다. 어디에나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기에 이 소설이 무섭게 다가왔다.
집이 공포스러울 때가 있었다. 사춘기가 극에 달했을 때 그런 아이에게 우리가 지쳐갈 때 남편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서 둘의 부딪힘이 너무 힘들었다. 둘 만 집에 있다고 생각하면 밖에서도 허둥지둥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두려웠다. 그러자 집이 싫어졌다. 이런 힘듦을 주는 공간이 싫어져 떠나고 싶어졌었다. 집안에 감돌던 그 무거움이란...집에 들어가기도 싫었던 시절이었다. 그런 힘들었던 시간을 ‘생활흔’으로 가진 집의 기억을 소환해 주는 소설이었다. 누구나 ‘집’을 떠올리고 무서웠던 기억을 떠올려 볼 수 있으리라.
누군가 살았던 집
주인공은 빚을 지고 서울로 도망치든 올라와서 여자친구와 동거를 시작한다. 집 구할 돈이 빠듯해 다른집에 비해 월등히 싼 집을 구하는데...
그 집에서 귀신이 나오나 싶을 만큼 오싹하고 기괴한 일들이 벌어진다. 집에 남은 ‘생활흔’을 주제로 눈에 보이는 흔적이 아닌 눈에 보이지 않는 흔적을 가진 집으로 작가는 초대한다.
죽은 집
고독사한 사람들의 집을 청소하는 일을 하는 혜영과 유진. 그런집을 죽은집이라 부른다. 그러던 중 전세사기로 자신의 집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사건 해결을 해 나아간다. 안락한 공간이어야 하는 집이 공포의 공간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전세사기 뉴스가 한동안 뉴스를 장식하고 아직도 진행중이다. 아직도 죽은 집이 많다.
반송 사유
김혜와 양현이 주고 받는 메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남편의 교수부임으로 시골로 내려가 살게 되면서 메일로 서로 연락을 주고 받는 중 낚시 바늘이 등장해 이야기를 미스터리하게 이끈다. 둘의 주고 받는 메일 속에 집안의 음울한 기운이 도는데...마지막까지 흥미로운 반전이...
그렇게 살아간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악몽에 시달리는 주인공. 오랫동안 장기 투병했던 아버지를 끝까지 간병한 주인공과 엄마. 아버지의 죽음으로 셋이던 집에 둘이 남았다. 그 집안에 감도는 기운은 무엇일까. 각자의 마음속에 있는 죄책감을 가진 남은 사람들이 함께 사는 곳, 집.
문제라는 건 원래 작게 시작했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는 걸 당시에는 몰랐다. 이를테면 그건 곰팡이 같은 것이었다. 검푸른 색의 곰팡이가 한두 군데 생겼을 때 싹 긁어내지 않으면 금세 벽 전체로 퍼지니까. (p.10)
“나는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더 무서워.”(p.64)
어차피 오섬이는 강사고 나도 지금 무직이니 대출 받으려고 해도 돈 빌려주지도 않아. 그런데 월세는 아무리 찾아봐도 이런 집밖에 없어. 한참 시골에 뚝 떨어진 외딴 집. (p.134)
“지금 우리가 아버지가 살아나길 기다리는 건지, 죽기를 기다리는 건지 모르겠어.”(p.181)
나는 아버지의 죽음을 바랐는지도 모른다. 아니, 솔직히 바랐다. 너무 지쳤다. 그런데 그것이 나에게만 국한된 일이 아니었다는 걸 나는 잊고 있었다. 나보다 더 지쳤을, 하루종일 환자만 보고 있는 자신의 인생이 너무 힘들었을 또 한사람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죽음을 바랐기에, 나는 죄책감으로 악몽을 꾼다. 엄마 역시 악몽을 꾸고 있었다. 엄마의 죄책감은 무엇에 기인한 것일까.(p.219)
@Nexusbooks 좋은 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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