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 마을에서
사노 히로미 지음, 김지연 옮김 / 문예춘추사 / 2023년 8월
평점 :
품절




 

아파트의 몸값을 올리고자 매매하한선을 담합하고, 주민이 아니면 아파트 안을 보행할 수 없게 휀스를 치고 비밀번호가 있는 문으로 차단기를 설치한다. 임대 동과 거리를 두어 아파트를 짓고 한 아파트 안에서 배정학교도 다르게 견고한 성채를 도시에 세운다. 마을 안에서 일어나는 실제 이야기들이다. 이 소설은 나와 내 주변을 생각해보게 하는 사회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서로를 배려하는 삶을 살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는 소망을 가져본다.

 

실종된 일가족을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은 변호사 사무실 직원 마사키는 실종 당시 가족이 살던 마을을 방문한다. 고급주택가인 이 마을은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마을을 표방하는 견고한 공동체이다. 폐쇠적인 마을에서 실종사건을 조사해 나가는 과정에 숨겨졌던 진실들이 하나씩 실체를 드러낸다. 그 안에서 사건을 맡은 마사키의 죄의식도 맞물려 흥미롭다.

회사의 자체 결함 리콜을 은폐하는데 동조하게 되고 안타깝게 자녀를 잃게 된 마사키, 유괴된 아이의 살해를 겪게 되는 기모토씨, 범죄에 가담하게 함으로써 같은 운명 공동체를 만드는 마을 사람들, 그들의 범죄를 파헤치려는 료코. 다양한 인물을 통해 범죄의 추리를 따라가게 된다. 공동체안에서 개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그 공동체가 안전해야 가능하다. 어떤 다양한 의견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공동체란 안전하고 든든한 울타리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니 얼마든지 무서운 집단 이기주의의 단체가 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마을을 위해서 그들은 무엇이든지 한다. 나와 너를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에 집단 이기주의가 겹쳐진다.

 

책은 한 마을 안에서 일어나는 무서운 사건으로 사람이 어디까지 변할 수 있는지 질문한다. 나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라는 질문을 계속 떠오르게 하는 동조 압력 미스터리이다. 태풍이 몰아치는 밤. 섬뜩한 미스터리 소설을 읽었다.

 

그렇지만 죄를 짓고 사과도 없이 뻔뻔하게 살아가는 사람을 그대로 놔둬도 된다는 말인가.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내세워 무슨 짓을 벌여도 괜찮다는 건가. (p.128)

 

이대로 괜찮아?

에리가 그렇게 묻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 내 상황은 에리가 주변에 휩쓸리며 나쁜 짓인 줄 알면서도 가담했던 일과 똑같지 않은가. (p.133)

 

방범대의 임무는 마을을 지키는 것이다. 그러려면, 다소의 희생은 감수해야 한다.”(p.145)

 

가정에는 부부가 있고, 아이는 둘 이상 있어야 한다. 남편은 번듯한 일에 종사하고, 아내는 바깥일 대신 가정을 지켜야 한다.” (p167)

 

당연한 것당연하지 않은 것을 판단하고자 하는 문제의식도 없이, 마을의 운영 방침은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도 노부카와 부부의 암묵적인 지시를 주위 사람들이 따르는 형태로 당연해졌다. (p.177)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려면 그 정도의 규칙은 감수해야죠.”

편견을 갖자는 소리가 아니에요. 우리랑 다른 사람들을 구별하자는 거죠. 우리가 만들어 온 이 마을을 위해서.”(p.185)

 

외부에서 제멋대로 들어온 놈이 전염병 바이러스를 갖고 오면 어쩔거야? 아무도 모르는 사이 감염돼. 그래도 괜찮겠어? 이건 다 마을을 위해서야.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기 위해서.”(p246)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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